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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1층에 화장품 대신 식당… 불문율 깬 ‘제2의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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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에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복합쇼핑몰 타임스트림. 1층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햄버거 전문점 쉐이크쉑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쉐이크쉑 매장과 달리 곳곳에 식물이 배치 돼 온통 초록색이었다. 새로운 숲이라는 뜻의 지역명 신림(新林)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다. 쉐이크쉑 맞은편에 입점한 삼성 모바일 스토어에선 중년 여성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를 써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1층엔 의류·잡화·화장품을 입점시킨다’는 쇼핑몰 업계의 불문율을 보란 듯이 깬 공간 구성이다.

작년 말 신림의 대표 쇼핑몰 포도몰의 위탁 운영을 맡은 경방은 12년 만에 간판을 ‘타임스트림’으로 교체하면서 내부 공간 구성을 확 바꿨다. 포도몰은 2009년 부동산 개발사 한원에셋이 준공한 지하 2층~지상 15층, 연면적 약 3만8000㎡(1만1500평) 규모의 중소형 쇼핑몰이다.

이후 주인이 이지스자산운용(2010년)에서 DWS자산운용(2013년)으로 바뀌었지만 공간 구성에 큰 변화는 없었다. 건물주 입장에서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4만명에 달하는 신림역과 바로 연결 돼 공실률이 낮아 굳이 변화를 주지 않아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산가치를 높여 매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건물 거래가는 2010년 1450억원에서 2013년 1999억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 되자 쇼핑몰을 바라보는 투자업계 분위기가 달라졌다. 작년 말 코람코자산신탁이 포도몰을 2200억원에 매입한 후 부동산 업계에선 우량 자산임에도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포도몰 운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탁 운영을 경방에 맡겼다. 국내 1세대 섬유기업인 경방은 2009년 영등포 보유 부지에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를 지어 쇼핑 불모지였던 영등포를 하나의 상권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5일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복합쇼핑몰 '타임스트림' 매장 입구 바로 왼쪽에 입점한 햄버거 전문점 쉐이크쉑. / 이현승 기자
 
5일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복합쇼핑몰 '타임스트림' 매장 입구 바로 왼쪽에 입점한 햄버거 전문점 쉐이크쉑. / 이현승 기자

경방은 포도몰을 제2의 타임스퀘어로 만든다는 포부를 담아 이름을 타임스트림으로 바꿨다. 타임스트림은 타임스퀘어의 타임에 스트리밍을 합한 말이다. 스트리밍은 흐름이란 뜻으로 음악이나 영상을 다운로드 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생할 때 쓴다. 경방은 “젊은 소비자들은 물건을 사고 소유하는 것을 넘어 특별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며 “그런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쇼핑몰의 얼굴인 1층에는 패션·잡화·화장품 매장을 없앴다. 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와 오프라인 패션 편집매장 원더플레이스가 있던 자리에 쉐이크쉑과 삼성 스마트 스토어를 입점 시켰다. 쇼핑몰 1층은 외부 사람들의 눈에 잘 띄고 고객이 드나들기 편하기 때문에 쇼핑몰 운영사가 그 매장의 대표 업종을 입점 시키는 공간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엔 온라인에서 살 수 없거나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보기를 원하는 제품을 1층에 넣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 8월에 문연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1층에 화장품 매장을 없애고 디지털 체험존을 넣었다. 지난달 개관한 AK플라자 광명 1층에는 스타벅스와 폴바셋, 테슬라 매장이 입점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2번출구에 있는 타임스트림 지하 2층 연결통로에는 나이키가 입점했다. 5개월 전까지 유니클로가 7년 간 자리를 지켰던 곳이다. / 이현승 기자
 
지하철 2호선 신림역 2번출구에 있는 타임스트림 지하 2층 연결통로에는 나이키가 입점했다. 5개월 전까지 유니클로가 7년 간 자리를 지켰던 곳이다. / 이현승 기자

타임스트림의 변화는 지하 2층에서도 두드러졌다. 5개월 전까지 SPA(기획·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유니클로가 단독 입점 해 있던 자리에 나이키와 컨버스, 반스가 들어갔다. 타임스트림 지하 2층은 신림역 2번 출구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그 매장에서 가장 유명하고 매출이 잘 나오는 브랜드를 입점 시켜야 한다. 포도몰의 대표 브랜드였던 유니클로는 개관 때는 1~2층에 있다가 2014년 지하 2층으로 옮겨 7년 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

유니클로 자리를 꿰찬 나이키는 오프라인 쇼핑몰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 매출을 책임지는 브랜드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작년 8월 수도권 최대 규모인 1124㎡(340평)의 나이키 매장을 문 연 이후 올해 1~7월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MZ세대 매출이 4배 이상 늘자 7월 잠실점, 8월 부산본점에도 초대형 나이키 매장을 문 열었다. 다른 쇼핑몰이 스포츠 매장이 있는 4~5층에 ‘모시는’ 나이키를 지하 2층에 입점시킨 것은 타임스트림 만의 차별점이다. 지하철역을 오가는 MZ세대가 손쉽게 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타임스트림 외관. / 이현승 기자
 
타임스트림 외관. / 이현승 기자

층별 상품 구성은 비슷한 연령대이거나 취향이 겹치는 고객이 한 공간에 모일 수 있도록 바꿨다. 가령 포도몰 2층에서 남성 캐주얼 의류와 남녀 속옷, 아동복 등 주력 고객층이 다른 상품군을 한 공간에서 팔았다면 타임스트림 2층은 20~30대 남녀 고객이 많은 아웃도어, 캐주얼 의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은 중소형 쇼핑몰 매출을 좌우하는 식음료 매장도 이전보다 다양화 했다. 한식, 분식 메뉴 쏠림이 심했던 8~9층 식당가에 ▲중식당 더차이 ▲태국음식점 콘타이 ▲일식 프랜차이즈 모모야 ▲회전초밥 전문점 스시노칸도 ▲부대찌개 전문점 남산터를 신규 입점 시켰다. 경방 측 한 관계자는 “주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의 수요가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타임스트림을 젊은 세대의 생활밀착형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https://biz.chosun.com/distribution/channel/2021/11/07/62TJOCO5EBEQTLGNP543DPWD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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