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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으로 열린 시공간, 메타버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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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간을 생각할 때 어딘가로 ‘이동’하거나, ‘도착’하는 등 물리적 이동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공간을 경험하는 본질이 ‘보는’ 데서 시작한다고 보면, 반드시 물리적 이동을 전제하는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metaverse)가 그러하다.


이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현실과 같은 사회, 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3차원의 가상공간으로 단연코 지금 가장 뜨거운 화두다. 페이스북은 무려 사명을 바꿨다. 바꾸었다는 그 자체보다, 이름이 담고 있는 함의가 매우 직접적으로 드러나기에 더 놀라웠다. ‘Meta’. 바로 유추할 수 있듯이 메타버스를 향한, 메타버스에 의한,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 향해갈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많은 브랜드, 회사, 기업들은 지금 메타버스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중이다. 그간 브랜드가 담긴 공간을 만들어내던 많은 이들은 새로운 공간의 등장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까? 지금 이 세계가 아닌 또 다른 세계, 메타버스 속 브랜드와 공간을 가보자. 아니, 접속해보자.

 

제페토 갈무리
제페토 갈무리

 

루이뷔통을 몇천원에?

 

구치와 랠프로런(랄프로렌),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에서 4천원짜리 옷과 6천원짜리 가방을 살 수 있다? 나 같으면 위아래로 두 세트업 정도 맞추고, 가방은 색깔별로 쟁여두겠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서비스 중인 제페토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하는 구치 빌라를 만들어 직접 둘러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작했다. 이탈리아에 가본 적 없는 필자는 피렌체에 이런 빌라가 정말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한번 피팅해보기도 어려운 원피스와 슈트 세트업을 이리저리 입어 봤다. 정확히는 ‘입혀 봤다’지만 나와 거의 똑 닮은 얼굴에 헤어스타일을 가진 캐릭터에 입혀 보고 하다 보니 금세 나와 동일시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가상공간에선 언어의 장벽도 확실히 적다 보니 미국, 중국, 일본 이용자들과 부담감 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비티(BT)21 놀이공원에 가보니 확실히 다양한 인종과 국가 출신이 모여 있었다. 물론 나이대는 조금 맞지 않았으나 덕질에 나이 고저가 어디 있으랴. 되레 마음껏 덕질하며 얘기하고 정보를 얻다 보니 꽤 재미가 붙었다.

 

랄프로렌과 제페토 역시 파트너십을 맺으며 랄프로렌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고, 랄프스 커피, 공원을 만드는 등 나의 가상세계 안에서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탄탄히 갖춰놓았다. 랄프로렌 매장 가서 한벌 사면 얼만데, 하면서 모자 하나 니트 하나씩 가볍게 현질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몇만원 정도 썼더라. 실제로 내가 랄프로렌 매장을 이렇게나 열심히 보고 구경했던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타버스 속 브랜드 공간의 매력이 이런 데 있는 게 아닐까. 사야 한다는 직원의 압박 없이, 내 체형을 고민하느라 눈치 볼 필요 없이, 가격의 부담도 없이 공간을 둘러보고 체험하고 처음 보는 사람과 얘기도 나눌 수 있다는 그 매력. 애초에 인터넷이 그 매력을 바탕으로 시작했고, 우리는 그 매력을 더 리얼하고 입체적이며 풍부하게 체험할 수 있는 그 너머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버버리 누리집 갈무리
버버리 누리집 갈무리

 

명품 회사들 적극적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라고 한다. 이미 사회, 문화, 경제적 활동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는 인터넷은 ‘나’라는 아이덴티티를 녹여내고 스케일의 제한이 없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메타버스의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제페토는 2021년 2월 기준 가입자 수가 이미 2억명을 돌파했다. 로블록스의 마인크래프트는 월 이용자 수만 1억명을 웃돈다. 이미 이루어진 게임 세계관 안에 공간과 브랜드를 녹여내는 사례도 많다. 루이뷔통은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 LOL) 게임과 협력해 루이뷔통 문양과 로고가 새겨진 아이템을 게임 안에서 판매하거나 반대로 리그오브레전드의 로고를 넣은 명품 의상을 매장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발렌티노는 코로나19로 밀라노 컬렉션에서 패션쇼를 열 수 없게 되자 게임 동물의 숲을 통해 새 컬렉션 의상을 공개했다. 2020 봄여름(S/S) 프리폴 컬렉션을 캐릭터 스킨으로 제작해 선보인 것이다. 버버리 역시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 아너오브킹스(Honour of Kings)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게임 캐릭터 ‘야오’의 버버리 의상과 서머 서핑 스킨을 제공, 판매하거나 여름 컬렉션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핑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여름 컬렉션을 여름에만 볼 수 있으면 그것도 소비자로서는 아쉬운 제한인데, 흔들리는 야자수에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서프보드 하나씩 고르는 재미를 누릴 수 있게 하다니. 겨울에 동남아로 서핑 가는 이들에겐 아주 적절한 세계가 시작된 거다.

 

게임 동물의 숲 갈무리
게임 동물의 숲 갈무리

 

아이돌그룹까지 뛰어들어

 

제트(Z)세대의 공간 소비 지형도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가본 곳을 바탕으로 온라인상 공간을 탐방하는 순서가 아니라, 온라인상 공간을 탐방하고 현실세계의 장소에 호기심을 갖기도 한다. 미국의 에픽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는 전세계 유저 3억5천만명 중 60% 이상이 18~24살이다. 지난해 포트나이트는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공연을 진행해 약 200억원의 매출을 창출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는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를 두개의 아이덴티티로 나눠 세계관을 설정해, 4명의 현실세계 멤버와 4명의 인공지능(AI) 멤버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데뷔시켰다.

 

나는 두 아티스트의 공연을 실제로 가 본 적 없고, 갈 생각이 그다지 없지만 가상세계에서라면 적극 고려해보겠다. 내 옆에서 함께 펄떡거리며 뛰고 즐기는 사람들, ‘와 대박 너무 좋아’를 같이 외치며 떼창하는 느낌을 모두 누리며 심지어 가까이, 다리 아프지 않게,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매력이니까. 메타버스는 어쩌면 인간의 창조 욕망에 가장 충실한 플랫폼이자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월 임대료가 비싸서 못 짓는다든가, 인테리어 자재가 비싸서 구현 못 할 공간은 없을 테니 말이다. 제한 없이 상상하는 그대로, 더 리얼하게.
https://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10179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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