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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논란 중심에 선 하나은행, 어떻게 엮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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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논란과 관련해 하나은행이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놓고 의혹이 봇물터지듯 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신생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시행사 ‘성남의뜰’을 만들었다. 성남의뜰은 대장동 사업을 위해 꾸린 일회성 특수목적금융투자회사(PFV)로 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하나자산신탁 등이 참여했다.

하나은행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표 주관사라는 지위를 감안하더라도 대장동 사업의 판을 짜는 데 깊숙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성남의뜰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가 고정된 배당을 받는 우선주를 받고, 화천대유와 SK증권의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참여한 천화동인 1~7호 회사가 보통주를 취득한 구조를 갖고 있다. 우선주는 93%, 보통주는 7%다.

천화동인 1~7호는 유동규, 김만배, 남욱 등 개인들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익 대부분이 보통주를 가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받는 구조다. 이 판을 ‘설계’하는 데 하나은행이 얼마나 개입했느냐가 의혹의 핵심이다. 하나은행은 성남의뜰 지분 14%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2250억원을 장기차입금 명목으로 빌려줬다.

7일까지 이틀간 금융권 국정감사에서 연일 하나은행과 관련한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금융당국 수장들은 “일단 검·경의 수사가 먼저”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실무자인 하나은행 관계자를 불러 조사 중이다.

서울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서울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 하나은행컨소의 평가점수는 경쟁사에 비해 우수했을까

하나은행과 관련해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혹 중 하나는 이들이 주관한 컨소시엄 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다.

때는 대장동 개발 의혹 민간 사업자 모집 공고 지침서가 발표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감 기한인 그해 3월 26일 사업계획서를 낸 곳은 ▲하나은행컨소시엄 ▲산업은행컨소시엄(산업은행·부산은행·전북은행·대우증권) ▲메리츠증권컨소시엄(메리츠종합금융증권·외환은행) 세곳이었다.

사업계획(650점)과 운영계획(350점) 등 총 1000점을 만점으로 하는 당시 공모지침 평가 항목에는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운영 계획’(20점)이 포함됐다.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중 AMC를 직접 포함했던 곳은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유일했기에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수 있었다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산업은행컨소시엄과 메리츠컨소시엄도 각각 사업계획서에 AMC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은 ‘대장동자산개발’이라는 구체적인 법인명도 기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AMC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 만든다”며 “설립 예정으로 제출했다고 해서 감점 요소가 되는지, 반대로 이미 AMC를 설립해 끼워넣었다고 해서 가산점을 줄 사안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컨소시엄의 입찰 경쟁력이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 떨어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3개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를 비교해보면 ‘자금조달 계획’(250점) 부문을 가늠할 수 있는 자금조달 규모나 적정금리 면에서 두 경쟁사의 조건이 하나은행컨소시엄에 비해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수익 배분’(70점) 항목에서는 메리츠컨소시엄이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내정해두고 나머지 경쟁사를 들러리 세운 이른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라)식 입찰 아녔느냐는 말이 나온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심사 채점표와 회의록이 공개되지 않아 특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나, 평가 과정이 공정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남 대장시 프로젝트 입찰 당시 산업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
 
성남 대장시 프로젝트 입찰 당시 산업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

◇ 성남의뜰은 하나은행에 왜 수수료 100억을 추가 지급했나

하나은행은 프로젝트 사업자 성남의뜰로부터 약정된 수수료 200억원 외에 추가로 100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18년 사업 주관 수수료로 200억원을 지급받았다. 200억원은 PF 금융 주관을 맡아 대출금을 조달한 데 따른 대가로 당초 약정된 수수료 금액이었다.

그런데 1년도 채 되지 않은 2019년 1월, 성남의뜰은 하나은행에 다시 한번 100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윤 의원은 “이미 200억원 지급으로 법적 정산이 끝났는데 기존 수수료의 50%를 추가 지급한 것을 단지 선의라고 봐야 하느냐”라며 “생각보다 수익이 많이 나서 돈 잔치 하느라 준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2016년 말 주관사 약정을 할 때 200억원 수수료와 더해서 기여도를 감안해 추가 수수료를 협의지급하겠다는 협약을 했다”며 “계약상의 내용을 따른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수수료 추가 지급 과정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하나은행은 “성남의뜰 대표이사의 전결로 추가 지급을 받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성남의뜰 대표이사인 고모 변호사와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가 대학 동문이라는 점을 들어 일각에선 화천대유의 입김이 작용한 조처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성남의뜰 대표가 전결처리를 해서 줬는데, 이게 정상적이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전 하나은행 부행장이 화천대유 고문… 금융권 출신은 유일

하나은행은 화천대유 고문단 목록에서도 거론된다. 한때 하나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이현주 전 하나은행 부행장은 2015년 말 물러난 뒤 2017년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했다. 법조인 일색인 화천대유 고문단에서 유일한 금융권 인사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측은 “화천대유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부행장은 외환은행과의 통합 후속조치로 하나은행의 미국 LA와 애틀랜타 지점 설립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이 없다”며 “단순 금융업무 관련 고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이모 부동산금융섹션 부장도 오르내리고 있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부장과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유착 관계에 있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그는 성남의뜰에서 하나은행 몫의 이사를 지낸 인물로도 알려졌다. 이 부장은 현재도 같은 부서에서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태스크포스(TF) 측은 하나은행과 관련한 이런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하나은행에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화천대유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맺은 주주 간 계약서, 사업 공모 제안서 등 사적 계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또 오는 21일 열릴 종합감사 때 이 전 부행장과 이 부장 등에 대한 증인 출석을 다시 요청할 계획이다.

https://biz.chosun.com/stock/finance/2021/10/07/CZH3JWXTDNCX3LEXS62RBNKK4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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