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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의 恨] (상) 계양산은 적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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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진산인 계양산. 수천 년을 인천 시민과 함께했다. 인천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계양산에 담겨 있다. 하지만 최근 계양산 롯데 골프장 조성으로 몸살을 앓았고, 이제는 수목원 조성을 놓고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제76회 광복절을 불과 이틀 남고 계양산 일대가 적산(귀속재산)이었다는 사실에 몸서리친다. 결국 계양산은 일제의 상처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계양산은 언제쯤 인천의 진산으로 시민 품에서 편히 쉴까.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꿈이 신기루가 된 계양산 롯데 골프장. 이 부지가 적산(敵産, enemy property, 귀속재산)일 것이란 소문은 사실이었다. 이 땅은 롯데 일가 상속으로 찢겼고, 상속세 담보로 저당 잡힌 신세가 됐다. 계양산은 일제가 남긴 골 깊은 상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사망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소유한 계양산 부지가 과거 적산으로 불하된 게 12일 확인됐다.

▶관련기사: [적산의恨] (상) 비극의 현대사 질곡의 명산…롯데家 유산 상속 한복판에

일제가 1945년 패망 후 한반도에서 내쫓기며 처분하지 못한 부동산과 동산 등을 일컫는 '적산'은 미 군정과 이승만·박정희 정권을 거치며 민간에 불하(매매) 됐다.

신 명예회장이 롯데 골프장 부지인 계양구 목상동 인근을 매입한 것은 1974년 4월30일. 신 명예회장은 계양산 롯데골프장 부지 중 대부분인 계양구 목상동 산 57-1 일대 90만7384㎡를 취득했다. 신 명예회장은 이 부지를 학교법인 이화학당(이화여자대학교)으로부터 매입했다. 당시 이화학당 이사장은 인천 출신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김활란(1899∼1970)이다.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보유한 계양산 롯데 골프장 부지가 과거 적산(귀속재산)이었던 사실을 알려주는 ‘등기부등본’. 이 땅은 옛 부천군이 소유하고 있다 학교 법인 아화학당에 매각됐고 이후 신 명예회장이 샀다. 등기부등본에서 부천군이 소유한 이 땅을 ‘귀속’ 재산이라 밝힌 만큼 이화학당 매매는 귀속재산 불하로 읽혀진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보유한 계양산 롯데 골프장 부지가 과거 적산(귀속재산)이었던 사실을 알려주는 ‘등기부등본’. 이 땅은 옛 부천군이 소유하고 있다 학교 법인 아화학당에 매각됐고 이후 신 명예회장이 샀다. 등기부등본에서 부천군이 소유한 이 땅을 ‘귀속’ 재산이라 밝힌 만큼 이화학당 매매는 귀속재산 불하로 읽혀진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이화학당은 누구에게 이 땅을 샀을까? 오랜 등기부등본에는 흩날리는 글씨로 '부천군'이란 기관명이 적혀 있다. 그리고 부천군이 이 땅을 '매매'가 아닌 '귀속' 받았다고 설명돼 있다. 부천군은 귀속재산으로 관리하던 계양산 일대를 이화학당에 불하(매매)했고, 이화학당이 다시 신 명예회장에게 판 것이다. 모두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이뤄졌다.

인천녹색연합은 “계양산 롯데 골프장 일대를 신격호 전 명예회장이 이화학당으로부터 매입했고 이는 부천군이 이화학당에 불하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고, 인천민속학회 김현석 이사는 “계양산이 어쩌다가 적산으로 불하되는 운명을 맞았고 그게 부평 일본 조병창과 어떤 연관을 갖는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계양산 운명은 더 기구하다. 신 명예회장 사후 계양산 롯데골프장 부지는 유족 신영자(80)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지분 3분의 1, 신동주(68) SDJ코페레이션 회장 지분 4분 1, 신동빈(67) 롯데그룹 회장 지분 12분의 5으로 쪼개졌다. 그리고 이 땅은 유족들의 상속세 문제로 남대문세무서에 근저당돼 있다.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계양산 일대가 한때 일본 국적이던 롯데 일가의 유산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유족이 이 땅을 매각할지, 지분별로 소유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의 최종 판정으로 롯데골프장이 백지화되며 이곳을 롯데가 수익용 수목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지역 시민사회들은 “어떻게 막아낸 골프장인데 시민의 휴식처로 오래도록 가꿔야지 다시 롯데의 수익 사업으로 맡길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귀속재산' 계양산은 언제쯤 자유의 몸이 될까. 인천의 진산으로 시민을 품었던 계양산이라면, 이제 시민이 계양산을 품을 때가 됐다.
[적산의 恨] (상) 계양산은 적산이었다 - 인천일보 (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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