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국은 ‘국가경제·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목표 개요’라는 이름의 다양한 법안 및 정책안을 통과시켰다. 이것을 줄여서 중국의 14·5 계획이라고 일컫는다. 중국의 향후 5년은 물론 장기적으로 오는 2035년까지 15년의 청사진을 모두 담은 14·5 계획안에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과의 무역경쟁 등의 영향으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물류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14·5 계획 내에서 물류와 관련된 정책 중 가장 핵심은 교통강국 건설에 대한 내용이다. 중국은 현대화된 종합적인 교통운송체계를 확립하고 노후화된 각종 수송 방식의 통합적인 발전을 추구해 물류상의 운영 효율을 대폭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이징, 텐진, 허베이 등지에 세계적인 항만군을 건설하고 중국 전역에 약 120개에 이르는 국가 물류허브 건설을 추진한다. 또 국제우편물류센터의 건설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물류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낸다. 중국은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네트워크 보안 등 신규 디지털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5G를 응용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 물류와 관련한 시범사업도 진행한다. 특히 스마트 철도, 스마트 항만과 더불어 물류 업무 과정에서 인간의 손을 완전 배제한 시스템인 무인 물류 배송 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도 전개할 방침이다.
지역별 물류 발전을 위한 전략도 진행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산업 도시 중 하나인 충칭을 포함하고 있는 창장경제벨트를 중심으로 선박 오염에 대한 관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며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종합교통운송체계를 마련한다. 이와 더불어 창장 주변의 고속철도와 화물철도의 건설도 함께 추진한다. 창장삼각주 항만군의 일체화도 추진하며 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 린강 신구역의 개방형 경제집적 기능을 강화하고 상하이, 쑤저우, 저장, 안후이 자유무역시범구간과의 연계 발전 효과를 노린다. 또, 중국 내 도시 간 철도 건설도 가속화하고 해운 및 항공 자원의 배치를 최적화해 중국 내 화물 이동의 효율성을 이전 대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번 14·5 계획에는 △지역 개방 분포 최적화 △수출입 협동 발전 적극적 추진 △자유무역지역 네트워크 구축 △대외개방 플랫폼 기능 업그레이드 △일대일로 정책의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 △기존 노후화된 공급망을 현대수준으로 제고 △제조업의 최적화 △유통체계의 전면적인 점검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강화 등의 물류 관련 정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향후 중국 물류업계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 미래 스마트 물류 향해 연구개발 가속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일본 또한 다르지 않다. 일본은 코로나 이후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따른 물류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이를 처리하는 물류 인력은 부족해 일본 물류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본격적인 물류의 위기가 도래하기 전 이를 물류 디지털 혁신을 통해 해결하고자 새로운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의 물류 정책 핵심에는 SIP가 있다. 전략적 창조 프로그램인 SIP(Strategical Innovation Program)는 일본판 미래 스마트 물류의 기반이 되는 전략이다. 스마트 물류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물류에 대한 데이터 기반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어 복수의 물류주체 간에 운송 데이터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 데이터의 표준화는 물론 오픈데이터의 기반, 또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의 법적인 확립 등 추가적인 조건들이 필요한데 이것들을 모두 주관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SIP인 것이다.
일본의 전략적 창조프로그램 SIP 개요 사실 일본이 SIP를 처음 창설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3년이다. 일찍부터 SIP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류를 대비해 온 일본은 이후 현재까지 ‘스마트물류 서비스 확립’을 목표로 지속적인 국가적 지원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 부분은 코로나19 이후 물류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이 SIP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세부적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물류데이터의 기반 마련 △유럽과 스마트물류에 대한 국제 협력 추진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물류데이터의 기반을 마련하는 건 스마트물류를 구축하고자 하는 일본의 물류정책에 있어 가장 주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은 이를 위해 엑세스 권한 컨트롤 기술, 조작방지담보기술, 개별관리데이터 추출 및 변환 기술, 타 플랫폼과의 연계기술 등 자체적인 신기술을 통해 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물류데이터를 토대로 향후 다양한 지역에서 더 원활한 배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동배송 서비스 확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전에 일본 내에서 공동배송에 대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SIP를 중심으로 한 이번 계획과 이전의 차이점은 단순히 배송물량을 축소함으로써 공동배송을 위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류데이터를 통해 화주의 정보를 물류사업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따라 자유자재로 배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말 그대로 스마트 물류를 기반으로 한 공동배송서비스 구조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베트남, 대대적 물류 인프라 확충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경제가 유래 없는 타격을 입은 가운데, 무한한 잠재력을 무기로 여전히 빛나고 있는 곳이 있다. 우리에게는 박항서 감독을 매개로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 베트남이다. 실제 베트남의 경제성장 속도는 놀랍기만 하다.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매년 6% 이상의 수출액 상승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베트남은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교역액과 수출액의 동반 상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베트남 경제의 어마어마한 잠재성에 이미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을 타겟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베트남 시장으로의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베트남 정부는 수출입 물류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물류 인프라 확충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낭의 리엔 찌우항 베트남 교통부는 올해 6월, 베트남 내 항만 시스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최대 80억 원의 재원을 투자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글로벌 항만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실제 베트남 내 항만물류는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고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항만 물동량 역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남부의 대표적인 무역항 중 하나인 까이맵-티바이(Cai Mep-Thi Vai)항 확장과 중심 도시인 다낭의 리엔 찌우(Lien Chieu)항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리엔 찌우항의 경우 인도차이나 반도를 횡단하는 동서경제회랑(EWEC, East West Economic Corridor)의 관문으로 앞으로 베트남 중부지역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인근 국가의 대표적인 수출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베트남은 육상운송의 통로가 될 국도망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베트남은 도로 교통 시스템 개발 가속화를 위한 ‘2021-2030 도로 개발계획’을 전격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항만, 철도 등 물류 운송에 대한 전반적인 인프라 구축 방안이 담겼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먼저 오는 2030년까지 △도로 교통 네트워크의 점진적인 개발 △도로 기술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회경제적 발전 요구 충족 △도로 개발을 통한 국가경쟁력 향상 △교통 수단 간의 합리적인 교통 시스템 형성 등의 목표로 도로 개발에 착수한다. 무엇보다 주요 경제 구역과 항구, 국제 공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2,700백만 톤 이상의 화물이 육상을 통해 처리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물류망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호주, 전기·수소차 중심 친환경 물류 시대로
육로를 통한 화물수송에 가장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대형트럭. 물론 다양한 대체연료가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대형트럭의 주 연료는 역시 석유이다. 그러나 석유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미래 환경을 감안했을 때 지속해서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는 비 친환경적 연료라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물류 모빌리티의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리고 오세아니아의 공룡인 호주 역시 전기,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물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에 본격 나서고 있다.
호주 연방정부는 올해 2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미래 연료 전략(Future Fuel Strategy)’ 논의서를 발표했다. 해당 논의서에는 미래 물류의 중심이 될 친환경 모빌리티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물류산업의 발전 비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호주 정부 관계자는 해당 논의서에 대해 “친환경 물류에 대한 호주 정부 정책의 가장 중요한 틀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신기술 차량의 출시 장벽을 없애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친환경 모빌리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번 호주의 미래 연료 전략(Future Fuel Strategy) 논의서는 크게 5개의 우선 과제로 구성됐다. 먼저 전기·수소차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충전소 등의 인프라 확충이다. 이를 위해 호주 정부는 정부 차원의 지원은 물론 민간에서의 지원을 더해 충전소 등 다양한 인프라를 호주 전역에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충전소가 부족한 지역을 따로 선정해 정부에서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상업용 전기차 운영사들의 충전소 건설 및 전기시스템 업그레이드 사업도 함께 지원한다.
상업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차량이 석유를 활용하고 있는 호주는 이를 우선적으로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호주는 물류 운송에 활용되는 다양한 상업용 차량들을 친환경 전기차로 우선 공급하고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향상한다. 정부 차원에서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차량에 대한 기술 등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친환경 물류 모빌리티를 사용하고자 하는 개인이나 사업체 등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환경에서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접근성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호주 국세청에서는 따로 전기차와 관련된 세금 등 다양한 정보를 업데이트한 가이드를 추가적으로 발표한다. 이외에도 △향후 10년간 전기차의 수요 및 공급을 관리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툴 마련 △전기차 제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본격 육성하기 위해 기술 혁신에 대한 연구 개발 지원 등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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