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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거 다 파는’ 한진 “택배·물류에 집중한다”

  • 물류창고매매,물류센타매매

기대보다 비싸게 팔린 부산 부지… 2000억원 차입금도 상환 가능

한진그룹의 물류 계열사 한진 (47,350원▼ 850 -1.76%)이 빠른 속도로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현금 확보를 통해 부채부담을 줄이고 택배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진은 지난 4월 렌터카 사업을 6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최근 부산 범일동 부지를 306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른 부동산까지 계획대로 모두 매각될 경우 4600억원가량의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한진은 이를 바탕으로 택배·물류사업 등에 투자해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은 매물로 내놓은 범일동 부지 3필지를 3067억원에 대우건설 (3,500원▼ 25 -0.71%)에 매각하기로 했다. 당초 범일동 부지의 예상 매각가는 1200억원이었다. 예상보다 1800억원 이상 비싸게 매각된 셈이다. 처분금액은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3조5484억원의 8.64%에 달한다. 처분 예정일은 내년 1월 11일이다.

 
한진 컨테이너차량. /한진 제공
한진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렌터카사업을 롯데렌탈에 넘기고 6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동대구 및 서대구 버스터미널 등을 400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발표한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방안의 일환이다. 당시 한진은 비교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과 유휴 자산을 팔아 확보한 현금을 택배·물류 사업에 투자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에만 택배사업(850억원), 물류사업(400억원), 글로벌 부문(200억원) 등 총 1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진은 이를 통해 2023년까지 매출 3조원, 영업이익률 4%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620억원이었다.

한진의 자산 매각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인천택배터미널 부지와 원주택배터미널 부지 두 곳의 매각이 추진된다. 예상 매각 가격은 각각 340억원, 90억원이다. 매각가격이 총 45억원으로 추정되는 사택 역시 대기 중이다. 한진이 보유 중인 약 135억원 규모의 아이에스이커머스, 하나금융지주, 포스코 등 유가증권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한진 관계자는 "일단 핵심 사업과 관계없는 자산들은 연초 발표대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매각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진은 산술적으로만 보면 46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당초 계획으로는 총 144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게 목표였는데, 범일동 부지가 예상보다 비싸게 팔리면서 2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도 가능해졌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진의 자산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는 이자 비용 감소뿐 아니라 과도한 부채로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진이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모회사 한진칼 (85,600원▼ 1,300 -1.50%)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진 관계자는 "이번 자산 매각은 오로지 재무 건전성 개선과 핵심 사업 투자가 목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진 대전 메가 허브 물류센터 조감도. /한진 제공
전날 한진은 대전시와 협약을 맺고 앞으로 3년간 2580억원을 투자해 14만8230제곱미터(㎡)규모의 메가 허브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한진은 대전 메가 허브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일평균 처리 가능 택배 물량이 170만 박스에서 260만 박스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진은 전국 각 거점 지역에 택배 터미널 신·증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동화 설비 도입에도 속도를 내 지속적인 택배 수요 증가에 안정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한진은 오는 2023년까지 택배 시장점유율 20% 달성한다는 목표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 소비 트렌드 덕분에 이러한 목표 달성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유혁 애널리스트는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물동량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다. 올해 2분기 택배물동량은 시장기대치를 상회한 1억 박스로 추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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