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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50% 내려도 역부족”…코로나 직격탄에 공실 쌓인 명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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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방문한 명동거리에는 임대 표지판을 붙이고 내부를 비운 수많은 상가들이 눈에 띄었다. 사진=신민경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명동이 이렇게 변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21일 오후 1시 명동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전모(30대·여)씨는 텅텅 비어 있는 명동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소회를 전했다. 3년 전 친구와 쇼핑할 겸 들렀다 사람에 치여 질려버린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는 전씨는 180도 바뀌어 버린 명동 모습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라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명동 소상공인이 어렵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실제로 와 보니 현실이 실감 난다고 전씨는 염려했다.

국내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며 수억원대 임대료를 자랑했던 명동거리가 텅텅 비어지기 시작했다. 건물들을 메웠던 상점들이 연달아 명동을 벗어나면서 이날 방문한 명동가의 상가 수많은 공실엔 임대 딱지만이 붙어 있었다.

명동 중앙로에서 22년째 가판대 장사를 해왔다는 김모(56)씨는 지난해부터 군데군데 공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장사를 오래했지만 이렇게 명동 상가가 비어있는 건 처음 봐요. 매장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게 지난해 7~8월부터였나봐요. 하나, 둘 나가기 시작하더니 건물 통째로 임대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명동 중앙로에만 공실로 나온 곳이 열 군데가 넘어요. 뒤쪽 1번가 쪽으로 가면 공실이 더 많아 유령도시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명동에서 음식점을 시작한 지 5년째에 접어든 김모(50대)씨도 동료들이 사라져간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코로나19 전에는 외국인 손님, 한국인 손님으로 가게가 붐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며 “정신 없어도 골목 상인들끼리 으쌰으쌰 힘내며 장사를 하는 게 낙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손님이 줄고 거리가 한산해지자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나가는 곳들이 많아졌다”며 “장사가 되지 않으면 이 금싸라기 땅 임대료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명동거리 행인들도 싸늘해진 명동 상권 분위기를 인지할 정도다. 명동에서 친구들을 자주 만난다는 60대 주부 김모씨는 “명동에 자주 오는 편인데 최근 몇 달 들어 휑한 분위기가 감돈다”며 “예전부터 명동은 쇼핑의 메카라고 불렸지만 최근 들어 상점들이 많이 사라져 필요한 물건을 사지 못할 때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에서 가장 많이 자취를 감춘 업종은 ‘화장품’이다. 20년째 명동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김모(70대)씨는 “코로나19 전에는 중국 큰손들이 화장품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서 쓸어가곤 했다”며 “이를 타깃으로 한 화장품 가게들이 명동 거리에 참 많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업종도 중국인을 상대로 장사한 화장품 가게들이었다”며 “계약 만기가 도래하자 우수수 명동을 빠져나갔다”고 부연했다.

명동 상가 공실이 40%에 육박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김씨는 “명동 중앙로만 보면 공실이 40%에 육박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거래가 없어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힘든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김씨는 “최근 상가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곳들이 많아졌다”며 “건물주 대부분도 은행 대출을 끼고 건물을 산 사람들이다. 임대 없이는 건물주들도 은행 대출 이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버틸 재간이 있겠느냐. 외국인 상대로 했던 상권 트렌드가 크게 바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에는 이미 화장품 공장 포화상태로 이전처럼 중국인들이 명동에서 화장품이나 제품을 살 이유가 없어졌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건물주들의 대책 아니겠냐”고 의도를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외국인 관광객에 치우쳐졌던 명동 상권이 이제는 내수 고객으로 변화해야 할 때가 아니겠느냐”며 “명동에 새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110210201#_enli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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