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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부터 승계 준비한 하림, 공정위 제재로 숨고르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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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준영 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준영 씨 개인 회사인 ‘올품’을 부당지원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하림의 경영 승계 작업은 당분간 멈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준영 씨가 이미 올품을 통해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 만큼, 무리하게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늘리기보다는 속도 조절을 하며 경영 경험을 쌓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2010년부터 경영 승계를 준비했다. 공정위는 하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0년 8월 19일 작성된 ‘회장님 보고자료, 한국썸벧(올품의 전신) 및 지분이동’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확보했다. 이 보고서에는 “子에 증여하는 방식은 (향후 子가 증여받을) 법인을 경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K소유 법인(한국썸벧)에 증여하는 것이 미성년자인 子에 증여하는 것보다 과세 당국의 관심을 덜 유발시킬 수 있음(특히, 명의신탁 관련 의혹 일부 해소)”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나온 K는 김홍국 회장, 子는 준영 씨인 것으로 공정위는 해석했다.

공정위는 이 문건을 토대로 하림이 그룹 차원에서 경영 승계를 준비하고, 올품에 대한 부당 지원을 했다고 판단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당시 세운 승계 계획에 따라 한국썸벧을 증여하고, 증여한 회사를 부당 지원하는 방식으로 경영 승계를 도왔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와 관련해 하림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인 준영씨. /JKL파트너스 캡처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인 준영씨. /JKL파트너스 캡처

보고서 작성 후 다섯 달이 지난 2011년 1월, 하림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와 한국썸벧(현 한국인베스트먼트)을 지주회사 체제 밖에 존치시키면서, 이들 회사를 기업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시켰다. 김홍국 회장은 1년 후인 2012년 1월에는 한국썸벧판매의 지분 100%를 준영 씨에게 증여했다.

현재 하림지주는 김 회장이 지분 22.9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준영 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올품이 가진 하림지주 지분은 4.36%다. 올품의 100% 자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는 하림지주 지분 20.25%를 소유 중이다. 두 지분을 더하면 24.61%로, 김 회장 지분보다 많다. 하림그룹의 지주사는 하림지주이지만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는 올품이 있는 셈이다. 아들이 100% 지분을 가진 계열사가 지주사를 지배하는 전형적인 ‘옥상옥(屋上屋)’ 구조다.

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하림지주 경영기획실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며 경영 수업을 받던 준영 씨는 최근 사모펀드운용사인 JKL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다. JKL파트너스에서는 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 업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는 2015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500억원을 들여 팬오션을 인수했었다. 준영 씨가 하림지주에서 퇴사 처리가 됐는지에 대해 하림지주 관계자는 “근무 여부는 개인 정보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 제재를 앞두고 숨 고르기 차원에서 준영 씨가 회사를 옮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준영 씨의 임원 승진 등을 추진하는 것은 김 회장에게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점에서다.

최근 김 회장이 신제품 라면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해 직접 라면을 조리할 정도로 대외 행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준영 씨는 사모펀드 회사에서 투자와 M&A 경험을 쌓으며 경영 수업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하림그룹은 최근 즉석밥에 이어 라면까지 B2C(Business to Consumer·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입할 때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브랜드 지향점을 상당히 중시한다”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 중 하나인 지배구조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신제품 마케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ttps://biz.chosun.com/distribution/food/2021/10/31/CRGPKVTZG5D3PJVDNBP5MEY22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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