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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삼국열전⑤] 플랫폼 프리미엄 종말…시장 주도권 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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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모바일 간편이체 토스를 앞세운 토스뱅크가 3호 인터넷은행으로 정식 출범했다. 편의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이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성장 가능성, 기존 은행과의 경쟁을 통한 금융산업 구조 변화 등에 대해 은행 전문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의견을 들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이 참여했다.



Q. 최근 인터넷 은행들의 성장세가 가속화된 이유와 배경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준섭: 먼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등장입니다.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 같은 거대한 핀테크 기업이 등장하면서, 은행업 진출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금융 플랫폼 전략에서 은행업 라이선스가 갖는 효용이 크다는 점입니다.

강승건: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 은행들이 최근에 설립된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자본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뿐입니다. 다만 최근 증자, IPO 등을 통해 대출 여력이 크게 성장하면서 여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상황입니다.

김지영: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채널이 강화된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인터넷 전문은행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IPO 과정 흥행과 성공을 거두면서 관심이 집중된 영향도 있겠습니다.

김현기: 요 몇 년사이 은행 사업 내에서 인터넷, 모바일로의 채널 전환이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들던 중저신용자들의 대출이 간편해지면서 사용자들이 빠르게 늘어난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Q. 인터넷 은행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준섭: 본래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가 없는 만큼 절감한 고정비가 고객들에게 더 많은 금리 혜택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지금까지는 금리 혜택보다는 주로 높은 편의성, 24주 적금과 같은 독특한 상품에 차별점이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강승건: 기존 은행과 가장 큰 차이를 말씀드린다면 지점이 없어 경비율이 낮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은행들은 낮은 경비율을 바탕으로 상품에 대한 마진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상품 출시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 은행들과의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인터넷 은행이라는 게 말 그대로 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회사이다 보니 접근성이 기존 은행들에 상대적으로 좋게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최근 기존 은행들도 개편을 통해 편의성을 개선하면서 격차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정기예금 금리와 같은 금리와 고신용자들이 간편하게 소액의 돈을 간편하게 빌릴 수 있었던 점 등이 사용자 유입을 확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Q. 금융당국이 최근 인터넷 은행 등에 중저신용자 비율 조정을 주문했습니다. 비율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질까요?

정준섭: 금융 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킨 취지 중 하나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있는 만큼, 당장 중금리 대출 확대 요구를 거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 상황에 따라 비율 조정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현시점에서 이를 예상하는 건 시기상조인 듯합니다.


강승건: 이 부분은 각 은행이 대출 정책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과거 카카오뱅크 등은 고신용자들에겐 금리를 올리고, 중신용자에게는 금리를 낮춰서 중저신용자의 비율을 끌어올리려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에 이런 정책들이 이어진다면 명시된 비중을 채우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러나 향후 리스크관리가 잘되는지 안되는지, 전체 신용 여신에 대한 성장을 끌어낼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김지영: 정부는 인터넷 은행 초기부터 중신용자 대출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인허가를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이런 중저신용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비율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기: 현재 인터넷은행들은 정부가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맞추더라고 전체 규모대비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여유로운 상황으로 파악됩니다. 아울러 IPO, 증자 등을 통해 자본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성장성 측면을 우려도 적다고 보고있습니다.

Q. 인터넷은행을 플랫폼으로 봐야 할까요?

정준섭: 저는 금융 산업의 리테일 채널이 금융 플랫폼 중심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는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모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기존 빅테크 플랫폼이 누리던 규제 차익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강승건: 기존 은행들 또한 과거 세금, 보험, 증권 연계 계좌 개설 등 플랫폼의 역할을 해온 것을 생각하면 인터넷 은행의 플랫폼으로 프리미엄이 다소 무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능의 강화와 매출의 비중의 차이일 뿐입니다

김지영: 인터넷 은행들은 금융 플랫폼의 확장성을 보유한 은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단순히 플랫폼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일정 규모로 성장하더라도 기존 은행들보다 좀 더 개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기존 은행 업무 범위 내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김현기: 현재 증시에서의 카카오뱅크 밸류에이션을 보면 시장은 인터넷 은행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은행 라이선스를 지닌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케이뱅크는 BC카드-KT 등으로의 지배구조로 되어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획기적인 금융상품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은 추가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시중은행 vs 인터넷 은행’ 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정준섭: 당분간(1~2년간) 인터넷은행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은행 간 경쟁 심화,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 때문에 시중은행과 금리 경쟁을 펼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 동안 전통 은행이 높은 수준의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지 여부에 따라, 중장기적인 리테일 금융 시장 주도권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강승건: 기존 은행들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인터넷은행들이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말할 수 없어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당분간 좀 혼란스러운 국면이 이어질 것을 보입니다. 결국 시중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경비율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이들의 대립 구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영: 시중은행의 비용 효율을 위해선 지점을 없애야 하지만, 지점을 갑자기 줄이기에는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각자만의 특화 서비스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점 자체를 활용하거나 PB영역의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넷은행들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수료 인하나 새로운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현기: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구도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습니다. 초기에는 시중은행들이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통해 영향력 있는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대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 입법 중이 마이페이먼트, 결제 라이선스 등 굵직한 사안들이 아직 남아있어 어느 쪽이 우위에 설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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