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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사옥 매각 '흥행'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 사옥매매,사옥이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두산건설의 서울 논현동 사옥 매각이 흥행 속에 진행되면서, 정작 두산건설이 난처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두산건설은 올해 말 분당 사옥으로 이전하지만, 이와 별개로 논현동 사옥에 잔여 의무 임차 기간 8년 동안 연 100억원의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건설을 대신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오면 건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 입찰 흥행으로 자산 가격이 비싸지면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모습이다.

6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사옥 지분 79.95%를 보유하고 있는 하나대체자산운용이 지난달 지분 매각 입찰을 진행한 결과, 신생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유력 인수자로 거론된다. 블루코브는 3.3㎡당 2700만원 상당의 인수 희망가를 제시해,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운용이나 유럽 최대 운용사 에버딘자산운용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관전 포인트는 두산건설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 여부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3년 하나대체운용이 사옥 지분을 매각하면서, 향후 사옥이 매물로 나올 때 우선매수권과 지정자를 내세워 건물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입찰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투자자보다 5% 높은 가격이기만 하면 된다.
다행히 입찰에 앞서 두산건설이 바라는 조건을 맞추고 우선매수권의 혜택을 보려는 운용사가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운용사에 투자할 기관들이 두산건설 인수에 부정적 의사를 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임대 면적 전부를 대신할 만큼의 임차인을 찾아낸다면 문제가 없지만, 입지를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두산건설 임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할인해주게 될 텐데, 수익률 하락을 우려한 일부 기관들이 투자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문제는 두 가지다. 우선 두산그룹이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2700억원 이상의 인수 대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 또한 두산건설은 오는 2028년까지는 임차인으로서 연 100억원 상당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 당장 올해 말 그룹 신사옥인 분당 두산타워로 이전해야 하는 터라 임차 의무를 승계할 새로운 임차인을 찾아야 한다. 즉, 두산건설은 ▷두산건설의 임차 의무를 승계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거나 ▷최소한 두산건설이 임대하고 있는 면적에 대해 임대료를 인하해줄 외부 투자자와 손잡은 뒤 ▷그 투자자가 입찰 최고 조건을 내건 다른 투자자보다 5% 높은 가격에 건물을 인수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한편, 본래 건물을 소유하던 하나대체운용의 경우 두산건설이 연 10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번 매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하나대체운용이 두산건설로부터 사옥 지분을 인수할 때 치른 가격은 1440억원으로, 대출을 제외한 순수 투자금액(에쿼티)은 약 1000억원이었다. 이번에 하나대체운용 보유 건물 지분이 2600억~2700억원 선에서 거래가 된다면, 7년 만에 2.5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새마을금고가 펀드의 최대 출자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0070600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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