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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하던 LG그룹...3년 반만에 확 바꾼 구광모 회장의 ‘3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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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코로나 19′ 팬데믹이 터지기 전인 작년 1월, 새해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올해도 전 세계 25만명의 임직원들은 이메일로 회장 신년사 영상을 받아 봤다. 앞서 2019년 1월2일 열린 ‘LG 새해 모임’ 장소는, 31년간 단골 무대이던 여의도 LG트윈타워가 아닌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2018년 6월29일 새 회장 취임 이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부터 4대 회장을 맡은 구광모 회장 겸 ㈜LG 대표이사는 1978년 1월생으로 국내 10대그룹 오너 총수 중 가장 젊다. 또래인 조원태(45) 한진그룹 회장과도 두 살 차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겸 ㈜LG 대표이사(CEO)/조선일보DB
 
구광모 LG그룹 회장 겸 ㈜LG 대표이사(CEO)/조선일보DB

구인회(具仁會·1907~1969년) 창업주와 구자경(具滋璟·1925~2019), 구본무(具本茂·1945~2018년) 회장을 잇는 그가 40세에 총수를 맡을 당시, 일각에 나돌던 불안감은 사라졌다. LG호(號)가 최고 실적과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안착(安着)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창사 63년째인 LG전자는 110년 역사를 지닌 미국 월풀(Whirlpool)을 누르고 올해 생활가전 분야 세계 1위 등극이 확실시된다. 올 상반기에는 1조 5000억원 격차로 앞섰다.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는 280조원 규모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8월6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라이드 월풀 세탁기 공장을 찾아 연설하고 있다. 1911년 창립한 월풀은 제너럴일렉트릭(GE), 듀폰 등과 함께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다./조선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8월6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라이드 월풀 세탁기 공장을 찾아 연설하고 있다. 1911년 창립한 월풀은 제너럴일렉트릭(GE), 듀폰 등과 함께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다./조선일보DB

구광모 회장은 수시로 임직원들에게 전화나 편지, 이메일을 보내며 직접 소통한다. 2019년 6월말 79조원이던 LG그룹 시가총액은 3년 만에 138조원으로 75% 늘었다. LG그룹을 3년 반만에 확 바꾼 동력을 3가지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본다.

①‘선택과 집중’으로 승부

그는 취임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경쟁력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하고 성장성 높은 미래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은 그룹 3대 축(軸)인 ‘전자-화학-통신’을 포함한 전 계열사에 적용된다.

26년동안 매달려온 휴대폰 사업을 올해 7월말로 완전 종료한 게 이를 상징한다. LG화학은 LCD편광판 사업을 사양 분야로 판단하고 중국 회사에 1조3000억원을 받고 지난해 팔았다. LG CNS지분 35% 매각(1조원), 서브원 MRO 지분 60.1% 매각(6020억원),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 매각(3560억원), 베이징 LG트윈타워 매각(1조7000억원)을 포함해 최근 3년 반 동안 10건이 넘는 매각 작업을 마쳤다.

LG전자가 2020년 2월 매각한 중국 베이징의 ‘베이징 트윈타워’.  2005년 11월 준공한 건물로 싱가포르투자청 산하 ‘리코 창안 유한회사’에 매각했다./LG 제공
 
LG전자가 2020년 2월 매각한 중국 베이징의 ‘베이징 트윈타워’. 2005년 11월 준공한 건물로 싱가포르투자청 산하 ‘리코 창안 유한회사’에 매각했다./LG 제공

이렇게 확보한 5조원의 상당부분을 인수합병과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에 쏟아부었다. 회장 취임 후 2개월만에 이뤄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기업 ZKW(1조4400억원) 인수와 올 7월 출범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기업 캐나다의 ‘마그나’와 합작법인, 지난달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벨럼’ 인수 등은 LG전자의 미래 주력인 전기장치 부품(약칭 전장·電裝) 사업 강화를 정조준한다.

화학과 통신 분야에서는 미국 GM과 2조7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CJ헬로 인수(8000억원) 등을 단행했다. 그룹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후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그룹 전체가 확실한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②'기술’ 중시...공격적 대응

두 번째는 기술을 중시하는 공격적 행보이다. LG는 전통적으로 조직 내부 인화(人和) 못지않게 외부 경쟁사들과의 충돌을 피해왔다. 그러나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 특허와 지적 재산권 침해 소송 등에서 공격적인 파이터(fighter)로 표변(豹變)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정확히 10개월된 2019년 4월29일,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2차전지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년 만인 올 4월 LG는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을 포함한 총2조원을 SK로부터 받기로 합의, 완승(完勝)을 거뒀다.

연간 누적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류션은 2년 연속 세계 2위이며, 중국 시장 제외시 세계 1위이다.
 
연간 누적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류션은 2년 연속 세계 2위이며, 중국 시장 제외시 세계 1위이다.

LG전자는 2018년 7월 중국 휴대폰 기업 티노 모바일을 상대로 통신표준특허 침해 소송을 벌여 이달초 “LTE휴대폰 특허 사용료를 LG에 지급한다”는 ‘항복문서’를 받아냈다. 올해 초 중국 휴대폰 제조기업 TCL과의 소송에서도 이겼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유순한 신사’이던 LG가 구광모 회장 취임후 핵심 분야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독한 승부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LG그룹이 ‘기술 퍼스트(technology first)’에 주력해왔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LG전자는 4G(LTE, LTE-A) 표준특허 부문에서 2012~2016년 5년 연속 세계 1위 점유율을 기록했다. 5G(5세대이동통신) 표준특허 보유 수도 세계 2위 수준이다. 미래 기술인 6G분야에서 LG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과 손잡고 ‘LG-카이스트 6G 연구센터’를 세웠다. 올 8월엔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6G테라헤르츠 대역 활용 통신신호 전송에 성공했다. 자율주행에서도 LG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LG AI연구원' 관계자들이 올해 12월 1일 온라인으로 열린 '이노베이션 카운실'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논의하고 있다./LG 제공
 
'LG AI연구원' 관계자들이 올해 12월 1일 온라인으로 열린 '이노베이션 카운실'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논의하고 있다./LG 제공

LG는 작년 12월 출범한 AI(인공지능) 연구원을 중심으로 ‘초(超)거대 AI’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내년부터 ‘AI 대학원’을 본격 운영키로 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을 하는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간의 뇌처럼 정교하고 종합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③과감한 ‘실용’과 ‘도전’ 문화

‘조직 문화’도 확 달라졌다. 간편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화해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업무에 몰입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400여명이 한꺼번에 모여 분기별로 개최하던 임원 세미나는 ‘LG포럼’이라는 100명 미만 규모의 월례 포럼 형태로 간소화했다.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주도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하기 위한 ‘살롱’ 문화도 도입했다. ‘살롱 드 서초’, ‘다락(多樂)’, ‘리브르 드 서초’ 등은 소속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연구원들이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나누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개방 공간이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CNS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 몬스터'.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CNS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 몬스터'/LG 제공.

별도 사무공간과 재정 지원, 컨설팅을 제공하며 사내 벤처들도 키운다. 올 8월 독립한 LG CNS의 ‘폴리오컴퍼니’를 비롯해 3개 사내 벤처가 분사했다. 이로 인해 그룹 전체에 ‘실용’과 ‘도전’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지난달 25일 단행된 그룹 정기(定期)인사에서도 확인됐다. 삼촌인 구본준 전 부회장이 일부 계열사들을 이끌고 LX그룹으로 분리했지만, 신규 임원 132명을 포함해 구광모 회장 취임후 가장 많은 179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특히 신규 임원 가운데 40대가 82명으로 62%를 차지해 그룹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율이 52%로 올해 처음 절반을 넘었다. 데이비드 강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을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전무로 발탁하는 등 28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이는 LG그룹 창립 후 가장 많은 외부 인재 수혈(輸血)이다. 구광모 회장의 취임 첫해인 2018년 연말에 영입된 홍범식 전(前) 베인앤드컴퍼니 대표는 ㈜LG에서 미래산업 발굴 담당인 경영전략부문 사장을 맡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외아들 구광모(가운데 하얀 점선) LG전자 상무가 그룹의 지주회사인 ㈜LG의 등기이사에 오르며, LG그룹 후계 대비 작업이 공식화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4월 LG그룹 오너 가족들이 구자경 명예회장의 미수(米壽·88세)연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있는 장면. 앞줄 왼쪽에서부터 구본무 LG회장 부부, 구 명예회장, 구 회장의 장녀 연경씨. 뒷줄 왼쪽부터 구본준 부회장 부부, 구광모 상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부부.
 
2012년 4월 LG그룹 오너 가문 구성원들이 구자경 명예회장의 미수(米壽·88세)연에 모였다. 앞줄 왼쪽부터 당시 구본무 LG그룹 회장 부부, 구자경 명예회장, 구 회장의 장녀 연경씨. 뒷줄 왼쪽부터 구본준 부회장 부부, 구광모 당시 상무(얼굴에 흰색 점선 표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부부/조선일보DB

◇‘전자·화학·통신’ 올해 최고 실적

현재까지 ‘구광모호’는 순항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력 계열사 경영 상태가 좋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창사후 처음 18조원을 돌파했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에 창사 이후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넘었다. LG유플러스와 LG이노텍은 올해 처음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각각 넘어설 전망이다.

LG그룹 고위 임원은 “가전·배터리에서 LG가 세계 1등이 됐듯이 자동차 장비 부품과 AI, 차세대 로봇 등에서 적어도 몇 개 분야에는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말했다. OLED TV 세계 시장 1위인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독일 컨티넨탈과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패널 분야 세계 1위(시장 점유율 92.3%)이다.

기업분석 연구소인 ‘CEO 스코어’의 김경준 대표는 “이달 말로 취임 3년반을 채우는 구광모 회장이 디지털 혁명기에 걸맞는 사업구조와 조직 문화, 리더십으로 LG와 한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1/12/03/NMUPMUUIXRCXLDYRLKW7X2KX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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