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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원까지 간다, 한남뉴타운 미래 궁금하면 반포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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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예정지.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예정지.

9월 15일 오전 11시에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한남뉴타운). 재건축·재개발 전문가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이 탄성을 내뱉었다. 한남뉴타운 재개발 예정지에서 조망하니 한강과 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남동·이태원동에 걸친 한남뉴타운 정비사업은 서울 강북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 2003년 뉴타운 지정 후 주민 이해관계가 얽혀 개발이 지연됐다.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한 3구역을 필두로 2구역이 10월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4·5구역은 각각 조합설립인가 단계, 1구역은 정비구역 해제 후 민간 재개발이 거론된다(지도 참조). 투벤저스가 김제경 소장과 일대 5개 포스트 임장(臨場)에 나서 한남뉴타운 투자가치를 따져봤다.
 

“아파트와 다른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9월 15일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오른쪽)과 기자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 이태원동 일대 고급 단독주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조영철 기자]

9월 15일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오른쪽)과 기자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 이태원동 일대 고급 단독주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조영철 기자]

① ‘그사세’ 한남동·이태원동 단독주택지역

김 소장이 가장 먼저 꼽은 임장 포스트는 한남동·이태원동 단독주택지역.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을 사이에 두고 한남뉴타운 재개발 예정지와 마주하고 있다. 각국 대사관저와 담장 높은 큰 집이 즐비하다. 당장 도시재정비와 관련 없는 이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소장이 “이곳에서 임장을 시작한 이유가 있다. ‘한남동’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라며 운을 띄웠다.

“이곳이 말로만 듣던, 재벌가가 많이 산다는 한남동·이태원동의 단독주택지역이다. 이른바 ‘진짜 부촌’ 하면 평창동, 성북동과 함께 한남동을 꼽는다. 현재는 이태원역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본 두 한남동의 이미지가 다르긴 하다. 그럼에도 같은 동네다. 재개발 전부터 부촌 이미지가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이곳 단독주택 시세는 어느 정도인가.

“보통 주택과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대개 아파트 가격은 비싸도 수십억 원대다. 이곳 주택은 기본적으로 100억 원이 넘는다. 재벌그룹 회장이 사는,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 느낌이다(웃음). 한남뉴타운에 건설된 아파트는 이곳 단독주택과는 사실상 다른 시장에서 거래된다. 그럼에도 고급 단독주택가에 인접하면 가격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

 

한남뉴타운 예정지 전경. [조영철 기자]

한남뉴타운 예정지 전경. [조영철 기자]

② 한눈에 조망하니… 단점이자 장점, 언덕 위 입지

“한남뉴타운 전체 지세를 조망할 명당이 있다”는 김 소장의 말에 향한 곳은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측 허가를 받고 들어간 야외 주차장에서 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김 소장이 건너편 한남뉴타운 예정지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건너편 교회(한광교회) 밑 언덕으로 주택이 빼곡한 곳이 바로 한남뉴타운이다. 한눈에 보이는 특징이 바로 경사가 꽤 심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접근하기 어려운 언덕이라는 것은 단점일 수 있다. 다만 지대가 높은 덕분에 저층도 한강과 남산 등 주변을 조망할 수 있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생활에 불편하진 않을까.

“최근 아파트 단지를 입체적으로 설계하는 추세다. 자동차에 타서 저지대로 진입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지대로 이동하는 식이다. 언덕에 입지한 단지도 생활 편의성이 높아졌다.”

 

“송파 헬리오시티보다 높은 일반분양 비율”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 예정지에서 바라본 한강 풍경. [조영철 기자]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 예정지에서 바라본 한강 풍경. [조영철 기자]

③ “한강 뷰만 10억 가치” 재개발 선두 3구역

이태원역 이북 남산 기슭에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한남뉴타운 임장을 시작했다. 김 소장이 “현재 재개발 진척 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태원로 큰길가에서 모스크(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를 지나 이태원우사단길을 따라 3구역 한가운데로 진입했다.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 ‘꼭대기교회’로 불리는 한광교회. 교회 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예배당 뒤뜰에 들어서니 주변 재개발 예정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3구역을 주목하는 이유는?

“재개발사업에서 빠른 진척 속도는 상당한 장점이다. 한남뉴타운에서 중요한 요소가 한강이다. 면적이 가장 넓은 3구역(39만3729㎡)을 두고선 ‘너무 넓어 한강이 잘 안 보이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실제 보니 어떤가. 남산부터 한강까지 탁 트여 있지 않은가. 한강 뷰만 해도 10억 원어치라고 할 수 있다.”

고도제한 탓에 초고층 개발이 불가하다. 경제성이 낮지 않을지.

“이 일대는 남산 경관 보호를 위한 고도제한(90m) 때문에 아파트를 22층 높이까지만 지을 수 있다. 고도제한 자체가 재개발사업의 경제성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경제성·사업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일반분양 가구수 대비 조합원 가구수 비율이다. 물론 그런 점을 고려해도 3구역은 한남뉴타운뿐 아니라 다른 재개발지역과 비교해도 일견 사업성이 좋지 않은 듯하다. 이른바 ‘지분 쪼개기’가 많이 이뤄진 탓이다. 다만 주목할 것은 3구역이 전체 5000가구(5816가구)를 훌쩍 넘는 대단지라는 점이다. 그중 일반분양 가구가 1000가구 정도다.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가 9510가구인데 그중 일반분양분은 약 1500가구였다. 그렇다 보니 3구역도 ‘사업성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여론이 생긴다. 핵심은 재개발 아파트를 실제 얼마에 분양해 어느 정도 가격대가 형성될지다.”

 

한남뉴타운 예정지 주택가. [조영철 기자]

한남뉴타운 예정지 주택가. [조영철 기자]

④ 노후 빌라에서 반포급 아파트로?

인접한 2·3구역을 함께 둘러보니 2~3층 높이 빌라가 빼곡하다. 중간 중간 세계요리식당을 비롯해 젊은이가 즐겨 찾는 ‘힙’한 점포도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 건물이 노후했다. 차량이 오가는 우사단길 근처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급경사 골목길 쪽으로 갈수록 빈집이 늘었다. 김 소장은 “집주인들이 곧 허물 집에 투자를 꺼린다. 생활 여건이 좋지 않아 전세가 자체는 낮다. 시세는 1억 원가량으로, 큰길과 가까워 교통이 편리한 곳도 1억5000만 원 정도”라면서 “공실도 굉장히 많다. 재개발을 앞두고 생활환경이 나빠져 슬럼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한남뉴타운 투자에 필요한 비용은?

“현금 기준 최소 22억~23억 원이 필요하다(전용면적 85㎡ 입주권 기준). 구역별 가격 차이는 거의 없다. ‘재개발 추진 속도가 빠르다’ ‘사업성 좋다’ ‘입지가 우수하다’ 등 제각각 이유로 가격이 비슷하게 올랐다. 여기에 1억 원가량의 세입자 전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낼 분담금까지 생각하면 총 매입가는 30억 원에 육박한다.”

그 정도 가치가 있나.

“지금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가격이 어느 정도인 줄 아는가. 40억 원에 가깝다(8월 25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실거래가 37억5000만 원). 최근 일반분양이 끝난 인근 레미안원베일리는 그보다 가격이 더 높아질 것이다(6월 29일 전용면적 133.91㎡ 입주권 거래가 46억9508만 원). 부동산시장에선 흔히 반포를 통해 한남뉴타운의 미래를 내다본다. 그런 점에서 한남뉴타운도 향후 50억 원까지 뛸 가능성이 높다.”

투자 시 주의할 점은?

“재개발 투자에서 공통적으로 주의할 게 있다. 내가 산 물건으로 입주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잘 확인해야 한다. 재개발 예정지 빌라를 수십억 원 들여 사는 이유가 궁극적으로 무엇이겠나. 재개발 후 아파트를 받기 위해서 아닌가. 막상 샀다가 현금청산을 당하면 큰일이다. 재건축지역은 입주권 확인이 비교적 쉽다. 원래 주거지도 아파트이므로 동호수가 나와 있다. 재개발지역도 빌라는 그나마 깔끔한 편이다. 다만 협동주택(토지는 공유지분, 건축물은 다세대주택처럼 각각 구분소유)이나 땅콩주택 등 소유관계가 복잡하면 매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무허가 주택 등 원칙적으로 입주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 물건도 피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5년 내 재당첨 금지 같은 규제도 유의해야 한다.”

 

서울 용산구 나인원 한남. [조영철 기자]

서울 용산구 나인원 한남. [조영철 기자]

⑤ 이웃한 ‘선배’ 고급 아파트 ‘나인원 한남’

임장을 마무리하기로 한 곳은 한남대교 북단에서 남산을 잇는 왕복 10차선 한남대교 위 육교. 기자가 “재개발 후 아파트 한 채 가격이 50억 원까지 높아진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하자 김 소장이 보여줄 것이 있단다. 육교 위 남산 방향을 바라보자 4층 높이 아파트들이 눈에 띈다. 주한 미군 가족들이 살던 한남외국인아파트 부지에 2019년 준공한 나인원 한남이다. 7월 24일 전용면적 206㎡가 72억8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건너편 인도로 내려가 한강 방향으로 15m가량 걸으면 한남더힐(옛 단국대 부지에 2011년 준공)도 보인다. 모두 최고급 아파트 단지로 유명하다. 김 소장은 나인원 한남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층 타운하우스로 ‘나인원 한남’ 따라잡나

“나인원 한남, 한남더힐 모두 법적으로는 아파트지만 고급 타운하우스 같은 느낌을 준다. 3구역도 저층 아파트는 타운하우스처럼 짓는다는 얘기가 있다. (한남뉴타운에서) 대형 평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인근 고급 아파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아파트도 한남더힐이나 나인원 한남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택시장에서 한남동 위상이 그 정도라는 것이다. 허름한 빌라가 밀집한 곳이지만 재개발 후 전혀 다른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https://weekly.donga.com/3/all/11/29405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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