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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해운대 '시그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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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 이어 롯데·신세계 출격… 지역 관광 활성화 vs 출혈 경쟁 우려

본격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부산의 신규 특급호텔 대전(大戰)이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에 이어 국내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차례로 새 호텔을 열며 부산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기존 지역 내 특급호텔들도 대비에 나서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롯데호텔의 프리미엄 랜드마크 호텔 브랜드 ‘시그니엘 부산’이 문을 열었다. 롯데호텔의 최상위 브랜드 시그니엘의 두 번째 지점으로, 부산 해운대 지역에 럭셔리 호텔이 들어서는 건 2013년 파크하얏트 부산 개관 이후 7년 만이다.

 
17일 문을 연 롯데호텔의 ‘시그니엘 부산’ 전경. /호텔롯데 제공
시그니엘 부산은 지역 최고층 빌딩(101층)인 엘시티 타워 지상 3~19층에 260실 규모로 들어선다. 전 객실이 파노라믹 오션뷰로, ‘시그니엘 서울’에는 없는 뷔페 레스토랑 ‘더 뷰’를 비롯해 친환경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샹테카이 스파’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야외 인피니티 풀과 웨딩홀 등도 운영하며, 가족 단위 휴양객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패밀리·키즈 라운지 등도 마련했다.

이날 ‘시그니엘 부산’ 개관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황각규 부회장과 송용덕 부회장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최고위 경영진이 부산 현장을 찾은 건 이례적이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사업 시작부터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호텔롯데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이 7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고, 매출액은 1조874억원으로 34.5% 줄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이미 호텔 사업 확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향후 5년간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 약 1만5000개인 전 세계 객실을 2배 수준인 3만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도 지난달 29일 부산 송도 해수욕장 중심부에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비치’를 열었다.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비치는 높이 22층의 규모로 총 179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모든 객실은 오션뷰로, 최고층인 22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송도 키친’을 비롯해 갤러리 카페 등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도 부산 특급호텔 대전에 가세할 예정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오는 8월 해운대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을 리모델링해 ‘그랜드 조선 부산’을 열 계획이다. 시그니엘 부산과는 직선거리로 500m 정도 떨어져 있어, 후발 주자로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8월 개관 예정인 신세계조선호텔의 ‘그랜드조선 부산’ 조감도. /신세계조선호텔 제공
‘그랜드 조선’은 신세계조선호텔의 새로운 5성급 독자 브랜드로, 럭셔리 브랜드인 ‘웨스틴 조선호텔’ 다음 등급인 ‘어퍼 업스케일’급이다. 객실은 330실 규모다. 신세계는 해운대에 있는 웨스틴조선호텔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신규 호텔들의 출사표에 기존 부산 지역 특급호텔들도 대비에 나섰다. 4년 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2017년 문을 연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지난달 신관에 새 오션풀 루프탑을 열고 관련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코브’는 지난 4월 씨푸드 앤 그릴 레스토랑 ‘라메르’를 리뉴얼 오픈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로 늘어난 국내 신혼여행 수요를 겨냥한 프로모션과 여름 휴가철 호캉스족(族)을 위한 얼리 서머 프로모션 등을 일찌감치 선보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특급호텔들의 잇따른 출점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이사는 "시그니엘 부산은 코로나 19로 인해 위축된 부산 관광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 역시 "매출 타격보다 부산 전체는 물론 특히 해운대 관광 콘텐츠가 활성화하며 호텔은 동반 성장하고, 고객은 더 나은 만족감을 느끼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또다른 호
텔 관계자는 "이미 해운대에만 10여개 호텔이 몰려 있는 상황이어서 출혈 경쟁이 우려된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기존에 부산에서 열렸던 각종 대형 국제 행사들도 취소돼 사실상 온전히 국내 수요에만 기대야 하는 상황으로 부담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해운대그랜드호텔은 경쟁 업체 증가에 따른 경영난으로 23년 만에 문을 닫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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