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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고 비싼 아파트로…급등장 떠받치는 3040 ‘1주택 갈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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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역 인근의 신도림대림은 ‘30대가 사랑한 아파트’다. 2017년 9월 이후 이뤄진 매수 439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7건을 30대가 매수했다. 2018년 9·13 대책 이전 5억5천만원이었던 평균 매수금액은 2019년 12·16 대책 이후 7억3천만원, 2020년 7·10 대책 이후 9억2천만원으로 주요 대책 발표 후 급등했다. 특히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전세대출 우회 갭투자 규제 등 초강력 대책으로 평가받는 2020년 6·17 대책과 7·10 대책에도 불구하고 급등장이 열리는 역효과가 났다.

 

원인이 뭘까. 투기 수요나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까지 끌어 쓰는 ‘영끌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도림대림 30대 매수자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자조서)를 분석해보면, 매수자금에 임대보증금이 포함된 사례가 7·10 대책 이전 48.5%에서 이후 29.7%로 줄었다. 신용대출 기재가 시작된 지난해 3월13일 이후 30대 매수(91건) 가운데 임대보증금 없이 주담대만 받은 사례가 43.9%(40건)로 중복대출을 받은 ‘영끌러’ 25.3%(23건)보다 많다.

 

도드라지는 점은 부동산처분대금이 포함된 사례가 7·10 대책 이전 49.7%에서 이후 79.7%로 급증한 점이다. 평균 부동산처분대금액도 1억6천만원에서 3억8천만원으로 늘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상담을 하다보면 1주택 갈아타기 수요가 이전보다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가격 상승 추세를 따라서 기존 집을 팔고 비싼 집으로 갈아타는 수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두 차례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 과열이 지속된 배경에 1주택자의 기존 주택 양도차익을 통한 갈아타기 수요가 자리잡고 있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시가 9억원 이하 주택 양도세 비과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80% 등 1주택자의 양도차익을 보장하는 실수요 우대정책이 시장 안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잠실 리센츠 부동산처분대금 비중 2배 상승

 

 

3일 <한겨레>와 한국도시연구소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조서 184주 분량(2017년 9월26일~2021년 7월14일)을 토대로 30대와 40대 매수세가 집중된 아파트 각각 10곳씩 총 20곳을 분석한 결과, 주택매입자금에서 기존 부동산처분대금 비중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 상 유주택 가능성이 높은 40대의 경우 2019년까지 평균 부동산처분대금이 40%를 넘는 아파트가 10곳 중 한곳도 없었으나 지난해 7·10 대책을 기점으로 최근 1년 동안 7곳으로 늘었다. 30대 역시 2018년 10% 대, 2019년 20%대에 그쳤던 부동산처분대금 비중이 지난해 30% 안팎으로 높아졌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의 부동산처분대금 비중은 7·10 대책 이후 41.1%까지 올라갔다. 해당 시기 평균 매수금액 21억원 가운데 8억6천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8년 9·13 대책 이전 20.6%(2억8천만원) → 2019년 12·16 대책 이전 31.2%(5억원) → 2020년 6·17 대책 이전 25.6%(4억7천만원) → 2020년 7·10 대책 이전 19.0%(3억5천만원) 등으로 진폭이 있었지만 40%를 넘은 적은 없었다.

 

6·17 대책과 7·10 대책이 잇따라 나왔지만 지난해 하반기 아파트 거래량은 전국 84만건으로 상반기 82만건보다 더 많았다. 서울도 하반기 23만건으로 상반기 24만건에 견줘 거래가 위축되지 않았다. 공황매수에 나선 2030 ‘영끌러’와 함께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1주택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주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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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 처분한 3040의 또다른 선택 ‘똘똘한 한채’ 갭투자

 

 

흥미로운 대목은 지난해 부동산처분대금이 유입된 뒤 ‘실거주 아파트’와 ‘갭투자 아파트’가 뚜렷하게 갈린 점이다. 부동산처분대금 비중 상승과 임대보증금 비중 하락이 나타나 ‘실거주’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되는 관악구 관악드림타운의 경우 2018년 임대보증금 비율이 41.3%였으나 7·10 대책 이후 8.5%로 뚝 떨어졌다. 잠실 리센츠도 임대보증금 비중이 2018년 41.1%에서 7·10 대책 이후 8.1%까지 하락했다.

 

반면 ‘똘똘한 한채’로 주목받는 일부 고가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부동산처분대금 비중 증가와 임대보증금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30대가 많이 산 송파구 파크리오는 7·10 대책 이후 임대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49%(19억3천만원 중 9억4천만원)로 2018년 9·13 대책 이전 45%(5억5천만원) → 2019년 12·16 대책 이전 36%(5억1천만원) → 2020년 6·17 대책 이전 33%(5억1천만원) → 2020년 7·10 대책 이전 39%(6억4천만원) 등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이는 부동산처분대금를 시드머니 삼아 대출이 안 나오는 ‘똘똘한 한채’를 갭투자로 마련하는 ‘투기적 실수요’일 가능성이 높다. 안명숙 루센트블록 이사는 “대출이 안 되니까 일단 갭투자로 사고 자기는 월세를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노무현 정부 때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갭이 너무 커서 갭투자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대출을 막아도 갭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이나 세제 규제가 강화되어도 시장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준호 강원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중상위 계층 실수요자들이 부동산처분대금 등 가용자원을 끌어모아서 ‘똘똘한 한채’에 올인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구분하는 정책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로는 한계…“1주택 양도세 혜택 조정”

 

 

현행 양도세 부과 체계에선 1주택자를 실수요자로 보고 양도차익에 거의 과세하지 않는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은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11월 국회에서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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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양도세 혜택이 클 경우 부동산처분대금이 있느냐 없느냐,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자산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조서 분석 결과 30대와 40대 매수가 집중(2017년 9월26일~2021년 7월14일, 매수건수 184건 이상)된 아파트는 지역별 차이가 컸다. 30대는 서울 29곳 중 노원구(4곳), 성북구(4곳), 관악구(3곳) 등 강북 소재 아파트가 많았고 강남3구에선 송파구(3곳)만 있었다. 40대는 서울 18곳 중 송파구(4곳), 강남구(3곳), 서초구(2곳) 등 강남3구가 절반으로 압구정 현대, 반포 자이, 도곡 렉슬, 대치 은마, 잠실 리센츠 등 상품성 강한 ‘똘똘한 한채’가 포진해 있다.

 

김기태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40대가 30대 보다 더 비싼 주택을 취득하는 현상은 생애주기 상 당연한 일이지만 강남에 진입하느냐 마느냐는 다른 문제”라며 “1주택 양도세를 과도하게 면제해주는 정책은 결국 젊은 계층의 갈아타기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강남3구 등 특정 지역 아파트 가격을 폭등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발전학회가 주최한 ‘부동산 정책 어디로 가야하나’ 심포지엄에서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경제금융부동산학과)는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양도세 혜택을 조정하고, 양도세 최고 세율을 45%에서 60%로 상향하자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한겨레>에 “1주택 양도세 면제는 고질적 문제지만 ‘고압선’처럼 아무도 못 건드리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다주택과 1주택에 대해 양도세를 차등 과세 하면 거래 동결효과와 같은 왜곡이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일률 과세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10178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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