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열풍에 골프 사업 M&A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골프장부터 골프용품업체까지 최근에 이뤄진 골프계 M&A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골프에 빠진 대한민국
골프 열풍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 중의 하나였던 골프의 위치가 순식간에 역전됐다. 지금 골프는 한국에서 가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스포츠,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장들은 전국 어디든지 지역을 막론하고 예약이 꽉 차 있다.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조차도 예약이 어려운 수준이다. 예약을 해주는 매크로와 웃돈을 받고 예약권을 파는 암표상도 등장했다. 방송사들은 유명 운동선수와 방송인들을 내세워서 골프 예능을 앞다투어 론칭하고 있다.
골프가 이처럼 높은 인기를 구가하면서 골프장은 물론이고 골프와 관련된 산업들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나 젊은 세대가 골프에 관심을 보이면서 골프웨어들의 매출이 급증했다. 패션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새로운 골퍼들을 노리고 각종 백화점과 의류브랜드, 플랫폼 등이 골프웨어 브랜드를 내세우거나 골프웨어 카테고리를 개설하고 외국 골프웨어를 앞다투어 들여오고 있다. 골프게임과 골프 관련 주식, 골프용품, 골프레슨도 주목을 받고 있다.
M&A 시장에 나온 골프장
또 하나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골프사업의 M&A, 즉 인수합병이다. 올해 7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81홀의 전북 군산시 군산CC 지분 50%가 시장에 나왔다. 국내 골프장 인수합병 업계에 의하면 군산CC의 공동 창업주 중 한 명이 지분 전체를 매각한다.
군산CC는 두 명의 공동 창업주가 각각 965억원을 투자해서 2005년 11월 개장한 골프장이다. 여의도의 1.5배 면적에 해당하는 424만㎡라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면서 16년 동안 꾸준히 사랑 받아왔다. 골프장 인수합병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매물로 나온 것은 지분 50%지만, 나머지 절반을 추가로 인수한다면 국내 최대 규모 골프장을 운영하게 된다.
군산CC의 강점은 인수 시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군산CC는 18홀 이상의 대중 골프장 중 유일하게 카트피를 받지 않으며, 그린피는 전국에서 7번째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군산CC 같은 대규모 골프장은 부지난ㆍ막대한 공사비ㆍ환경문제 등으로 조성되기 쉽지 않아 앞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 골프장이라는 명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골프장은 규모의 경제로 인건비ㆍ코스관리비 등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참고로 일본에서 100개 이상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코디아골프(124개소 운영)와 PGM(145개소) 등의 영업이익률은 Top 5위안에 들어갈 정도로 경영실적이 좋다. 군산레져산업(주)의 매각공고 주간사는 8월 3일까지 현장 설명 참가신청서를 접수하고 현장 설명을 한 후 8월 25일에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떤 업체가 군산CC의 낙찰자로 선정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른 골프장들도 높은 가격에 속속 매각되고 있다. 경기 여주시 가만읍의 세라지오CC는 스톤브릿지자산운용-카카오VX 컨소시엄에 1,530억원에 매각됐다. 홀당 85억원 정도에 매각된 셈이다. 18홀 규모의 대중제 골프장으로,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익성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어포트CC는 지난 6월 1,019억 원에 익산관광개발에 매각됐으며, 김제 스파힐스CC는 약 800억원에 현대자산운용에 거래됐다.
뜨거워지는 골프장 인수합병 열기
골프사업 인수합병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1’에 의하면 골프장의 홀당 매매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2019년 홀당 매매 가격은 43억 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6.9% 오른 수치였다. 2020년에는 63억원으로 약 20억원이 오른 가격을 기록했다. 2021년 현재, 7월까지의 평균가는 전년 대비 6.5% 상승한 67억 1,000만원이다.
골프장 인수합병의 시장규모 역시 3년 연속 1조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1조 1,4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49.3% 증가한 수치로 1조원 대를 돌파했으며, 2020년에는 1조 3,03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7월까지 1조 865억원을 넘어섰다.
레저산업연구소는 골프장 인수합병 시장의 이러한 성장에 대해서 풍부한 시중 부동자금과 코로나19로 인해서 초호황을 누리는 골프장으로 투자자금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사모펀드 자산운용사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상승세를 주도하는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들은 작년 1월부터 현재까지 골프장 8곳을 인수하면서 전체 거래 18건 중 절반에 가까운 44.4%를 차지하고 있다.
홀당 매매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곳은 자산운용사인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3월에 인수한 사우스스프링스CC(대중제 18홀)로 95억 6천만원(총 매매가격 1,721억원)에 달했다.
테일러메이드 인수 나선 F&F
의류회사 F&F는 최근 세계 3대 골프용품업체인 테일러메이드인수를 위해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F&F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센트로이드PE)와 함께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F&F는 테일러메이드의 지분 49.51%를 취득하게 된다. 투자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골프웨어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테일러메이드가 클럽이나 용품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F&F가 국내 시장에서 디스커버리를 단기간에 성장시킨 힘으로 테일러메이드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F는 1992년에 설립된 회사로 디스커버리와 MLB 등의 브랜드를 통해 시가총액 4조원 규모로 성장한 기업이다. 테일러메이드는 타이거 우즈 등 유명 골프 선수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로 1979년 설립된 업체로 아쿠쉬네트, 캘러웨이골프와 함께 세계 3대 골프용품업체로 꼽히는 회사다.
일각에서는 F&F가 실속이 없는 계약을 맺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한성에프아이가 테일러메이드와 국내 판권 계약을 맺음에 따라 F&F는 향후 10년간 국내에서 테일러메이드 의류를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F&F 측은 인수 목적이 본사 경영권 인수인 만큼 국내 의류 판권 확보 여부는 부수적이라는 입장이다. F&F는 테일러메이드의 인지도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테일러메이드는 전 세계 약 200여 개 국가에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F&F는 이미 해외 진출 성공 경험이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아시아 시장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테일러메이드가 북미·유럽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F&F의 브랜드 역량과 만나면 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F&F와 경쟁 관계인 더네이쳐홀딩스(내셔널지오그래픽, NFL)가 SI 후보로 꼽히기도 했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F&F가 최종 낙점됐다.
자체 브랜드의 성공을 꿈꿔왔던 F&F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F&F의 매출 포트폴리오는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집중돼 있어 F&F의 지난해 매출액 중 디스커버리(45%), MLB(47%)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92%에 달한다. 라이선스 사업의 경우 오랜 기간 공을 들였더라도 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운영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구조지만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면 자체 브랜드를 확보, 신성장 동력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골프산업의 성장성도 좋다. 코로나19로 야외 운동이 늘고 골프 진입장벽이 낮아진 덕분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골프는 이제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골프 시장 규모는 매년 평균 2.5% 성장해 2027년에는 44억 5,000만달러(약 5조 99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F&F 관계자는 “센트로이드PE와 함께 테일러메이드 본사를 인수한 이후 F&F의 패션사업 노하우를 더해 테일러메이드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향후 테일러메이드의 지배회사 지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골프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까?
매일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찌는 듯한 폭염에도 골프의 인기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기존에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골프에 관심이 없던 젊은 세대까지 모두 골프로 몰려들고 있다.
골프라는 종목의 인기가 골프산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골프계 인수합병 시장의 성장은 이제 ‘골프’라는 산업 자체가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규모로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골프산업의 성장이 꺾이지 않고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GJ
https://www.golf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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