국내 편의점의 점포수가 최근 4만 개를 넘어섰다. 그야말로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편의점 업계는 다양한 생존 전략으로 나름의 선방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을 때에도 편의점은 유일한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2020년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도 편의점의 위엄이 드러났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으나, 편의점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0.8% 증가하며 유일한 매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더불어 지난 5월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에 따르면 오프라인 쇼핑 매출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나, 편의점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도 동분기 대비 12%가 증가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소비자들의 편의점 방문 실태를 통해 편의점의 접근성도 알아볼 수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편의점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 평균 2.6회 편의점에 가고, 1회 평균 6347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부진한 매출 속에서도 유일하게 성장폭을 기록하는 것은 각 편의점 업계의 '노력'에 따른 결과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사회적인 트렌드를 조밀하게 캐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각 편의점 업계의 생존 전략도 가지각색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환경을 생각한 매장 및 서비스를 선보이며 '그린슈머(greensumer,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 구매를 지향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며,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편의성을 한껏 끌어올린 무인점포 선보이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편의점 CU는 친환경 마케팅으로 그린슈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CU의 친환경 관련 행보는 지난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0년, CU는 업계 최초로 양평과 제주에 태양광, 풍력 발전, 전기차 충전시설 등의 친환경 아이템이 도입된 '친환경 편의점'을 개점한 바 있다. 이어 2019년에는 서울 도심에도 '그린 스토어(Green Store)'라는 이름으로 친환경 편의점을 한 차례 선보였다. 서울 서초구 소재에 자리잡은 해당 매장은 에너지 절감과 자원 절약, 환경 보호 등 내외부의 모든 요소들을 친환경으로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음료를 진열하는 오픈쇼케이스에는 '프리-플로우(Free-Flow)' 시스템을 적용해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점포 곳곳에는 태양광 등기구, 절전형 콘센트, 단열유리 등을 설치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더불어 점포 내 모든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REMS(Retail Shop Energy Management System, 매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각 집기들의 전력 사용을 적절하게 제어를 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 일반 점포 대비 전기 사용량을 최대 20%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화학 냉매가 아닌 자연 냉매를 사용하는 냉동고와 실외기도 설치했다. 해당 기기들은 CO2 배출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9%까지 감축하고 음식물 처리기를 통해 점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 절수형 수전으로 물 사용량도 20% 아낄 수 있다.
더불어 그린 스토어에는 일반 점포와 달리 음식물 처리기가 이용된다. 이를 통해 점포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배출량을 약 85%까지 감축 가능하며, '풋 밸프(foot valve)' 방식의 절수형 수전도 설치돼 기존 대비 약 20% 물 절약이 가능하다. 또한 고객에게 유상으로 제공되는 비닐봉투도 식물성 소재로 만들어진 생분해성 친환경 비닐봉투를 사용하며 환경 보호에 앞장섰다.
CU의 그린 스토어 늘리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4월에는 경기도 성남에 그린 스토어 2호점을 오픈했다. 이와 함께 환경마크를 받은 친환경 티슈, 샴푸, 주방세제, 에코지퍼백 등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인증한 녹색제품의 판매도 시작했다. 그린 스토어 외 전국 모든 직염점에는 'PLA' 소재로 만든 친환경 봉투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친환경 활동을 촉구했다. PLA는 옥수수 등 100% 식물성 소재에서 추출한 친환경 수지로 58˚C 토양 환경에서 180시간 이내 생분해되기 때문에 인체와 환경에 무해하다.
CU의 친환경 정책에 최근에는 환경부에서도 이들의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지난 6월, CU의 그린스토어가 환경부의 '녹색매장'에 지정된 것이다. 환경부의 녹색매장 지정제도는 ▲녹색제품 판매 ▲친환경 운영 정책 ▲임직원 의식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적인 소비생활을 유도하고 친환경 제품의 활성화에 기여한 매장을 선정하는 제도다.
이에 친환경 경영을 적극 추진하겠다던 CU는 7월 1일, 업계 최초로 '전기 판매'에 나서며 친환경 브랜드에 조금 더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충북 진천 중앙물류센터(CDC, Central Distribution Center)에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하고 7월부터 전기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BGF리테일은 중앙물류센터의 옥상 유휴공간 약 9000㎡(약 2700평)에 총 2400장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1200 메가와트시(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1년 동안 약 1400명이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앞으로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에 판매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미래형 스마트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이는 데 여념이 없다. (사진=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은 미래형 스마트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이는 데 여념이 없다. 보안 및 안전관리 등 각종 IT 신기술이 집약된 해당 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트렌드의 여파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세븐일레븐은 내다보고 있다.
시그니처 첫 매장은 지난 2017년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문을 열었다. 해당 매장에는 핸드페이, 무인계산대 등이 도입돼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더불어 시그니처 2.0 모델은 인 오피스(In-Office), 인 팩토리(In-Factory), 주유소 등 다양한 특수상권을 위주로 들어섰으며, 인공지능결제로봇 '브니(VENY)'가 적용되며 한층 발전된 기술의 맛을 보여 줬다.
이어 7월 1일, 서울 중구에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이 오픈됐다. 해당 점포는 출입절차를 강화해 보안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는 차별점을 갖는다.
실제로 자동 운영 모드 적용 시 고객은 점포에 들어서는 과정과 퇴점 시, 총 두 차례에 걸쳐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점포에 들어설 때 출입인증 단말기에서 모든 신용카드, 엘포인트, 핸드페이 등을 인증하면 된다. 이후 스마트CCTV로 안면 이미지 자동촬영 과정을 추가로 거쳐야 점포에 들어갈 수 있으며 퇴점할 때도 이중게이트 앞에서 스마트CCTV를 통해 이미지 자동촬영을 해야 한다.
더불어 점포 내부 바닥에는 총 54개의 다목적 '전자인식 셀(Electronic Cell)'을 설치해 고객 이동 데이터, 상품구매 데이터를 실시간 빅데이터로 생성·저장하며 이를 통해 ▲고객 동선 및 비상상황 감지 ▲상품 정보·위치 음성 서비스 ▲구역별 이동·체류시간 등 매장의 기초운영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인공지능결제로봇 '브니'이용한 셀프 계산 시스템과 핸드페이, 신용카드로 성인 인증을 하고 결제할 수 있는 디지털 스마트 담배자판기도 갖춰 자동화 운영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세븐일레븐은 현재 전국에 총 22개의 시그니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 중 가맹점은 20개에 달한다.
한편 세븐일레븐의 무인점포는 코로나19의 비대면 트렌드를 정확히 저격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한층 올라가며 만족도 역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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