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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신, 1인당 생산성 압도…KB신탁 2강 체제 위협

상위권 부동산신탁사들의 점유율 판세가 엎치락뒤치락 격변을 이어가는 가운데 1인당 매출 순위도 적잖은 변화를 맞고 있다. 1인당 매출 순위는 임직원 생산성을 추정해볼 수 있다는 면에서 주의깊게 추이를 지켜볼 만하다.

우선 오랜 1위였던 한국토지신탁을 밀어내고 만년 2위 한국자산신탁이 선두에 올라섰다. 올해 두 회사의 점유율 순위에서도 똑같은 역전이 일어났는데 1인당 매출 역시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KB부동산신탁이 6위에서 3위로 3계단이나 뛰어오른 점이다. KB부동산신탁은 매출이 크게 증가해 점유율이 치솟으면서 1인당 매출도 급등했다.

신탁업계 종사자 수는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두 곳을 제외하면 기존 업체들의 임직원이 전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신규 업체들 3곳이 본격 출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보자산신탁의 인력 확대가 눈에 띈다.

◇역전 성공한 한자신…KB신탁 약진하고 대토신 추락

매출 및 임직원 수를 대입해 단순 계산했을 때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1분기 모든 부동산신탁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1인당 매출을 거뒀다. 구체적으로 올해 한 명의 직원이 평균 2억7740만원의 매출을 냈다. 전체 매출(영업수익) 규모는 지난해 1분기 대비 0.97% 떨어졌지만 임직원 수가 198명에서 187명으로 축소되면서 생산성은 4.86% 개선됐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1위를 기록했던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한국자산신탁에 추월을 허용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9.9% 빠진 탓이다. 게다가 임직원수까지 216명에서 229명으로 늘어 1인당 매출이 2억794만원에 그쳤다. 작년과 비교하면 대략 24% 이상 축소된 수치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는 이미 한국자산신탁의 1인당 매출이 한국토지신탁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는데 올해는 두 회사의 격차도 한국토지산탁이 다시 선두를 되찾기 쉽지 않을 만큼 벌어졌다. 1분기 기준 한국자산신탁이 7000만원에 육박하는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으로 앞서가는 중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한국토지신탁은 왕좌 탈환보다는 2위 수성부터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최근 대약진을 하고 있는 KB부동산신탁이 한국토지신탁을 턱 끝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1분기만 해도 1인당 매출이 6위에 불과해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뛰면서 생산성 순위 역시 3단계이나 도약했다. 매출이 급증한 반면 임직원 수는 오히려 한 명 줄어 별다른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이 회사의 1인당 매출은 2억498만원으로 전년(1억5762만원)보다 30% 이상 많아졌다. 한국토지신탁과 비교해 300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1분기 3위였다가 이번에 밀려난 대한토지신탁의 경우 4위가 아닌 6위로 대폭 떨어졌다. 매출은 줄고 직원수는 증가해 생산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대한토지신탁의 1인당 매출은 1억609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적다.

이밖에 하나자신산탁과 코람코자산신탁,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1분기와 마찬가지로 각각 4위, 5위, 7위를 올해 그대로 지켰다. 반면 하위권에서는 소폭의 변동이 있었다. 8위, 9위였던 아시아신탁과 코리아신탁이 서로 자리를 바꿨다.

교보자산신탁은 10위에서 11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신규 신탁사 3곳을 제외한 기존 신탁사들 중에서는 가장 끝자리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데다 인원이 50명 가까이 급작스레 많아진 영향으로 생산성이 악화했다. 반면 무궁화신탁은 인원이 대거 늘어나긴 했으나 매출 역시 증가하며 꼴찌를 벗어났다.

 


지난해 말 새로 출범한 신탁사 3곳의 경우 아직 사업 초기이다 보니 인원 대비 매출 규모가 작아 기존 신탁사들과 1인당 매출 차이가 컸다. 대신자산신탁(3160만원), 신영부동산신탁(2877만원), 한투부동산신탁(860만원) 순으로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업계 종사자 수 역대 최고…교보자산신탁 인력 대거 충원

부동산신탁업계는 5년째 매년 종사자 수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 부동산신탁사 11곳을 기준으로 보면 임직원 수 합계는 2016년 말 1500명, 2017년 말 1700명, 2018년 말 1900명을 각각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1분기 말 처음 2000명을 넘어섰다. 작년 연말에는 2353명, 올해 1분기에는 2422명까지 많아졌다.

세부적으로 기존 신탁사 11개만 떼어놓고 봐도 지난해 1분기 2014명에서 올해 2206명으로 증가했고 여기에 신규 신탁사 3곳이 출항하면서 216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기존 신탁사 중에서는 한국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을 빼고 모두 임직원 수가 증가했다. 특히 최근 최대주주가 바뀐 교보자산신탁과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불린 무궁화신탁의 인력 확대가 두드러졌다.

 


1년간 가장 많은 임직원을 고용한 곳은 교보자산신탁이다. 1분기 기준 임직원 수가 221명으로 전년 동기 174명보다 47명이나 늘었다. 교보자산신탁은 당초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지분 50%씩 보유해 공동경영을 하다가 2019년 3분기 교보생명이 나머지 지분 50%를 1154억원에 인수하면서 단일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그간의 보수적 경영 기조를 바꿔 신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등 영업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인력 확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무궁화신탁의 경우 2017년 케이리츠투자운용을 사들인 데 이어 올해 초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마무리 하는 등 외형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1년간 45명을 새로 고용해 임직원 수 역시 적극 늘렸다. 부동산신탁사 가운데 가장 많은 종업원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1분기 기준 324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이밖에 신규 부동산신탁사 3곳은 경력 공채와 스카우트 등을 통해 기존 업체 인력을 수혈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임직원 수는 신영부동산신탁이 81명, 한투부동산신탁이 80명으로 엇비슷한 규모를 나타냈다. 대신자산신탁은 55명으로 비교적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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