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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 부동산에 수탁자가 근저당권 설정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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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경우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기존 판례를 유지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9일 A씨가 아들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2018다28423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0년 3월 제3자로부터 토지를 매수하면서 등기명의인을 자신으로 하지 않고 아들인 B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B씨는 2014년 은행에서 5억원을 대출받으면서 담보로 이 땅에 6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 뒤늦게 이를 알게된 A씨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은 무효이므로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고 대출 받은 5억원을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하라"며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을 인정해 B씨에게 A씨가 요구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근저당권 설정에 따른 손해는 부동산 소유자인 매도인에게 귀속한다고 판단해 A씨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기각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심리 끝에 기존 판례대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처분행위를 한 경우 그 과정에서 명의수탁자가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명의수탁자는 부동산 매매계약의 당사자나 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니므로 부동산을 처분해 받은 대금을 정당한 권리자에게 반환해야 한다"며 "명의신탁자는 매매대금을 지급했음에도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하는 바람에 이를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지만 명의신탁자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거나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해 얻은 이익은 사회통념상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로 인한 것이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김재형, 박정화, 김선수, 노태악, 이흥구 대법관은 "부동산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후에는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는 더이상 유지될 수 없어 변경되어야 한다"며 상고기각 취지의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이고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는 직접적인 법률관계가 없다"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했다는 사정으로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직접 권리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명의신탁을 유효하게 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https://m.lawtimes.co.kr/Content/Case-Curation?serial=17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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