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뉴스
코로나로 변화할 도시,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은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람과의 인터뷰로 구성된 코너입니다. 방송 기사에 담지 못한 숨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는 도시, 주거, 물류, 상업까지 전방위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앞선 기사에서는 코로나19로 예상되는 도시와 주거의 변화를 살펴봤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의 도시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인터뷰를 통해 만난 유현준 교수(홍익대 건축학과)는 "코로나19로 온라인·언택트는 일상이 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회는 상향 평준화 될 것"이라면서도 "극소수 계층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며 사회적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이전: "포스트 코로나 시대 `테라스` 수요 늘어날 것①"
Q. `언택트`를 기반으로 도시·주거의 변화를 살펴봤다. 근본적인 질문이다. 언택트가 콘택트를 대체할 수 있을까.
"대체 가능한 부분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모든 걸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몸을 가진 존재기 때문이다. `언택트가 우리 삶의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다`, `언택트로 가도 큰 문제가 없다`고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사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결혼해서 아이도 있고 새로운 활동에 대한 수요가 적은 이들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다르다. 그들은 계속 누구를 만나야 한다. 수십만 년 동안 진화하며 생긴 본능이다. 언택트를 강조하는 것이 이런 부분을 간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터치`해야 한다.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갖지 않더라도 여전히 터치에 대한 갈구가 있다. 애완동물 시장이 커진 이유다. 사람으로 안되니까 애완동물로 바뀐 거다. 인간은 만지고, 만져져야 하는 존재다. 그런 부분이 우리가 언택트로 넘어가는데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될 거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화상통화가 대면 미팅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사람은 콘택트를 하면서 오감으로 느끼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이 언택트 시대에도 반드시 존재할 거다. 결국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강점을 갖는 사람들이 승리한다고 본다. 변화하는 시대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된 것이 `상업용 부동산`이다.
"서울 연면적의 50% 정도가 주거, 30%가 상업이다. 상업용지 30% 중 상당 부분이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전면적인 재택근무는 불가능하겠지만 온라인 상거래가 점차 활발해지면서 오프라인 상가의 면적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가령 오프라인 상업용지 30% 중의 15%가 줄어든다면 그 15%를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줄어드는 상업용지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 도시의 미래가 달라질 거다."
Q. 온라인 생활 환경이 정착되려면 `물류 시스템`이 지금보다 체계적으로 정비돼야 한다.
"물류를 자동화해서 지하로 다니게 해야 한다. 물류를 지하로 다니게 하는 것이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또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 지하철은 대규모 지하 터널을 뚫어야 한다. 사람을 싣는 전동열차가 오가야 하니 막대한 규모의 지하 공간을 뚫어야 한다. 반면 자동 물류 터널은 우리가 규격을 정하기 나름이다. 소규모 자율주행 로봇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지하 터널 공간만 갖추면 된다. 물류가 지하로 다니게 되면 지상에는 빈 곳이 더 많이 생길 것이고 빈 곳·빈 도로는 적절하게 다양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거다. 공공공간이나 주거공간으로 말이다."
Q. 물류 시스템 구축에 `드론`이 해답이 되진 않을까.
"드론은 어렵다고 본다. 최근 DSLR 카메라를 드론에 달아서 띄워봤는데 마치 헬기가 뜬 것 같은 소음이 났다. 떨어져서 사람이 다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물류가 드론으로 다니게 된다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거다. 밤에 드론으로 치킨과 맥주가 배달온다고 생각해보자. 층간소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 발생할 거다. 왜 하늘을 드론에 빼앗기는 세상을 꿈꾸는지 모르겠다. 기술은 발전할수록 보이지 않는 쪽으로 사라진다. 전봇대도 지중화되고 하수도도 지하로 들어가지 않나. 언택트 시대에 물류가 계속 늘어날 거라면 물류를 옮길 자율주행 로봇이 지하로 다닐 구상을 세워야 한다.
경부고속도를 뚫을 때를 생각해보자. 고속도로라는 개념부터 낯설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속도로가 너무 당연하다. 고속도로가 없는 국가는 후진적 국가로 취급하기도 한다. 경부고속도로를 뚫을 정도의 노력은 해야지 새로운 세상을 맞을 준비가 된 거다. 그런 인프라를 구축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생활 양식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
Q. `학교`나 `종교시설`같이 한 장소에 모여야 하는 공간은 어떻게 변할까.
"종교시설과 학교는 공간을 활용해서 권력을 만들어 왔다. 종교지도자가 권력을 갖는 이유는 시선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고대 `지구라트`도 제사장이 꼭대기에 서서 시선을 장악했다. 지금도 종교시설은 예배당·예배 시간을 정해서 일렬로 의자 배치를 하고 맨 앞 사람이 시선을 장악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일제히 선생님을 쳐다보고 강단에 선 교사는 권력을 갖게 된다. 교장 선생님이 주기적으로 훈시 말씀을 하는 것도 수백 명의 시선을 받으며 권위를 얻는 방식이다. 그런데 감염병 때문에 모이는 것이 어려워지고 흩어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권력 구조도 바뀔 수밖에 없다. 공간의 변화가 권력의 변화를 가져오는 거다."
Q. 공간이 권력을 바꿔놓는다, 흥미 있는 얘기다.
"학교나 종교시설은 대표적인 `권력형 공간`이다. 권력이 흔들린다면 본질적인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학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앙의 본질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다. 학교의 경우 1타 강사가 전국의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존 교사의 역할은 다른 역할로 채워져야 한다. 강단에 서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사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수업도 바뀔 것이다.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된다면 학군의 의미는 옅어질 거다. 1년 동안 같은 반으로 구성될 필요도 없다. 플래시몹 형태로 반을 언제든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학교가 바뀌어야 주거환경이 바뀐다고 본다. 회사-학교-집은 삼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결혼해서 집을 갖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집과 회사는 이미 다변화되고 있다. 렌트하우스나 공유오피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교만 변하지 않았다. 이 공간체계가 해체되면 집과 회사도 엄청나게 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이 학교의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다."
Q. 언택트 생활로 변화할 도시,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기본적으로 상향 평준화 될 거다. 학교로 예를 들어보면 온라인 1타 강사의 강의를 수업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질 수도 있다. 굳이 대치동 학원가 찾지 않아도 되는 거다. 교육의 질이 상향 평준화 되는 흐름이다.
그런데 우려되는 지점은 이 와중에도 `모이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점이다. 자동차가 발명되고 대부분의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그런데 아직 승마는 남아있다. 누가 할까? 진짜 돈이 많은 사람이 말을 사고 승마를 즐긴다. 사진이 등장하고 그림이 많이 위축됐다. 대중들은 영화를 본다. 하지만 아직도 그림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그림을 사고팔까? 극소수의 부유층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와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면 사라질 것 같던 기존의 문화는 `극소수의 전유물`로 바뀐다.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면서 학교가 해체되고 아주 민주적인 교육환경이 자리 잡았다고 해보자. 하지만 1%, 0.1%의 사람들은 오프라인 학교를 유지할 것이다. 그들은 엄청난 결속력을 갖는다. 가령 프랑스는 모든 대학을 평준화시켰다. 그랬더니 핵심 엘리트 집단이 다니는 대학이 생겼다. 그곳을 나오는 사람들만 정치가나 사회지도층이 된다. 다시 말해 빈부격차가 더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가능성을 모르고 맞이하는 미래와 알고 맞이하는 미래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단순히 기술 발전으로 공간이 해체되는 것보다는 해체된 이후 0.1%, 1%의 오프라인 공간이 유지될 텐데 거기서 나오는 부작용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중요하다."
《코로나19는 도시, 주거, 물류, 상업까지 전방위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앞선 기사에서는 코로나19로 예상되는 도시와 주거의 변화를 살펴봤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의 도시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인터뷰를 통해 만난 유현준 교수(홍익대 건축학과)는 "코로나19로 온라인·언택트는 일상이 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회는 상향 평준화 될 것"이라면서도 "극소수 계층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며 사회적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이전: "포스트 코로나 시대 `테라스` 수요 늘어날 것①"
Q. `언택트`를 기반으로 도시·주거의 변화를 살펴봤다. 근본적인 질문이다. 언택트가 콘택트를 대체할 수 있을까.
"대체 가능한 부분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모든 걸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몸을 가진 존재기 때문이다. `언택트가 우리 삶의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다`, `언택트로 가도 큰 문제가 없다`고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사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결혼해서 아이도 있고 새로운 활동에 대한 수요가 적은 이들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다르다. 그들은 계속 누구를 만나야 한다. 수십만 년 동안 진화하며 생긴 본능이다. 언택트를 강조하는 것이 이런 부분을 간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터치`해야 한다.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갖지 않더라도 여전히 터치에 대한 갈구가 있다. 애완동물 시장이 커진 이유다. 사람으로 안되니까 애완동물로 바뀐 거다. 인간은 만지고, 만져져야 하는 존재다. 그런 부분이 우리가 언택트로 넘어가는데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될 거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화상통화가 대면 미팅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사람은 콘택트를 하면서 오감으로 느끼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이 언택트 시대에도 반드시 존재할 거다. 결국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강점을 갖는 사람들이 승리한다고 본다. 변화하는 시대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된 것이 `상업용 부동산`이다.
"서울 연면적의 50% 정도가 주거, 30%가 상업이다. 상업용지 30% 중 상당 부분이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전면적인 재택근무는 불가능하겠지만 온라인 상거래가 점차 활발해지면서 오프라인 상가의 면적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가령 오프라인 상업용지 30% 중의 15%가 줄어든다면 그 15%를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줄어드는 상업용지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 도시의 미래가 달라질 거다."
Q. 온라인 생활 환경이 정착되려면 `물류 시스템`이 지금보다 체계적으로 정비돼야 한다.
"물류를 자동화해서 지하로 다니게 해야 한다. 물류를 지하로 다니게 하는 것이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또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 지하철은 대규모 지하 터널을 뚫어야 한다. 사람을 싣는 전동열차가 오가야 하니 막대한 규모의 지하 공간을 뚫어야 한다. 반면 자동 물류 터널은 우리가 규격을 정하기 나름이다. 소규모 자율주행 로봇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지하 터널 공간만 갖추면 된다. 물류가 지하로 다니게 되면 지상에는 빈 곳이 더 많이 생길 것이고 빈 곳·빈 도로는 적절하게 다양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거다. 공공공간이나 주거공간으로 말이다."
Q. 물류 시스템 구축에 `드론`이 해답이 되진 않을까.
"드론은 어렵다고 본다. 최근 DSLR 카메라를 드론에 달아서 띄워봤는데 마치 헬기가 뜬 것 같은 소음이 났다. 떨어져서 사람이 다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물류가 드론으로 다니게 된다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거다. 밤에 드론으로 치킨과 맥주가 배달온다고 생각해보자. 층간소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 발생할 거다. 왜 하늘을 드론에 빼앗기는 세상을 꿈꾸는지 모르겠다. 기술은 발전할수록 보이지 않는 쪽으로 사라진다. 전봇대도 지중화되고 하수도도 지하로 들어가지 않나. 언택트 시대에 물류가 계속 늘어날 거라면 물류를 옮길 자율주행 로봇이 지하로 다닐 구상을 세워야 한다.
경부고속도를 뚫을 때를 생각해보자. 고속도로라는 개념부터 낯설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속도로가 너무 당연하다. 고속도로가 없는 국가는 후진적 국가로 취급하기도 한다. 경부고속도로를 뚫을 정도의 노력은 해야지 새로운 세상을 맞을 준비가 된 거다. 그런 인프라를 구축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생활 양식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
Q. `학교`나 `종교시설`같이 한 장소에 모여야 하는 공간은 어떻게 변할까.
"종교시설과 학교는 공간을 활용해서 권력을 만들어 왔다. 종교지도자가 권력을 갖는 이유는 시선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고대 `지구라트`도 제사장이 꼭대기에 서서 시선을 장악했다. 지금도 종교시설은 예배당·예배 시간을 정해서 일렬로 의자 배치를 하고 맨 앞 사람이 시선을 장악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일제히 선생님을 쳐다보고 강단에 선 교사는 권력을 갖게 된다. 교장 선생님이 주기적으로 훈시 말씀을 하는 것도 수백 명의 시선을 받으며 권위를 얻는 방식이다. 그런데 감염병 때문에 모이는 것이 어려워지고 흩어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권력 구조도 바뀔 수밖에 없다. 공간의 변화가 권력의 변화를 가져오는 거다."
Q. 공간이 권력을 바꿔놓는다, 흥미 있는 얘기다.
"학교나 종교시설은 대표적인 `권력형 공간`이다. 권력이 흔들린다면 본질적인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학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앙의 본질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다. 학교의 경우 1타 강사가 전국의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존 교사의 역할은 다른 역할로 채워져야 한다. 강단에 서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사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수업도 바뀔 것이다.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된다면 학군의 의미는 옅어질 거다. 1년 동안 같은 반으로 구성될 필요도 없다. 플래시몹 형태로 반을 언제든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학교가 바뀌어야 주거환경이 바뀐다고 본다. 회사-학교-집은 삼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결혼해서 집을 갖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집과 회사는 이미 다변화되고 있다. 렌트하우스나 공유오피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교만 변하지 않았다. 이 공간체계가 해체되면 집과 회사도 엄청나게 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이 학교의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다."
Q. 언택트 생활로 변화할 도시,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기본적으로 상향 평준화 될 거다. 학교로 예를 들어보면 온라인 1타 강사의 강의를 수업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질 수도 있다. 굳이 대치동 학원가 찾지 않아도 되는 거다. 교육의 질이 상향 평준화 되는 흐름이다.
그런데 우려되는 지점은 이 와중에도 `모이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점이다. 자동차가 발명되고 대부분의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그런데 아직 승마는 남아있다. 누가 할까? 진짜 돈이 많은 사람이 말을 사고 승마를 즐긴다. 사진이 등장하고 그림이 많이 위축됐다. 대중들은 영화를 본다. 하지만 아직도 그림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그림을 사고팔까? 극소수의 부유층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와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면 사라질 것 같던 기존의 문화는 `극소수의 전유물`로 바뀐다.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면서 학교가 해체되고 아주 민주적인 교육환경이 자리 잡았다고 해보자. 하지만 1%, 0.1%의 사람들은 오프라인 학교를 유지할 것이다. 그들은 엄청난 결속력을 갖는다. 가령 프랑스는 모든 대학을 평준화시켰다. 그랬더니 핵심 엘리트 집단이 다니는 대학이 생겼다. 그곳을 나오는 사람들만 정치가나 사회지도층이 된다. 다시 말해 빈부격차가 더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가능성을 모르고 맞이하는 미래와 알고 맞이하는 미래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단순히 기술 발전으로 공간이 해체되는 것보다는 해체된 이후 0.1%, 1%의 오프라인 공간이 유지될 텐데 거기서 나오는 부작용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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