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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1시간, 드론택시론 15분…속도 내는 미래교통 ‘U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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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CES 2020에서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이미지. 현대차그룹 홈페이지
 

12시간이나 되는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지연(가명)씨는 무거운 짐 가방을 손에 들었지만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공항에서 에어택시를 타면 약 20분 뒤엔 여의도 집에 떨어질 수 있다. 공항철도나 공항버스를 탔다면 무거운 가방을 끌고 1시간가량을 움직여야 하는데, 에어택시가 생기면서 수월해졌다. 이동시간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세계 산업계가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생태계를 구축하고, 시장을 선점하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UAM은 30~50㎞ 정도의 짧은 거리를 고도 300~600m에서 이동하고,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축으로 하는 교통체계다. UAM은 김지연씨 가상사례를 일상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핵심은 친환경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e-VTOL)’를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피할 수 있다는 것, 교통체증을 비켜 하늘이라는 공간을 활용한다는 데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UAM의 서울시내 평균 이동시간은 자동차 대비 약 70% 짧아진다. 파격적인 교통수단인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 규모가 지난해 70억 달러(약 8조30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 달러(약 1743조원)까지 커진다고 전망한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을 먼저 차지하려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물론 항공업계, 통신업계까지 뛰어들고 있다. 각국 정부도 UAM 도입과 운용에 눈독을 들인다.

미국은 2005년 차세대교통시스템연구소를 설립하며 제도적 지원에 나섰고, 유럽연합은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캐나다 중국 등도 실증사업을 계획해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일찌감치 출발선을 떠난 기업들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1년 설립한 독일 항공 스타트업 볼로콥터는 향후 2~3년 안에 에어택시를 상용화해, 20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에서 에어택시를 운항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볼로콥터는 2019년에 2명을 태우고 싱가포르 도심의 100m 상공에서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일부터 4일(현지시각)까지 로마 중심부에 있는 산 실베스트로 광장에서 에어택시 ‘볼로시티’를 전시하고 했다. 볼로콥터는 볼로시티를 이용하면, 로마 피우미치니오 공항에서 시내까지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요금은 150유로(약 205000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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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시간) 로마 피우미치니오 공항에 전시된 전기 에어 택시 '볼로시티'의 시제품. 볼로콥터 홈페이지

한국은 시작이 10년 가까이 늦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미래항공연구 전문가 신재원 박사를 UAM 사업부 부사장으로 기용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 실물 UAM 콘셉트 ‘S-A1’을 선보이기도 했다. S-A1에는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화물운송용 무인항공기를 개발 중이다. 2028년 도심에서 운영하는 데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도 같은 해 UAM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 에어택시 업체인 오버에어와 함께 UAM 기체 ‘버터플라이’를 개발하고 있다. 2024년까지 기체 개발을 마치고 2025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2025년 UAM 독자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시한은 2029년까지다. KAI는 UAM 개발에 필요한 기반 기술의 70%는 이미 확보했고 향후 4~5년간 전기 분산추진, 소음 등 특화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6월 ‘UAM 팀코리아’를 결성하며 2025년 드론택시 상용화를 향해 뛰고 있다. 올해 9월 말 국토교통부는 국내 UAM 상용화 서비스 운용전략과 시나리오를 담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운용개념서 1.0’을 발간하며 3차원 도심 교통체계 운용구상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이달 중 UAM 비행시연을 진행해 운용 시나리오를 직접 실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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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밋빛 청사진의 발목을 잡는 게 있다. UAM이 뜨고 내리는 버티포트(UAM 이착륙장)나 회랑(이동통로), 기체 인증체계 등의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는 건 걸림돌이다. 업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지목하는 건 ‘인증체계’ 마련이다. 항공기를 개발했는데, 안전하다는 걸 정부가 인증해줘야 비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아직 준비된 건 없는 상황이다.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다만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 인증체계는 있다. 이걸 UAM 인증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재우 건국대 교수는 6일 “우리도 내후년에는 UAM 인증체계를 확정할 것”이라며 “국내에 인프라를 갖춘 뒤 다른 나라의 UAM을 들여와 운항을 먼저 시작하면, 정부 목표대로 2025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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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개인용 비행체 ‘S-A1’. 현대차그룹 홈페이지

여기에다 ‘공역’(공중영역)도 해결해야 할 지점이다. 현재 서울시 상공은 항공안전법에 따른 항로 규정이 정해져 있다. 특히 수도권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돼있어 드론을 띄우려고 해도 국방부 허가가 필요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선 사대문 안에 비행기도 못 뜨지 않나. 규제와 제도 등 외부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한다면 모를까, 지금 같이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에선 2025년 UAM 상용화는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갖가지 제약 때문에 현대차와 한화가 미국을 UAM 사업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례해서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교수는 “이번 정부 내에 기체 인증 과정과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정부에선 다시 처음부터 검토할 테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그게 지금 큰 위험요소”라며 “정부가 계획한 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UAM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482393?sid=101&lfrom=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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