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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 결과 지켜보자"…안전진단 미루는 서울 재건축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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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노후 단지들이 최종 관문인 2차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미루고 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이 재건축 예비안전단과 1차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낮췄지만, 정밀진단 결과에 대한 2차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국토교통부가 통과 조건을 낮추지 않고 있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이 내년으로 연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이 줄어들면서 매맷값 상승과 더불어 공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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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1.11.30 ymh7536@newspim.com

◆ 2차 정밀 안전진단 문턱서 '숨고르기'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명일동 우성아파트(1986년)와 고덕주공9단지(1986년), 광진구 광장극동아파트(1989년)가 연내 추진하려던 2차 정밀 안전진단신청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해당 단지들은 연한 30년을 넘은 단지로 1차 정밀 안전진단 통과했지만, 2차 정밀 안전진단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내년으로 사업을 연기하고 결정했다.

우성아파트는 지난 6월 정밀안전진단(1차 안전진단)에서 52.85점(D등급)을 받아 조건부로 통과했지만, 2차 정밀 안전진단신청을 보류했다. 우성아파트 재건축 관계자는 "1차 정밀 안전진단은 어렵지 않게 통과했지만, 2차 정밀 안전진단은 쉽지 않다는 게 조합원들에 생각"이라며 "우리 단지 뿐만 아니라 옆 단지들로 재건축 사업을 내년으로 미루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성아파트 인근 신동아 아파트와 고덕현대, 한양아파트도 내년으로 정밀 안전진단 신청을 미룰 계획을 잡고 있다. 신동아는 지난 5월 1차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았다. 4개 단지 중 지하철역이 가장 가까워 '알짜'로 꼽힌다. 고덕현대와 한양은 지난 2018년 1차 정밀안전진단 요건을 강화하기 직전 통과 이후 2차 정밀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이 취임 후 1차 안전진단 문턱은 넘을 수 있지만 2차는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이렇다할 만한 해법이 없어 내년 대선 이후 규제 완화가 나오면 그 때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차 정밀 안전진단을 미루는 단지는 서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도봉구 창동주공 1단지와 마포 공덕현대, 서초구 반포미도1‧2차 등이 2차 정밀 안전진단 신청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동 역시 비슷하다. 목동 9단지와 11단지가 1차 안전진단을 넘겼으나 적정성 검토 단계에서 C등급을 받아 재건축 진행이 멈췄다. 적정성 검토를 진행 중인 5단지와 13단지도 최종 통과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다.

◆ 인·허가 감소로 공급절벽 현상 심화

안전진단을 미루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도심 내 공급 가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5만 522가구로 전년(5만 5920가구)보다 9.65%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인허가 물량은 4만 298가구에 그쳤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주택 공급 선행지표로 해당 물량은 약 2~3년 뒤 공급량을 가능할 수 있는 수치다. 지난해 민간분양 아파트 인허가 무량이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향후 2~3년 뒤에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급물량 감소는 2차 정밀 안전진단을 주된 원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비 업계 한 관계자는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국토부가 제시한 안전기준을 통과할 수 없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사업 추진 의사가 있더라고 올해보다는 내년 대선 이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안전진단을 걸친 뒤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통상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을 거쳐 1차 정밀안전진단→2차 안전진단(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로 나눠진다.

문제는 예비 안전진단과 1차를 통과해도 2차 문턱을 넘지 쉽지 않다. 지난 정부가 2018년 3월 평가 기준인 구조안정성을 기존 20%에서 50%로 평가 비중을 높였다. 여기에 주거환경(주차대수‧증간소음)은 40%에서 15%로 설비노후도(놋물‧전기배관)은 30%에서 25%로 낮췄다. 노후화된 주거환경에도 구조안정성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다수의 단지가 안전진단 단계에서 고배를 마시는 상황이다.

실제 2018년 이후 2차 안전진단까지 통과한 단지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여의도 목화아파트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 ▲도봉구 삼환도봉아파트 등 5곳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재건축 단지들이 내년 대선 이후 2차 정밀 안전진단을 미루고 있는 모양새다. 서초구 반포미도 재건축 조합원 관계자는 "현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단지가 과연 몇 곳일지 모르겠다"며 "지금 대통령 후보자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사업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 이후 재건축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아직 정책의 방향만 나온 만큰 공약이 이행될 경우 재건축 시장에 활력을 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건축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안전진단만 낮춘다고 해도 공급 가뭄 현상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m.newspim.com/news/view/20211130000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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