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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건희 회장 소유했던 빌라 185억 찍었다…국내 최고 매매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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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전용 273.64㎡ 아파트가 185억원에 매매돼 국내 최고 거래가를 기록한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전경. [이충우 기자]
사진설명지난달 16일 전용 273.64㎡ 아파트가 185억원에 매매돼 국내 최고 거래가를 기록한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전경. [이충우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가 최근 185억원에 거래됐다.

우리나라 공동주택(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거래 가운데 역대 최고 가격이다. 트라움하우스 5차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유했던 고급 연립주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공시가격 1위였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전용면적 273.64㎡(4층·공급 141평형)가 지난달 16일 185억원에 거래됐다. 2008년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 120억7550만원으로 공동주택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약 13년 만에 65억원가량 더 높은 값에 거래된 것이다. 이곳은 주거시설 최초로 진도 7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지하 방공호가 설계돼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2년 1차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급된 트라움하우스는 1·2·3·5차로 구성됐고, 가장 마지막인 5차는 2003년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 후 18년이 지나는 동안 8건밖에 거래되지 않을 정도로 거래 횟수가 적었던 곳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매매가격 50억원 이상 단지를 초고가 주택으로 분류한다. 서울 강남권과 용산·성수 등지에 있는데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며 거래 자체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거래가 이뤄지며 줄줄이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과 초고가 주택이라는 희소성, 복수의 주택보다 고가 주택 한 채를 선호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겹치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파르크한남'은 전용 268.67㎡가 지난달 9일 108억원에 거래되면서 용산에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앞서 8월 4일 같은 면적이 100억원에 거래된 후 한 달 만에 8억원 상승한 것이다. 한남동에 있는 또 다른 고급 아파트인 '나인원한남' 전용 206.89㎡ 역시 7월 7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5월만 해도 60억~69억원에 거래됐는데 두 달 만에 70억원을 깬 것이다.

성수동에선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93㎡ 매매가격이 지난달 29일 8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올 3월만 해도 같은 평형이 59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25억원(42.0%)이 뛰었다. 강남권에선 압구정동과 반포동이 눈에 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8차' 전용 210.1㎡는 지난달 23일 72억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66억원·2021년7월)보다 6억원 뛰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6㎡는 8월에 65억원이라는 최고가를 쓰며 직전 거래(46억원·2020년 8월)보다 19억원이 상승했다. 특히 압구정동은 지난 4월부터 시행된 토지거래허가제로 실거주 목적의 매입만 허용되고,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주요 단지에서 거래가 될 때마다 최고 거래 가격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5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이 같은 약진 현상에 대해 △넘치는 유동성 △똘똘한 한 채 심리 △초고가 주택의 희소성 등이 결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우선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역대 최대치를 계속 깨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8월 평균 광의통화량(M2)은 3494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0조5000억원(1.5%) 증가했다. 월간 증가액 50조5000억원은 2001년 12월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를 뜻하는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 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정부 부동산 규제가 다주택자에게 집중되면서 심해진 '똘똘한 한 채' 현상도 초고가 주택 선호를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지의 상징적인 의미와 자산의 희소성이 있는 만큼 선호도가 높고, 부동산 세제 강화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최고 가격이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https://www.mk.co.kr/news/realestate/view/2021/10/990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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