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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로주택정비' 333곳 시행…작년 대비 7.7배 급증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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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재건축'으로 일컬어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면적 1만㎡(서울시·1만 3000㎡) 미만의 노후주택을 소규모로 정비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이다. 사업추진이 비교적 쉬운데다 기존 정비 사업보다 사업기간을 줄일 수 있어 주민 신청이 쇄도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올해 정부 지원금이 당초 편성된 2675억원 보다 1773억원 늘어난 4448억원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연말까지 늘어난 예산을 추가 집행할 예정이다. 다만 내년도 가로주택정비사업 예산이 올해와 같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가로주택정비사업 '흥행'…경기도·인천 확산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분기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모두 105곳에 달한다. 지난해 2분기(1~6월) 63곳에서 42곳이 늘어났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도입, 추진해왔다. 소규모 구역 재건축에만 해당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재건축·재개발과 차이가 크다. 또한 안전진단과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원회 구성 등 절차가 생략돼 사업기간이 단축된다.

일반 재건축 사업은 평균 9.7년 가량 소요되는 반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사업 규모가 작아 조합 설립부터 준공까지의 기간이 평균 3~4년 정도에 불과하다.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전매 제한, 5년 재당첨 제한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에 따라 재개발을 염두에 두던 '빌라촌'이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선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성북구 장위13구역은 2014년 뉴타운에서 해제된 뒤,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바꿔 탔다. 장위동 13-4, 13-6구역은 가로주택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상태다. 장위11구역도 13구역과 마찬가지로 11-1,2구역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아파트·연립'까지 가로주택정비사업에 가세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관문인 '안전진단'을 건너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공개한 가로주택정비사업 현황을 보면 연립은 14곳·아파트는 4곳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아파트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만 한다는 공식이 깨진 셈이다.

서울에서 흥행에 성공한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경기도와 인천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2분기 기준)이 시행 중인 곳은 333곳에 달한다. 지난해 2분기 기준 43곳이었던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이 7.7배 늘어난 것이다.

인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인천의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은 26곳으로 올해 1월 18곳에서 8곳이 늘었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들도 사업에 뛰어들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향후 더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GS건설은 서초구 서초동 낙원·청광연립(서초자이르네)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DL이앤씨도 지난 4월 348가구인 인천용현3 사업을 따내면서 시공사 대열에 합류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 규제로 인해 소규모 단지 위주의 사업지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며 "기존 아파트들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규모가 작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활성화를 하려면 정부가 도심 난개발을 방지하는 대책도 같이 강구해야 한다"면서 "용적율을 높이고 건폐율을 낮춰서 공원·도로용지를 확보 할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사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기존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사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수요 급증에도 내년 예산 그대로…대체예산도 '막막'

국토부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흥행 몰이를 하며 신청지가 증가하는 흐름을 반색하고 있다. 다른 정비 사업에 비해 도심 실수요자의 주거여건 향상에 기여하는데다 신규 주택 공급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가로주택과 자율주택 정비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공공참여 가로주택 정비사업 합동공모'를 실시한바 있다.

공공참여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총 사업비의 50% 이상 융자를 지원한다. 또한 공공참여 가로주택정비사업 대상지는 사업 면적이 2만㎡로 확대되고 법적 상한 용적률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공공기관이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로 구성된 조합 단독형은 연 1.5% 금리에 50~70%까지의 사업비만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일반 분양주택의 30% 수준에서 매입약정을 체결해 미분양 위험을 해소했고 현실적인 이주비용 수준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이주비 융자금액을 정비 이전 자산가치나 권역별 평균 전세가격의 70%를 지원하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기존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십 년간 소규모 단위의 가로주택 마을을 유지해온 지역주민의 신청이 많았다"며 "가구가 적어 합의가 쉽고, 실거주 주택을 원하는 주민이 대부분으로 애초 예상치보다 참여율이 상당히 높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가 올해 2분기까지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사업비 융자 등 지원금으로 2254억원의 예산을 사업지 70곳에 투입했다. 계속된 인기에 올 하반기엔 27곳의 사업지 신청이 더 들어온 상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연말까지 97곳에 총 4448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신청지가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당초 편성된 예산보다 1773억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해당사업의 예산이 올해와 같이 책정된 데 있다. 코로나19로 쓰지 못했던 타 부서의 예산을 빌려 쓴 올해와 달리 내년엔 대체예산 자체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2년도 예산안 정부안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엔 올해와 동일한 2675억원이 편성됐다.

정부 안팎에선 날이 갈수록 주민 호응도와 신청이 높아지고 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사업진행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흥행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예산으론 내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도의 정확한 사업 규모는 연말이 돼야 알 수 있다"면서도 "지금로서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쓰지 못한 다른 부처의 예산을 빌려와 최대한 많은 사업을 받았지만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는 내년엔 방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예산 증액을 추진하려 했지만 부처별 예산안 심사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비용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편성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지난해 처음 예산 기준을 초과했는데 한 해만 보고 증액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공공임대주택 등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정부 단계에서 예산안 심사는 끝나 현재로서는 국회의 예산안 심사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재부의 예산 편성에도 일리는 있다"면서 "정부정책에서 정비사업의 중점을 두는 것은 공공주도로 하는 사업이 1순위기 때문에 소규모 재개발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9160#_DY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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