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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골목상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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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백화점 2분기 실적이 나왔다. '빅3' 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적게는 10%, 크게는 30% 가까이 상승했다. 골목상권은 정반대다. 7월 서울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후 음식점 매출이 50% 이상 떨어진 골목상권 이야기는 흔히 듣는 소식이다.

격세지감이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백화점과 골목상권은 정반대 상황이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홍대, 이태원, 삼청동, 가로수길 등 2030세대가 여행 가는 골목상권은 백화점이 제공하지 못하는, 골목과 골목의 아기자기한 가게가 만드는 감성과 콘텐츠로 성장 가도를 달렸다. 이에 비해 백화점은 '하이테크' 온라인과 '하이터치' 골목상권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은 사양산업으로 치부됐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단기적으로 중요한 요인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명품 열풍이다. 백화점에 비해 영업 제한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골목상권이 사회적 거리 두기의 피해가 컸다. 코로나 위기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명품에 눈을 돌린 것도 백화점에 유리했다.

하지만 백화점의 부활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명해야 한다. 백화점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 이후 백화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위기에 대응했다. 상품의 가격과 품질만큼 쇼핑의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위해 아트와 문화 공간을 대폭 확장한 것이다. 올해 여의도에 오픈한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은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업면적의 49%를 실내 조경과 휴식 공간에 할애했다.

문화 콘텐츠만이 아니다. '골목상권화'도 백화점 부활에 기여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개장한 복합 쇼핑몰 형태의 백화점은 예외 없이 로컬 맛집으로 식당가를 채운다.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은 식당가 자체를 상하이 골목길을 모티브로 한 '루앙 스트리트'로 디자인했다. 골목상권에서 찾는 감성과 다양성을 백화점 안으로 들여놓은 것이다.

골목상권이 역전할 수 있을까? 현재의 골목상권 거버넌스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상인과 건물주가 자유롭게 진입하고 퇴출되는 골목상권은 구조적으로 급격한 임대료 인상, 중복 콘텐츠 투자, 과잉 상가 공급 등 집단적 리스크에 열악하다. 백화점과 같이 상권의 전체 콘텐츠를 조정하는 운영자가 없기 때문이다.

대안은 상권관리시스템이다. 현재의 자유방임 구조를 커뮤니티, 건축 다양성, 걷기 좋은 길, 저렴한 임대료 등 골목길 고유의 자원을 활용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권관리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백화점 같은 단일 기업 운영 모델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미국의 비즈니스개선지구(BID)와 일본의 지역관리회사처럼 상인, 건물주, 주민,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민관협력 체제는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상권 거버넌스에서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미래를 찾아야 한다.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9/846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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