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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회 복지몰도 e-커머스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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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의 진화, 1세대 직접운영에서 2세대 위탁운영, 3세대 플랫폼으로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은 물론 플랫폼 전문 운영사도 생겨나
복지몰 향후 과제는? 조합원 상대 가두리양식 벗어나 이용자와 소통 강화

교직원공제회에서 운영하는 복지몰 더케이몰
[한국공제신문=고영찬 기자] 일정 규모를 갖춘 공제기관이라면 누구나 회원들을 위한 복지몰을 운영한다. 시중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거나 공제회 특판상품을 판매한다. 이는 수천~수십만명에 달하는 공제 조합원에게 제품을 홍보‧판매하려는 기업과 조합원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공제기관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복지몰 운영 방식도 1세대 직접 운영에서 2세대 위탁 운영, 3세대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공제 복지몰 운영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공동구매로 시작된 복지몰

과거 공제기관이 운영하는 복지몰은 수요조사를 통해 인기있는 제품을 취급하는 사업자와 접촉하여 공동구매 형식으로 특별판매를 하는 방식이었다. 조합원 전용 복지폰(휴대폰)과 생필품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으나 취급물품을 다양하게 늘려달라는 것이 이용자들의 주된 건의사항이었다.

시간이 흘러 온라인상거래가 발전하면서 복지몰 운영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공제기관 전용 복지몰을 만들고 운영해주는 솔루션 업체가 속속 나타나면서 이들에 의한 2세대 운영방식이 생겨난 것이다. 다만 온라인몰 웹페이지 운영을 대행해주는 것으로 프로모션, 입점관리 등 전반적인 경영은 그대로 공제회에서 관리해야 했기 때문에 운영인력은 고스란히 유지해야 했다.

‘삼성 복지몰 운영방식 따라가자’… 2.5세대 방식

2세대의 인력효율 문제를 해결하고자 생겨난 것이 2.5세대 운영방식이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편리함과 상품다양성까지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공제기관 복지몰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오픈마켓에 운영대행을 맡기거나, 아예 오픈마켓과 직접 제휴하여 복지포인트를 오픈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삼성그룹 방식이 생겼다.

다만 외부제휴방식은 제휴몰 운영과 관련하여 오픈마켓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회원정보가 외부에도 공유된다는 점에서 폐쇄적인 형태의 복지몰을 그대로 운영하는 공제회도 많았다.

오픈마켓들이 공제회 운영에 뛰어들면서 운영사간 경쟁이 심화되기도 했다. 예컨대 교직원공제회의 경우 84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수익이 많이 남지 않더라도 입점경쟁이 치열했다.

수천명에서 수십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공제회 복지몰 운영대행을 맡게 되는 경우, 주요 실적도 되고 큰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인터파크 등 운영사 간의 경쟁이 계속됐다. 이들은 공제회 특성에 따라 제품을 공급하고, 회원 만족도를 높였다는 점을 부각시켰고, 공제업계에선 “어디가 운영을 잘하고 편리한지”를 비교하기도 했다.
군인공제회 복지몰에서 TV와 냉장고 등 대형가전들을 시중가의 10~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군인공제회 복지몰에서 TV와 냉장고 등 대형가전들을 시중가의 10~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복지몰 운영지출 그만”, 3세대 플랫폼으로

그러나 최근 전문플랫폼 시대가 찾아오면서 복지몰은 또 다른 변혁기를 맞이했다. 자체운영과 위탁운영은 개발비용과 운영비용이 꾸준히 투입되지만 플랫폼은 연계만 하면 비용없이 플랫폼 사업자가 관리부터 운영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이른바 3세대 복지몰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이지웰은 대표적인 복지몰 플랫폼 사업자다. 경찰공제회, 소방공제회, 노란우산공제, 사회복지공제회 등 다수의 복지몰을 위탁 운영하는 이곳은, 복지몰 위탁운영 서비스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위탁받은 예산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다수의 공제기관을 클라이언트로 확보하고, 회원사 정보는 빅데이터화 되어 있어 복지몰 입점 사업자와 가격협상에 유리하다. 사실상 공제회원들에게는 새로운 e-커머스 시장이 생긴 것이다.



군인공제회 복지포털을 운영하는 휴박스 역시 복지몰 플랫폼으로 공제회나 각종 기관의 폐쇄몰을 운영한다. 기존 위탁업무를 넘어 해외직구 서비스를 하거나 업체 입점이 아닌 쿠팡처럼 직매입을 통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새로운 신사업 분야로 복지몰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쇼핑의 비중이 커졌고, 온라인몰이나 복지몰에 관심이 없던 회원들도 복지몰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적극회원이 늘어나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지방재정공제회는 7월부터 교직원공제회의 복지몰 ‘더케이나라’ 인수에 나섰다. 기존의 84만 교직원공제회 회원과 약 40만명으로 추산되는 지방재정공제회 회원을 합쳐 대규모 복지몰 운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인수에 성공하면 회원수 100만명이 넘는 초대형 복지몰이 탄생하게 된다.

▷관련기사: 지방재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복지몰 인수 추진

복지몰 운영, 남은 과제는?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들에 의한 복지몰 운영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공제회는 회원들의 생활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선호하거나 취급하는 상품이 공제회마다 차이가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운영실력에 대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운영사가 계속 바뀔 가능성이 있다. 결국 ‘집토끼’를 어떻게 잡아둘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접근성과 편의성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지웰은 규모경제를 통해 운영효율을 높이는 방식이지만 플랫폼에 공제회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대기업의 운영방식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단점이다. 지방재정공제회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대형복지몰도 공공기관의 운영이 민영사들과의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향세로 접어들었던 복지몰 사업이 대규모 회원정보를 활용한 플랫폼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편리한 복지몰’을 내세운 플랫폼들의 새로운 각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제기관 복지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해묵은 과제들도 개선해야 한다. 특히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이미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회원사들을 위한 특판’만으로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고민거리다.

복지몰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회원(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폐쇄몰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지금처럼 시중에 조성된 가격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리고 진입하는 방법 외에 다양한 판촉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각에선 공제 복지몰이 정상적인 유통망의 물을 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회원들이 복지몰에서 싸게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한 뒤 바로 되팔아 논란이 된 것이다. 몇몇 회원들은 복지포인트를 현금화하기 위해 인기가 많은 제품을 포인트로 구입하고 다시 판매하기도 한다. 최근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에서 유통되는 새제품들이 대부분 복지몰 제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용자와의 소통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산에서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이보람 씨는 “공제회가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바로 반영하지 않아 불편한 점이 있다. 회원들이 평상시에 주로 이용하는 것이 복지몰인데, 의견이 반영되는 속도가 빠르고 편리하면 지금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kongje.or.kr/news/articleView.html?idxno=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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