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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 가로수길 상권 좌초 위기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오랜 역사를 지켰던 대형 패션 매장 철수와 서울 도심 상권에 임대 매장 공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마켓의 매출 급감으로 이미 업계에서는 예상해 왔던 일이지만 사회적인 여러 변수로 인해 상황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관광객 유입이 80% 이상인 서울의 중심 상권인 명동 상황이 심각하다. 두 걸음 가면 연달아 임시휴업과 매장 철수로 초라하게 텅 빈 매장들이 넘쳐나고 있다. 액세서리, 화장품, 보세 상품을 팔며 근근이 매출을 이어오던 소규모 매장이 빠져 활기가 돌던 명동 골목골목은 생기를 잃은 채 신음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비단 개인업체에만 불어닥친 것은 아니다. 명동 터줏대감으로 8년여간 한자리를 지켰던 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의 후아유가 결국 지난달 매장을 철수했다. 이달 중 후아유는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나 가로수길 역시 공실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권이기에 역전효과를 바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후아유 · 에이랜드 등 명동 터줏대감 문 닫아

후아유는 관광객 유입이 80% 이상인 명동 마켓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 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바로 옆 라인에 위치하고 있는 스파오도 작년 해리포터 등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고지를 찍었을 때보다는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했다. 매장 철수는 아니지만 명동 상권에서 매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의 상황도 좋지는 않다.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SPA 탑텐은 ‘힘내라 명동’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1  +  1 판매를 진행 중이다. 대형 코스메틱 브랜드의 실상도 비슷하다. 일본어와 중국어 등으로 판촉행위를 하던 판매사원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70  ~  80% 이상 세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출은 미비하다. 내부 구조 악화설에 시달리고 있는 1세대 오프라인 디자이너 편집숍 에이랜드도 지난달 명동점 문을 닫았다.

에이랜드 명동점은 에이랜드의 시초이자 유통 확장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터라 이번 철수가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의 대형 공간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한동안은 공실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명동의 시작이자 머리 역할을 하고 있는 밀리오레 역시 유령 건물이 된 지 오래다. 게스 플래그십스토어와 아리따움 드러그 스토어도 문을 닫았다. 명동에만 2개의 매장이 있는 자라의 경우도 매장 매출이 하락했다.

관광객 유입 60% 이상 급감, 재난지역 상황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은 8만여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94.6% 감소한 수치다. 명동역(지하철역)의 이용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2  ~  4월) 245만명에서 올해 60% 감소한 98만명에 그쳤다. 서울 지하철역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명동은 현재 사실상 모든 운영이 올스톱됐다 해도 무방할만큼 ‘코로나19 재난 지역’ 수준이다.  

신사동 가로수길 역시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과거 탑텐과 베이직하우스가 전개했던 가로수 초입 도로변 메인 건물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단기 임대 매장으로 채워지고 있고, 삼성물산의 라이프스타일숍 그라니트가 철수했다. 게스 플래그십스토어 역시 한동안 자리를 지키다 결국 퇴점한 뒤 여전히 공실이다.

난닝구의 라이프스타일 매장 네프호텔이 철수한 건물도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가로수길에 3개의 매장을 전개하고 있었던 에프앤에프는 마이클코어스가 정리된 자리에 스트레치앤젤스를, 스트레치앤젤스 자리에 엠엘비를 배치했다. 2018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던 뷰티 스토어 역시 정리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사동 가로수길 공실률 심각, 부동의 임대료

가로수길은 서울 주력 유통 상권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지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신사역 부근의 상가 공실률은 11% 이상으로 조사됐다. 가로수길 상권이 더 이상 국내외 고객에게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것과 이렇다할 랜드마크가 없다는 점이 고객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애플스토어가 다시 재개장하면서 고객 유입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타 매장 매출과 직결되고 있지는 않다. 고객 유입은 떨어지고 매출도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월 임대료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근처 카페와 매장 업주들은 “코로나19로 인근 직장인들 중 이곳을 떠난 사람들이 많다. 고정 수입이 줄어드는데 코로나19로 유동인구까지 줄어드니 막막할 따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길을 잃고 있는 패션 매장의 상황은 더 암담하다. 오프라인 판매 수익은 온라인에 밀려 계속 고전하고 있고 새롭게 여는 매장 역시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을 타깃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최소 올해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명동과 가로수길뿐만 아니라 강남역과 이태원 등 주요 서울 상권에서 공실과 매장 철수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http://www.fashionbiz.co.kr/RE/?cate=2&recom=2&idx=178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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