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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지널 시리즈'…패션업계는 콘텐츠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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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징어게임 등으로 큰 인기를 얻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아닌 패션업계 이야기다.

패션이 콘텐츠를, 그것도 방송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점이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최근 패션업계는 앞다퉈 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순히 방송을 통해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같은 '라방'(라이브방송)에 그치지 않고, 패션 코디법을 소개하거나 디자이너, 제품 디자인에 얽힌 뒷이야기, 맛집 등 소위 'TMI'(과한 사소한 정보) 같은 가벼운 이야기들을 전달하며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적으로 소구할 경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데, 제품을 직접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패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에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섬이 제작한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사진설명한섬이 제작한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사진제공=한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털 라이프스타일 케어 기업 한섬은 '푸쳐핸썸'이라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달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를 선보였다.

바이트 씨스터즈는 경성 시대부터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인간을 믿지 않는 뱀파이어들의 이야기로, 의도치 않게 도움이 필요한 인간들을 도와주면서 인간들에게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는 판타지 드라마다. 배우 강한나, 김영아, 최유화, 이신영 등이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해당 시리즈의 티저와 예고편, 그리고 본편 9편의 누적 조회수는 19일 기준 1000만회를 넘어섰다. 10월 12일 티저 예고편 공개 후 약 한 달 만에 올린 기록이다.

한섬의 웹드라마 제작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바이트 씨스터즈'는 지난해 11월 푸쳐핸썸에 공개한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양장점 이야기를 다룬 핸드메이드 러브는 패션기업 최초로 제작한 웹드라마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핸드메이드 러브 누적 조회수는 450만회를 기록했다. 한섬에 따르면 푸쳐핸썸 유튜브 조회수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웹드라마 방영 전 33.8%에서 62.4%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웹드라마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한섬의 제품들로 이어졌다. 핸드메이드 러브에 노출된 제품들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한섬의 프리미엄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매출도 늘어났다. 핸드메이드 러브 방영 기간(2020년 12월 11일~2021년 1월 5일) 더한섬닷컴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5% 늘어났다.

바이트 씨스터즈도 마찬가지다. 웹드라마에 노출된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더한섬닷컴의 매출 신장률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극 중 배우들이 입고 나온 제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면서 강한나가 입은 시스템 청바지와 이신영이 착장한 타임옴므 셔츠·시스템옴므 청바지는 완판을 기록했다. 연이어 흥행작을 배출한 한섬은 이 인기를 이어갈 또 다른 콘텐츠 제작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희와 딘딘이 출연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세사패TV의 `배달의 프로들` 촬영 현장
사진설명광희와 딘딘이 출연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세사패TV의 `배달의 프로들` 촬영 현장 <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에 이어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자체 유튜브 채널 세사패TV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세사패TV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이 지난 7월 리뉴얼과 함께 선보인 유튜브 채널이다. '세상이 사랑하는 패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030세대를 잡기 위해 동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표 콘텐츠로는 '배달의 프로들' '화보 맛집' '빽투더 의상실' '패션공론화' 등이 있는데 누적 조회수는 총 1300만회에 달한다. 댓글, 좋아요 등도 5만여 개가 이어졌다.

특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브랜드송'은 211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인기 콘텐츠들은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M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을 넘어 직접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LF에서 선보인 패션유튜버 선발 오디션 `내일부터 나도 유튜버` 촬영 현장
사진설명LF에서 선보인 패션유튜버 선발 오디션 `내일부터 나도 유튜버` 촬영 현장 <사진제공=LF>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전문몰인 LF몰도 이에 뒤질세라 방송국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기존 라이브방송 외에도 패션기업들 간 경쟁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LF몰만의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1일 본사 사옥이 위치한 압구정의 문화적 특성을 살린 시즌제(10부작) 라이브방송 콘텐츠 '2시 압구정'을 새롭게 선보였다.

라이브방송과 예능을 합한 성격의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LF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방영되는데, LF가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의 MD와 디자이너가 직접 나와 제품 기획의 비하인드 스토리, 센스 있는 스타일링 연출법부터 로데오 거리에서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와 도산공원 핫플레이스 등 압구정 라이프스타일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앞서 LF는 지난 1월 MCN 스타트업 비디오빌리지와 손잡고 패션 유튜버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한 오디션 '내일부터 나도 유튜버'를 진행하고, 오디션 전 과정을 유튜브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LF몰은 이를 위해 지난 7월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라이브·미디어 커머스팀'을 온라인사업부 내에 신설하고 9월 PD, CP, FD, VJ, 작가 등 기존 패션업계엔 없는 방송 직군을 새롭게 만들어 관련 인력을 충원했다. LF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플랫폼을 벗어나 고객들에게 LF만의 문화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라는 오규식 대표이사 부회장의 특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TV 브랜드백서 레드윙 편
사진설명무신사TV 브랜드백서 레드윙 편 <사진제공=무신사>

1030세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무신사가 만드는 패션 채널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9년 4월 '무신사TV'라는 유튜브 채널의 문을 열었다. 정식 개국 6개월 만에 구독자 10만명을 넘어섰으며 20여 개 프로그램, 약 400개 이상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구독자에게 다양한 재미와 패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청자가 된 소비자들은 실시간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셀러브리티와 인플루언서, 패션 전문가 등의 재미있는 스토리와 전문적인 정보, 트렌디한 스니커즈와 아이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브랜드 백서'와 '브랜드 다큐'는 무신사의 정체성이 담긴 프로그램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들이 잘 발견하지 못한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가치를 무게감 있게 전달한다. 127년 동안 사랑받은 왁스 재킷의 대명사 바버(Barbour), 청바지를 탄생시킨 최초의 브랜드 리바이스를 비롯해 발렌시아가, 오프화이트, 슈프림, 컨버스 등 현재까지 브랜드백서를 통해 소개한 브랜드는 20여 개에 이른다.

이보단 조금 더 가벼운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스냅' '쇼미더클로젯' '출근룩' '온스트릿' 등이 대표적이다.


'스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셀러브리티가 가진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패션으로 해석해 그들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온스트릿'은 길거리 인터뷰로 구성한 무신사의 대표 인기 프로그램이다. 모델 정혁이 직접 길거리로 나가 자신의 개성과 취향이 유니크한 사람들을 만나 패션 토크를 나누며 스타일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김현수 무신사 미디어본부장은 "영상 콘텐츠의 포맷은 다양하고 실험적으로 가져갈 계획이지만, 그 본질은 패션을 사랑하고 패션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을 조명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11/108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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