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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산 상장 리츠 첫 타자, '제이알글로벌' 탄생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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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을 담는 상장 리츠(REITs)로는 제이알투자운용의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설립 과정에서 국토부 담당자들이 직접 자산 투어에 나서는 등 관계 부처의 관심도 각별했다고 알려졌다. 코로나19 바로 직전 자산매입에 협의한 것 역시 천운으로 작용했으나 출발은 다소 휘청했다.

지난해 8월 상장(IPO) 당시, 코로나 19 이후 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감으로 성장주에 투심이 쏠리면서 리츠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실권주 대량 발생에 따른 오버행 이슈로 주가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높은 배당률이 강점인 만큼 오버행 리스크만 해소되면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다.

◇'안전성' 초점,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 매입

제이알투자운용은 원래부터 리츠업계에서 해외 진출에 가장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2014년 일본 도쿄 미나토구 아카사카의 스타게이트빌딩을 인수하면서 국내 첫 해외 투자 리츠를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이듬해 7월 900억원 규모의 리츠를 세우고 도쿄 근교 가와고에 있는 물류센터를 사들이기도 했다.

첫 상장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경우 2019년 하반기부터 설립 추진에 시동을 걸었으며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파이낸스 타워(Finance Tower Complex)를 핵심자산으로 삼았다. 그간 리츠 관련 조직에는 변화가 있었으나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사업 기조는 계속 동일하게 이어진 셈이다.

 


현재 조직구성을 보면 2개의 리츠사업본부 가운데 2본부가 제이알글로벌리츠를 맡고 있다. 장현석 대표(부사장)와 김자광 리츠사업2본부장 체제 하에 1팀이 제이알글로벌리츠, 2팀은 자리츠(해외자산관리) 및 제반업무를 담당하는 구조다.

이들이 벨기에를 투자처로 낙점한 이유는 브뤼셀이 유럽 내에서 비교적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은 지역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브뤼셀은 유럽연합의 수도일뿐 아니라 벨기에의 정치, 경제, 문화,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특히 파이낸스 타워는 정부산하 기관이 장기임차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치나 운용수익률에 경쟁력이 있었다. 반면 유럽 지역 중에서도 기존에 선호돼왔던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등의 비슷한 자산은 이미 몸값이 너무 올라 가격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했다. 파이낸스 타워 매매시 매수자와 협의도 순조롭게 흘러간 덕에 감정평가액(C&W) 대비 16% 정도 낮은 가격에 빌딩을 사들일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이알운용이 파이낸스 타워를 계약한 뒤로 코로나가 왔는데 처음에는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듯 하다가 다시 엄청나게 올랐다"며 "제이알운용이 아주 좋은 가격에 샀고 앞으론 쉽게 오지 않을 기회"라고 귀띔했다.

◇초라한 IPO 흥행 성적, 오버행 이슈 해소 관건

다만 공모 청약은 코로나가 닥친 이후 진행한 탓에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해외투자에 대한 불안이 만연한 데다 고성장주들이 주목받으면서 리츠는 소외됐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 측면에선 경쟁력이 충분했지만 상장 리츠에 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다소 낯설었다.

구체적으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해 8월 7일 증시에 상장했으며 9700만주를 공모해 4850억원을 모집했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이 공동으로 대표 상장주관사, 대신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이 가운데 KB증권이 전체 물량의 58.76%(5700만주), 메리츠증권이 32.99%(3200만주), 대신증권이 8.25%(800만주)를 맡았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의 경우 경쟁률이 18.48대 1로 선전했으나 공모청약에서는 경쟁률이 0.23대 1에 그치면서 대규모 미달사태가 났다. 주관사와 인수단이 실권주를 대거 떠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KB증권은 지분 26.51%를 보유한 최대주주, 메리츠증권은 17.92%를 쥔 2대 주주가 됐다.

게다가 3개월의 의무보유확약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주가가 공모가인 5000원을 밑돌았기 때문에 매각 역시 쉽지 않았다. 지난해 말 즈음 돼서야 실권주 인수물량을 조금씩 팔기 시작하면서 지분 변화가 있었고 올해 9월 기준 지분율을 보면 KB증권은 4.93%, 메리츠증권은 10.14%까지 낮아졌다.

10월 기준 주가는 주당 5500원 안팎을 등락하고 있다. 5100원대였던 올 초보다 오르긴 했으나 아직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제이알운용 관계자는 "예상한 배당률과 유사한 수준의 배당을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매도 가능성에 따른 오버행 이슈가 존재해 주가 상승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7%대 높은 배당률 유지, 추가자산 편입으로 여력 확대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배당률은 7%대 중반에 이른다. 일년에 두번 배당한다. 첫 배당은 예상배당금과 동일한 주당 153원(연환산 배당률 7.35%), 올 상반기 분인 두 번째 배당은 예상배당금 174원보다 많은 190원으로 결정됐다. 연환산 배당률로 따지면 7.6%인데 하반기 배당 예상치 역시 이와 비슷하게 제시했다. 대부분의 상장 리츠 배당률이 5%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주로서 매력이 상당하고 볼 수 있다.

 


운용수익을 최소화하면서 배당을 최대한 늘리는 방식으로 리츠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이알운용은 배당여력 확대 및 주가 부양을 위해 신규 자산 편입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498-7번가에 있는 사무용빌딩이다.

매입은 맨해튼 빌딩의 인수 비히클(vehicle)인 ‘제이알 28호’ 리츠가 제이알글로벌 리츠의 자리츠로 들어가는 형태로 이뤄진다. 제이알글로벌 리츠는 기존 자리츠인 제이알 26호 리츠를 통해 벨기에 파이낸스타워를 보유 중이며 맨해튼 빌딩이 두 번째 자리츠가 되는 셈이다.

제이알운용 관계자는 "해외 자산인 만큼 환율 리스크 및 시장 변동으로 인한 본질적인 위험을 제외하고 기초자산의 질, 임대수익, 매각을 포함한 운용기대수익, 세금 절세가 가능한 투자구조 등을 모두 고려해 안정적인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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