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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반려견 데리고 출근을?…집 닮은 오피스가 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지나가면 ‘콩나물’ 지하철과 만원 버스를 갈아타며 빠듯하게 출퇴근 시간을 맞춘 직장 선배의 전쟁 같은 무용담을 듣게 될까, 아니면 꽉 막힌 출근길에서 한때 누린 재택근무의 ‘호사스런 추억’을 소환하게 될까?

일상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코로나 19가 의식주 등 생활의 3대 기본 요소를 넘어 경제 활동의 본거지인 일터마저 바꿔 놓을 태세다.

바이러스 방역과 질병 예방 차원에서 이뤄진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무공간에 대한 수요 변화가 시작되면서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의 사무실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고, 오피스 수요∙공급 패턴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무실을 닮은 집이 오피스 시장 수요를 채갈지,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건재할지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상에 불확실성을 뿌려 놓은 코로나 19는 일터인 사무실을 어떻게 바꿔 놓고, 앞으로 우린 어떤 모습으로 일하게 될까.

 
대형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변. /조선 DB
⃟"혼란은 잠시…어떻게든 살아남을 것"

비대면 사회가 오더라도 기본적인 오피스 수요는 꾸준히 뒷받침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꽤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경제 위축으로 사무실 수요가 감소할 수 있으나, 중장기 관점에선 바이러스 질병 원인으로 오피스 수요가 급감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잡히기 전까지는 경제 위축에 따라 오피스 수요가 한동안 줄어들겠지만, 감염 문제가 해결 국면에 들어서면 위축됐던 (오피스)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는 그는 "재택근무를 최초로 실시한 IBM도 업무 효율성 문제로 재택 근무를 없앴다"며 "오피스 수요는 바이러스 변수가 아닌 업무 효율성과 경기에 따라 좌우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사스(SARS)가 창궐했던 2000년대 초반 홍콩의 경우 오피스 시장이 거의 무너질 정도로 휘청였지만, 질병이 잠잠해진 뒤로는 다시 정상을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무실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수요 면적 총량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업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영한 사무실 공간을 꾸리게 되면 1인당 사용 면적이 더 넓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택근무에 따른 오피스 수요 면적 감소를 상쇄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양영준 제주대 부동산관리학과 교수는 "회사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는데, 재택근무 이후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진 기업들은 근무 유연성이란 이유로 오피스 면적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1인당 오피스 면적 증가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주거 수준이 올라갈수록 1인당 주거 공간이 늘어나는 것처럼, 경제성장에 따라 사무 면적이 넓어질 가능성도 있는 터라, 코로나라는 변수만으로 오피스 시장이 고꾸라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브렛 화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오피스 수요 면적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재택근무 같은 유연한 사무 환경을 갖추게 되면 사무실을 사용하는 직원 수가 줄어든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서울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
⃟"반려견도 OK?…오피스 진화 변곡점이 될까"

코로나 19가 일상의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오피스 수요∙공급의 틀을 바꿔 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오피스를 닮은 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비슷하게, 집을 닮은 사무실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비대면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밀폐된 칸막이로 공간 구분을 확실히 하거나 모든 직원에게 독립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오피스 등장도 예상해볼 수 있다.

영국의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오피스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office)’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어쩌면 오피스 시대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며 오피스의 진화 가능성을 보도했다.

트위터가 무기한 재택근무를 허용한 데 이어 페이스북과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슬랙 등이 직원 안전 등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상시 근무 체제로 택할 수 있도록 나서고 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의 일부 회사들이 반려견과 함께 출근하는 것도 허용하는 등 ‘집을 닮은 사무실’로 젊은 직원들의 이직 방지에 나서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양영준 제주대 교수는 "대기업의 경우 큰 공간을 구획한 후에 파티션 등으로 팀이나 조직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염을 방지하기 공간이 구분된 사무실을 선호하는 쪽으로 오피스 수요 패턴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FT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존 오피스 근무 환경에 대한 ‘등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
 

은 "지금까지 오피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히던 것들이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어울리지 않게 됐다"며 "언젠가는 오피스 시장이 다시 열리겠지만, 그때는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일반 주거용 건물은 물론 오피스도 개별 냉난방과 환기 등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설계가 강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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