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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높아진 '정비사업' 수주...대형 건설사들도 경쟁 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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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국내 주택 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다만 정비사업을 수주하려는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만큼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 주요 입지에 위치한 조합들이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에 필요한 입찰보증금의 규모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건설사들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조합으로 최근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에 1000억원대의 입찰보증금을 전액 현금으로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무려 공사비 6224억원의 16.1%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물산과 GS건설간 초박빙 접전이 예상됐던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에는 GS건설이 입찰보증금 1000억원을 납부하며 단독 입찰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예상보다 높은 입찰보증금 탓에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보증금 현금 1000억원을 마련하는 것은 대형 건설사도 쉬운 일은 아니다"며 "중소 건설사들은 이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결국 수주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9년 10월 입찰을 진행한 한남3구역도 공사비 1조7000억원의 5.9% 수준인 1500억원을 입찰보증금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입찰보증금은 낙찰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거두는 돈으로, 사업 지연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이 보증금을 납부하면, 조합은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 후 탈락한 업체에 보증금을 다시 돌려주는 방식이다.

정비 업계에서는 이번에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합이 입찰 참여보증금으로 1000억원이란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을 두고, 향후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서울 강남, 용산, 마포 등 우수한 입지에 위치해 있는 조합들은 고급 아파트 브랜드와 자금력이 있는 건설사만 입찰을 유도하려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대형사 입장에서도 조합의 요구 사항에 맞추기 부담스러운 금액이며, 특히 중견건설사의 입장에서는 참여조차 어렵게 되면서 정비사업 수주 환경이 더 각박해 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한 해외수주를 대신해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주택경기가 호황을 맞아 재개발·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크게 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때 보다 국내 주택시장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놓고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해외 수주가 막혀 있고 먹거리를 찾아야하기 때문에 조합이 조건들을 걸어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향후 건설사 실적 개선에 영향이 큰 만큼 당분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ttp://daily.hankooki.com/lpage/economy/202112/dh2021121307301513812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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