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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개장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26일 문을 열었다.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실점포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는 와중에 신규 점포 출점에 나선 현대백화점의 공격적인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대전 유성구 용산동 일원에 위치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26일 문을 열었다./현대백화점그룹 제공
◇ 연면적 13만㎡의 프리미엄아울렛 입점…중부지역 쇼핑 메카되나

현대백화점은 이날 대전 유성구 용산동 일원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개장했다.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12만9557㎡ 규모로 28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북대전 IC·신탄진IC와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호텔·영화관·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 있어 대전뿐만 아니라 세종·청주 등 중부지역 광역 상권의 쇼핑 메카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엔 프라다와 발렌시아가, 생로랑, 몽클레르, 아르마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했다. '탑 3'라고 불리는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은 입점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브랜드로 구색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명품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한 대규모 할인 전문 매장이 충청권에 문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청주에 롯데아울렛이 있긴 하지만 스포츠 브랜드나 일반 패션 브랜드만 입점돼 있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롯데백화점이나 갤러리아백화점으로선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오픈하면서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고객 유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부적으로도 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해 매장 리뉴얼과 신규 브랜드 추가 입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전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갤러리아 타임월드도 올해 11월을 목표로 점포 외관 리뉴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외관을 '도심 속 조각품'으로 만들어 고객 유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매장 내부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 있던 루이비통과 구찌, 버버리 등 명품 매장을 전면 리뉴얼한 데 이어 발렌시아가, 튜더, 오프화이트 등 신규 브랜드를 입점했다. 아울러 VIP 고객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대전 유성 도룡동에 VIP 전용 라운지인 '메종 갤러리아'를 오픈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신사옥./현대백화점 제공
◇ 공항 면세점에 여의도 백화점까지…외형 키우는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9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을 당초 오픈할 예정이다. 면세점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이 공항에 면세점을 내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3월 인천공항 T1 제4기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길이 막히면서 롯데, 신라 등 경쟁사들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포기했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계획대로 공항 면세점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의 공항 면세점 진출에 대해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현대백화점 측은 "기존에 운영 중인 서울 시내 면세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 11월엔 경기 남양주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을 개장하고, 내년 1월에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영업면적이 9만㎡로 서울 시내 백화점 중 최대 규모다.

◇ 고요하지만 치고 나갈 땐 과감히… 정지선의 '풍림화산' 경영 철학


 
현대백화점의 이같은 과감한 투자는 정지선 회장(사진)의 보수적인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유통업계에서 현대백화점은 '짠 기업'으로 통한다. 50년 역사에 연매출 20조원에 이르는 유통 대기업인 현대백화점은 올 초까지만 해도 사옥이 없었다.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금강쇼핑센터를 그룹 본사로 썼다. 2000년대 들어 미아점, 목동점, 킨텍스점, 대구점 등을 줄줄이 오픈하면서도 본사는 옮기지 않다가 지난 4월 서울 대치동에 세운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현대백화점은 다른 유통기업들이 대형마트 사업에 나섰을 때에도 잠잠히 지켜만 봤다. 면세점 사업도 다른 유통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현대백화점은 2018년에 처음 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했다.

정 회장의 보수적인 경영은 탄탄한 재무구조라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의 부채비율은 53%, 경쟁사인 롯데쇼핑(부채비율 185%)이나 신세계(부채비율 136%) 대비 안정적인 부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안정적인 재무 상태는 현대백화점이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재원이 됐다. 역설적이게도 보수적인 경영이 공격적인 경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의류기업 한섬과 가구기업 리바트를 인수했다. 2017년엔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을 인수했다. 이듬해인 2018년엔 종합 건자재 기업인 한화L&C를 인수했다.

지난달엔 한섬을 통해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 개발 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미백·주름·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화장품 원료 기업인 SK바이오랜드의 지분 인수도 타진 중이다.

정 회장도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5
일 창립기념일에서 "먼 미래를 지향하면서 가까운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하는 자만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우리 모두 과감하게 도전하고 시도해 나가자"고 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수많은 도전을 통한 실패에 당당히 맞설 때, 비전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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