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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다이애나비도 묵고 간 시카고 명물 호텔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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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미시간호변의 '드레이크 호텔'(왼쪽 아래) [시카고 관광청 Choose Chicago 화면캡처 /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설명미국 시카고 미시간호변의 '드레이크 호텔'(왼쪽 아래) [시카고 관광청 Choose Chicago 화면캡처 / 재판매 및 DB 금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세계 호텔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시대를 풍미한 미국 시카고의 명물 호텔이 매물로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101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드레이크 호텔'(Drake Hotel)이 개관 이래 처음 부동산 시장에 나왔다.

소유주 측은 드레이크 호텔을 주상복합 빌딩으로 변모시킬 투자자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으며, 거래가는 최소 2억5천만 달러(약 3천억 원) 이상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은 개관 당시부터 소유권과 운영권을 갖고 있던 브래쉬어 일가와 부동산 투자사 '어코어 캐피털'(ACORE Capital)이 전체 지분의 90%를 갖고 있다.

매각 대행을 맡은 중개업체 'JLL' 측은 "시카고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호텔이자 가장 가치 있는 부동산일 것"이라며 "호텔 매수 후 대대적인 확장 및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레이크 호텔은 '환상의 1마일'로 불리는 시카고 최대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 북쪽 끝에 미시간호수를 마주하고 서 있다.

1920년 개관한 보자르 건축양식의 13층 건물로, 스위트룸 74개를 포함해 535개의 객실을 갖췄고 1980년에는 미국 국립사적지(NRHP)로 등재됐다.

이 호텔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1959), 찰스 왕세자(1977), 다이애나 왕세자비(1996) 등 영국 왕실에서부터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일가(1927), 박정희 전 대통령(1961),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79), 그리고 정치인과 셀러브리티까지 수많은 유명 인사가 시카고 방문 시 숙소로 선택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1961년 1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에 가던 길에 시카고에 들렀다. 당시 한인 유학생·동포들을 만나고 리처드 J.데일리 당시 시장과 환담했다.

또 다이애나비는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지기 15개월 전인 1996년 6월 노스웨스턴대학 부설 암센터 기금 마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카고를 찾았고 사흘간 묵었다. 호텔 측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해당 스위트룸에 다이애나비 이름을 붙이고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1박당 3만2천 달러(약 3천700만 원)에 대여하고 있다.

1996년 호텔 체인 '힐튼'이 운영권을 인수하고 대대적인 개보수를 했으나 1940년 옥상에 설치한 3m 높이의 분홍색 초대형 전광판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사설을 통해 "드레이크 호텔은 지리적으로 매우 특별한 곳에 있을 뿐 아니라 유서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며 "드레이크 호텔이 번성하지 못한다면 시카고 '환상의 1마일'의 경기 회복은 더디고 힘들 것"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정보업체 'STR'에 따르면 비즈니스 출장자와 대형 회의에 의존해온 시카고 호텔의 지난달 객실 예약률은 58.7%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작년 7월 25.6%보다는 회복됐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 82.4%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JLL 측은 드레이크 호텔의 명성과 독보적인 위치가 투자자의 구미를 당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다가 호텔 높이가 현재 13층에 불과하고 인근 대지를 충분히 확보한 점, 1920년 이후 단 한 번도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적이 없다는 점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호텔 측은 매각 추진 중에도 영업은 변함없이 계속한다고 공지했다.

박정희·다이애나비도 묵고 간 시카고 명물 호텔 매물로 - 매일경제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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