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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대전 상륙에… 현대·갤러리아 웃고 롯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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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8월 27일 야심차게 선보인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대전 신세계)’가 개관한 이후 인근 현대프리미엄아울렛과 한화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의 방문자 수는 동반 증가한 반면 롯데백화점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프라인 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로플랫에 의뢰해 대전 신세계 개관 후 일주일 간(8월 27일~9월 2일) 충청권을 핵심 상권으로 하는 5개 대형 쇼핑몰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롯데백화점 대전점 ▲세이백화점 ▲현대백화점 충청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의 방문자 수 변동률을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방문자 수 추정은 로플랫이 사용자 주변 와이파이 신호를 분석해 실내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8월 27일 개관한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외관. / 대전=이현승 기자
 
8월 27일 개관한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외관. / 대전=이현승 기자

대전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전 신세계 개장 첫날인 8월 27일부터 주말인 28~29일에는 하루 평균 5만명이 넘는 사람이 방문했다. 일주일 전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개장 후 사흘 간 평균 2만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가족 단위 고객을 모으기 위해 과학관, 아쿠아리움, 호텔, 영화관을 입점시킨 게 주효했다.

이후 일별 방문자 수 증가율은 8월 30일 주말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일 대비 42.7% 감소한 데 이어 31일 13.4%, 9월 1일 8.3% 줄었으나 9월 2일부터는 ▲2일 15.9% ▲3일 15.5% ▲4일 43.4% 등 다시 두자릿수로 증가했다. 방문자 수 증가세는 개점 2주차 주말에도 계속 이어졌다.

‘중부권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신세계그룹의 야심찬 목표는 개점 초기 일부 가시화 됐다. 로플랫이 방문자의 거주지를 분석했더니 79%가 대전·세종·충북 청주로 나타났다. 세종시의 경우 대전 신세계와 직선거리로 20㎞ 이상(차로 35분) 떨어져 있고 청주시는 30㎞ 이상인데도, 백화점이 위치한 대전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중부권 거주자를 타깃으로 하는 경쟁 점포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대전 신세계와 차로 16분 거리(9.0㎞)에 위치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의 경우 개관 후 일주일 간 방문자 수가 이전 3주 평균 대비 14.1% 증가했다. 11분 거리(2.9㎞)에 인접해 있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한화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방문자 수가 1.5% 늘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에 방문했던 사람 중 대전 신세계도 방문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교차 방문율은 21.8%로 나타났다. 갤러리아 타임월드 방문자 5명 중 1명은 대전 신세계도 방문했다는 뜻으로, 고객층이 겹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두 점포 간 고객을 뺏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8월 27일부터 9월 12일까지 고객 수는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매출 역시 두자릿수 늘었다. 회사 측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를 12월 입점시키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협의중”이라며 “신세계의 진출로 백화점 유통 산업이 오히려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대전 유성구 용산동 일원에 위치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26일 문을 열었다./현대백화점 제공
 
대전 유성구 용산동 일원에 위치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26일 문을 열었다./현대백화점 제공

유통업계에선 대전 신세계가 이렇다 할 관광거리가 없었던 중부권에 쇼핑 클러스터(단지)를 형성하는 일종의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고 본다. 메기 효과란 미꾸라지가 모여있는 곳에 메기 한 마리를 풀어넣으면 메기를 피하기 위해 미꾸라지들이 빨리 움직이는 현상을 빗댄 말로 강력한 경쟁사가 다른 기업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윤설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 이어 올해 대전 신세계가 개관하면서 소위 쇼핑 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충청권 거주민 뿐 아니라 쇼핑 인프라가 부족한 전북 지역의 수요도 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전 신세계 방문자 거주지를 분석한 결과 충청권과 경기, 서울 다음으로 전북(2.20%) 거주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대전 신세계에서 차로 20분 거리(5.84㎞)인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27분 거리(9.10㎞)인 세이백화점은 방문자 수가 각각 7.9%, 3.9% 감소했다. 두 매장은 대전 신세계나 현대프리미엄아울렛처럼 가족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시설, 놀거리가 많거나 갤러리아 타임월드처럼 명품 브랜드를 다수 확보하고 있지 않다. 인근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이 매장을 방문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전경. / 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 대전점 전경. / 롯데쇼핑 제공

대전 신세계는 점포명에 ‘아트 앤 사이언스’를 붙이며 예술과 과학을 결합한 지역 명소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문자 데이터를 보면 사람들이 식품관에 이어 과학·문화 공간을 가장 많이 방문한 점도 눈길을 끈다. 통상 백화점 방문율 1위는 식품관, 2~3위는 패션, 리빙관이 차지한다. 대전 신세계의 방문율을 보면 지하 1층 식품관·생활용품 매장(24.2%), 5층 패션·식당가(17.5%)에 이어 6층(11.3%)이 높았다. 6층에는 영화관, 갤러리, 넥스페리움(과학관) 등이 있다. 넥스페리움 실험실과 신세계 아카데미 등이 들어간 7층과 합하면 방문 비율이 19.8%에 달했다. 평일에는 지하 1층과 해외 명품이 모인 1층 방문 비중이 높았으나, 주말에는 6~7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https://biz.chosun.com/distribution/channel/2021/09/14/OC3UDNXUCJBL3K3DJAINAO5Q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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