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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화점의 충격적인 몰락… 예견된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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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은 전 세계 백화점 업계에겐 악몽의 해였다. 미국의 경우 유명 백화점들의 파산이 줄줄이 이어지며 ‘백화점 시대 폐막’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8월 미국 백화점 로드앤테일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버니지아주 리치몬드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1825년 문을 연 로드앤테일러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체인이다. 로드앤테일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3월부터 백화점 영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운영해왔으나 자금난을 견디지 못했다.

로드앤테일러만의 일이 아니다. 2020년 미국에선 니먼 마커스, JC페니 등 유명 백화점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니먼 마커스는 고급 브랜드를 취급하는 백화점이며 JC페니는 중저가 브랜드를 주로 판매했다. 두 업체 모두 미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백화점들이다.
미국에서 최대 매출을 내고 있는 백화점인 메이시스 역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메이시스는 2020년에만 42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2023년까지 전체 백화점 매장의 5분의 1을 철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메이시스는 390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등 공격적인 구조 개선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도 독일의 가렐리아 카우프호프와 영국의 데버넘스가 2020년 4월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백화점 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다.

단순히 코로나19 탓?… 이미 ‘적자의 늪’

미국 소매판매에서 백화점 판매 비중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미국 소매판매에서 백화점 판매 비중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미국 백화점의 연이은 파산보호 신청 원인은 유통의 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급감이 더해지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유통의 중심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8월 월마트를 제치고 중국을 뺀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최대 유통업체가 됐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년 동안 소비자들의 구매액을 비교한 결과 아마존이 6100억달러를 기록, 5660억달러의 월마트를 넘어섰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의 지위를 넘어서면서 백화점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미국 백화점이 크게 흔들린 이유는 직매입 중심의 구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납품업체와 유통업체 간 계약방식은 크게 ▲유통업체가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고 재고까지 처리하는 ‘직매입’ ▲유통업체가 대신 팔아주고 판매수수료만 받는 ‘위수탁’ ▲유통업체가 판매장소를 대여해주는 ‘매장임대차’ ▲외상매입이지만 판매는 납품업체가 하고 유통업체는 판매수수료를 받는 ‘특약매입’ 등으로 나뉜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백화점의 직매입 거래 비중은 80~90%다. 해외 백화점은 대부분 직매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프랑스 백화점의 경우 직매입 비중이 60~70%에 달하고 영국 백화점도 60%가 넘는다.

직매입의 장점은 MD(상품기획자)의 능력에 따라 상품을 구성할 수 있어 경쟁사와 차별화가 쉽다. 단점은 판매와 재고를 떠안게 돼 불황 국면에서 재무 부담이 커진다.

2018년에 파산한 미국 백화점 시어스의 경우 2010년부터 적자에 시달렸다. 다른 곳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0년 파산한 니먼 마커스도 2014년부터 대부분 적자를 내왔다.

정수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직매입은 유통업자가 매입한 상품 중 판매되지 않은 상품에 대해 판매책임을 부담하고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매입하는 형태”라며 “백화점이 직매입을 하게 되면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경감돼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소매판매에서 백화점 판매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쇼핑을 꺼리는 분위기가 더욱 커져 직매입 비중이 절대적인 미국 백화점이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돌파 전략으로 변화구 던진다

 


 

영국 런던 해러즈 백화점은 뷰티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사진=로이터
영국 런던 해러즈 백화점은 뷰티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사진=로이터

온라인 유통의 범람과 코로나19 충격 속에서 백화점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은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점포로 가장 비싼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런던 해러즈 백화점은 소비 침체에 뷰티 매장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리뉴얼을 선택했다.

뷰티 매장 면적을 2배 이상 늘리고 구성을 완전히 바꿨다. 브랜드별로 부스를 운영하는 구조에서 편집숍처럼 한 자리에서 여러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바꿨다. 브랜드 구분 없이 제품별로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체험 확대 전략은 통했다. 리뉴얼 이후 방문객이 30% 이상 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본 도쿄의 다이마루 마쓰자카야 백화점은 ‘물건을 팔지 않는 점포’를 선보였다. 물건을 판매하지 않고 체험에 집중한다. 매장에는 제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사용을 돕는 직원이 배치됐다. 소비자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은 체험 후 결제를 원한다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결제하면 된다. 상품에는 QR코드가 부착돼 각 브랜드 사이트로 이동된다.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no=202111181652806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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