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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분양 '안갯속'…조합·시공사 갈등, 청약대기자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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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단지인 둔촌주공(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 분양일정이 또 차질을 빚게 생겼다.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다. 이미 1년 넘게 미뤄지고 있는 분양일정이 또다시 안갯속으로 빠지면서 예비청약자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둔촌주공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5244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공단은 분양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된 데다 가구수 증가, 마감재 변경 등으로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늘어난 공사비를 반영한 공사계약서를 인정하고 일반분양에 나서는 등 조합이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업비 지원 및 이주비 대여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도 발송했다.


반면 조합은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진 만큼 공사내역서와 공정표를 바탕으로 공사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임 조합장이 자신의 해임안이 발의된 당일 총회도 거치지 않고 날인한 공사계약서는 효력이 없단 입장이다.

조합은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진 만큼 공사내역서와 공정표를 바탕으로 공사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둔촌주공재건축조합조합은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진 만큼 공사내역서와 공정표를 바탕으로 공사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둔촌주공재건축조합

지난해 6월25일 전임 조합장은 시공단과 기존 2조6000억원에서 5244억원 늘어난 3조2000억원대로 공사비를 증액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총회를 거쳐 조합장은 해임됐고 현재는 새 집행부가 사업을 맡고 있다.

 

사업비·이주비 대여 중단 통보는 시공사의 '갑질'이라며 지난 1일에는 서울 종로구 계동 일원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도 진행했다.

 

조합 측은 "빠른 입주를 원하는 조합원들과 일반분양을 기다리는 무주택자, 정부 정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 내년 2월 분양을 목표로 협상에 나서는 조합원들의 약점을 잡아 협박한다"고 비판했다.

 

시공단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집단행동을 계속하겠단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대한 내년 초 분양 일정을 맞출 수 있도록 조합과 협의를 진행하겠지만 일정이 조금 지연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에는 공사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분양을 기다리는 청약 대기자들의 부담만 늘게 생겼단 볼멘소리가 나온다.

 

분양일정이 미뤄질수록 분양가도 더 오를 수밖에 없어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분양이 차일피일 지연돼 해를 넘기면서 현재 3.3㎡당 공사비는 650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당초 책정한 410만원 대비 240만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둔촌주공 분양을 기다리는 한 30대 남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금 부담이 커질 텐데 조합도 시공사도 서로 잇속 챙기기만 바쁘다. 무주택자라는 데 허탈감만 커진다"며 "지금 10층 넘게 공사가 진행됐다는데 이러다가 준공 이후에 분양할 것 같아 다른 단지 분양을 알아봐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일정이 사실상 2년가량 미뤄지는 셈이어서 그만큼 사업 추진에 따른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며 "분양이 늘어진 데 따른 피로감과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끼고 이탈하는 수요자들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https://dailian.co.kr/news/view/1059166/?sc=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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