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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은행들 ‘영업 점포 다이어트’

“문 닫은 점포, 필요 없는 부동산 내놓습니다.”

시중은행들이 폐쇄한 점포를 공매 물건으로 내놓는 등 보유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급감하면서 ‘지점 다이어트’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유휴 부동산 정리도 본격화된 셈이다.

17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올해 1∼4월 온비드(온라인 공공자산처분시스템) 입찰 물건 수는 4만19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5594건)보다 18% 증가했다. 온비드는 캠코 등 공공기관의 압류재산은 물론이고 은행, 투자신탁회사 등에서 내놓은 부동산 물건들의 공매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특히 공공기관을 제외한 은행, 보험, 신탁회사 등 이용 법인들이 공고를 낸 물건이 지난해 1∼4월 1만287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엔 1만6135건으로 57%나 껑충 뛰었다.

입찰 물건이 크게 증가한 것은 온비드 이용 기관이 확대된 덕분이기도 하지만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보유 부동산 매각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은행은 2월 경남 창원시, 부산, 대전, 전남 순천시 등지의 7개 지점 매각을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4월 약 500억 원 상당의 충북 진천연수원 부지를 온비드에 내놓기도 했다. 연수원 건립이 백지화됨에 따라 쓸모없어진 땅을 처분하기 위해서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으로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대형 연수원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주요


5월에도 국민은행은 온비드를 통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지점과 노원구 상계동 지점 등 보유 점포 및 건물 총 9곳을 매각한다고 공고를 냈다. 꾸준히 지점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무려 27건의 부동산 물건을 내놓았다. 이 중 25곳이 점포로 사용되던 곳으로, 최저 입찰가 기준 1200억여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은행들은 점포 축소에 따라 부동산 매각이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화에 따라 점포를 찾는 고객이 계속 줄어드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영업의 중심이 급격하게 비대면(非對面)으로 옮겨가면서, 점포 통폐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에 따르면 4개 은행의 영업 점포(지점·출장소 등)는 지난해 말 3525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3452개로 줄었다. 앞으로도 더 줄어들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2분기(4∼6월)에만 26개 점포를 추가로 통폐합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상반기에 37개 점포를 정리하고, 이어 하반기에도 15개 점포를 추가로 통폐합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부동산 매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코로나19 피해 기업 및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 지원으로 은행들의 부담이 커져가는 상황이 현금을 쌓아두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한 대출에 금융회사들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갑자기 크게 늘어난 기업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는 데다, 시장금리가 더 낮아져 순이자마진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자산건전성이 나빠지는 가운데 수익성도 악화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00617/101560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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