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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3~4세 체제의 꼭짓점 김영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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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MiraeN)’이 초·중·고 교과서와 참고서 등으로만 각인된다면 당신은 미래엔을 반쪽만 아는 것이다. 에너지, 레저, 완구 등에 까지 손을 뻗치고 있어서가 아니다. 100년 ‘장수(長壽) 기업’을 꿈꾸며 4대(代)까지 써내려간 가업승계 스토리로 옮아가면 얘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조용했지만 철저했고, 그 결실을 맺었다. 

 
김영진 미래엔그룹 총괄 회장

4대에 걸친 사세 확장

미래엔그룹은 총자산 1조4000억원(2020년), 매출 1조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이다. 계열사만 해도 교육·출판, 에너지, 레저, 완구, 투자 분야에 걸쳐 12개사에 이른다. 모태사업인 국정교과서 발행을 통해 창출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기반으로 대(代)를 이어 사세 확장을 벌인 결과다. 

1948년 9월 창업주 고(故) 김기오 명예회장이 창립한 대한교과서(현 ㈜미래엔)에서 출발한 미래엔은 1999년 5월 국영기업인 국정교과서를 흡수합병, 교과서 전문 발행업체로서 주도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지칠 줄 몰랐다. 2007년 12월 유아시설 교육업체 한솔에듀케어(현 미래엔에듀케어)를 사들였다. 작년 8월에는 초등 방과후 업체 에듀파트너(미래엔에듀파트너)를 계열 편입,  교육출판사업의 몸집을 불린 상태다. 국내 1위 완구업체 영실업을 사들인 것도 이 무렵이다.    

에너지 사업에도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전주 등 전북을 지역기반으로 한 전북도시가스를 설립한 게 1982년 6월이다. 2003년 9월 충남 서북부 지역의 한보에너지 도시가스부문(미래엔서해에너지), 2011년 9월 인천 논현 집단에너지 사업(미래엔인천에너지) 인수로 이어졌다.    

레저산업에 발을 들인 것은 2009년 8월이다. 부흥산업개발을 설립, 현재 전북 김제 소재의 골프장 ‘더나인CC’를 운영 중이다. 2016년 11월에는 웅진그룹으로부터 오션스위츠제주호텔(오션스위츠)을 사들여 레저부분의 볼륨을 키웠다. 투자부문에서는 2015년 3월 설립한 벤처캐피탈 엔베스터가 배치돼 있다.   

일찌감치 ‘장손’ 체제가 뿌리내린 이유

올해로 창립 73돌. 창업주를 시작으로 2대 고 김광수 명예회장, 3대 고 김필식 사장, 고 김성식 부회장, 김창식(65) 전 미래엔서해에너지 대표를 거쳐 어느덧 미래엔은 4세  체제가 뿌리내린 상태다. 

승계 시기 또한 2010년 초로 빨랐다. 무엇보다 김 명예회장의 5남5녀 중 장남과 차남이 경영일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 각각 41세(1987년)․49세(1996년)의 이른 나이로 별세한 데서 비롯됐다.   

현재 미래엔그룹의 1인자는 김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김필식 전 사장의 1남1녀 중 장남 김영진(48) 회장이다. 14살 때 부친을 여읜 장손에 대한 조부의 총애는 각별했다. 김 회장이 미래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 적통 후계자로 공식 인정받은 게 37살 때인 2010년 4월이다. 

당시 미래엔 대표는 김 회장의 셋째숙부 김창식 전 대표가 앉아있던 자리였다. 김 명예회장 별세 4년 뒤인 2017년 3월 김 회장은 마침내 미래엔그룹 총괄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이 절대권력을 쥐고는 있지만 존재감을 갖는 4세 경영자 또 있다. 김성식 부회장의 1남1녀 중 장남 김형태(44) 오션스위츠 대표다. 19살 때 부친과 사별한 김 대표는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인수를 계기로 사실상 ‘마이웨이’를 가고 있다. 

존재감이 뒤쳐지기는 하지만 김 회장의 누이 김영정(50)씨는 순수 문예 월간지 ‘현대문학'을 발행하는 ㈜현대문학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2017년 4월 모친 양숙진(75)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미래엔에 4세 체제가 뿌리내린 탓에 가려져 있을 따름이지 3세들도 건재하다. 김 명예회장의 3남 김홍식(67) 전북도시가스 회장이 대표적이다. 2006년 3월부터 전북도시가스 대표를 맡아 독자경영하고 있다. 미래엔 부회장을 지낸 뒤 2018년 8월 미래엔인천에너지로 옮긴 5남 김승주(63) 회장도 있다.    

상호출자 뼈대의 정점 김영진 회장 

김 회장을 꼭짓점으로 한 오너 3~4세 분할경영 구조는 현 지배구조에도 그대로 투영돼 있다. 미래엔그룹은 각각 교육출판 및 에너지 부문의 모태기업인 ㈜미래엔과 전북도시가스가 서로 22.43%, 17.88%를 가진 상호출자를 핵심 축으로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다. 여기에 오너 일가가 양대 계열사의 지분을 분산․소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미래엔의 단일 1대대주주로서 19.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적통 후계자로 낙점 받은 이래 지속적으로 지분 확보에 공을 들인 결과다. 전북도시가스의 경우에는 최대주주 미래엔(22.43%)에 이어 2대주주로서 9.42%를 소유 중이다. 

김 회장이 ㈜미래엔·전북도시가스→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목정미래재단을 통해 자신의 뒤를 받치는 안전장치도 설계해 놓았다. 올해 ㈜미래엔의 주주로 등장한 경영컨설팅업체 원와이즈의 정체도 주목거리다. 

반면 ㈜미래엔은 김승주 회장(4.58%)을 비롯해 다른 일가(12명) 지분도 17.8%나 된다. 전북도시가스의 경우에는 단일 3대주주로 있는 김홍식 부회장(9.38%)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오션스위츠는 김형태 대표가 지분 50%를 소유 중이다. 김 회장을 위시해 핵심 3~4세 경영자들의 지배기반 형성 과정을 들춰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21/09/09/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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