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M&A 본능', 이번엔 한샘…사모…

롯데의 'M&A 본능', 이번엔 한샘…사모펀드와 공동 인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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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업체 한샘의 공동 인수를 추진한다. 투자 규모는 2000억~3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 직속 경영혁신실 산하에는 최근 바이오팀과 헬스케어팀이 신설됐다. 롯데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전방위 인수합병(M&A)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비밀유지협약을 맺고 한샘 인수를 위한 투자 방식과 규모를 논의 중이다. 한샘은 지난 14일 조창걸 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한 보통주(지분 30.21%) 및 경영권 양도에 관해 IMM PE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샘이 제시한 매각 가격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IMM PE는 인수금액의 절반씩을 금융권과 전략적 투자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감안할 때 공동 인수가 확정되면 롯데는 한샘을 인수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의 30~40%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최종 결정은 이번주 신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하는 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하이마트·건설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롯데그룹의 목표”라며 “한샘 경영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 조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부문 경쟁사들이 홈퍼니싱 자회사와의 시너지 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롯데의 한샘 공동 인수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까사미아와 리바트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는 전국에 440여 개 매장이 있는 롯데하이마트와 한샘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카카오, CJ 등과 함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할 후보로도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SM이 제시한 매각 가격이 약 6000억원”이라며 “시가 대비 두 배를 넘을 정도로 높아 롯데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시계' 빨라지는 롯데, 헬스케어팀 이어 바이오팀도 구성
삼성 출신 바이오 팀장 영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2개월간의 일본 체류를 마치고 이번주 귀국한다. 롯데의 ‘투자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그룹의 미래 설계를 책임지고 있는 ESG경영혁신실에 이달 초 헬스케어팀을 조직한 데 이어 최근엔 바이오팀을 추가했다.

바이오팀장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품질팀장을 지낸 이원직 상무를 영입했다. 미국 대형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출신인 이 상무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제조 분야 전문가로 2010년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할 때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에 합류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31일 “롯데의 제조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 위탁생산(CMO) 사업에 관심이 많다”며 “이를 위해 복수의 인수합병(M&A) 대상을 후보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 관련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500억~6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면서 롯데그룹의 투자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704% 증가한 59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개장(20일) 후 전일까지 매출이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98%에 달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유통부문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매장 철수를 통한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등 공격 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마트는 매장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전기차 충전 사업도 협의 중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무산되기는 했지만 롯데그룹이 미국의 전고체배터리 개발·제조 업체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대한 투자를 계획했었다”며 “롯데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전방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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