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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테이블 22개 중 1개만 손님…"대학로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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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낮 12시 기자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연극가 골목의 모습. 거리에는 열명 남짓한 사람만 다닐 뿐 한산한 모습이다. 양수민 인턴기자

8일 낮 12시 기자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연극가 골목의 모습. 거리에는 열명 남짓한 사람만 다닐 뿐 한산한 모습이다. 양수민 인턴기자

“이제 버티기도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어요...”

 
8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이곳에서 2년째 닭갈비집을 운영하는 최형진(29)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이 한창 많을 주말 점심시간이지만, 최씨의 가게 테이블은 22개 중 한 개만 차 있었다. 최씨는 “연극을 보러 오는 사람도 없고 단체 손님을 못 받으니 저녁 장사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이제는 가게 문을 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연극 1번지 대학로, 먼지와 공실뿐

대한민국 연극1번지라 불리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한 아트센터 건물 1층의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극단이 철수하고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상권이 침체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양수민 인턴기자

대한민국 연극1번지라 불리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한 아트센터 건물 1층의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극단이 철수하고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상권이 침체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양수민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한민국 연극 1번지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강화된 방역수칙으로 인해 연극 관람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연극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불황을 버티지 못한 극단이 철수했고 유동인구가 줄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이어지고 있었다.
 
연극과 사람이 사라진 대학로 상권은 ‘먼지’와 ‘공실’이 채우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대학로 연극 거리는 10명도 안 되는 사람이 거니는 등 한산한 모습이었다. 인적이 드문 곳은 거리뿐만이 아니었다. 유리문 너머로 각종 우편물이 바닥에 널브러진 빈 상가가 거리에 줄지었고, 건물 창문 곳곳엔 임대 문의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극장 철수하면서 사람 발길 끊겨

김응근(76)씨 건물 지하에 있던 극장의 매표소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연극을 내린 극장 입구에는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양수민 인턴기자

김응근(76)씨 건물 지하에 있던 극장의 매표소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연극을 내린 극장 입구에는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양수민 인턴기자

대학로 동숭동 1-96번지 건물 지하는 혜화 D:BASE극장이 있던 자리지만 더는 연극은 진행되지 않는다. 웹드라마로 화제를 모아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연애플레이리스트’를 공연하던 극장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일찌감치 철수해서다. 지하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은 현재 지하·2층·3층·4층이 모두 공실이다. 건물주 김응근(76)씨는 “연극을 할 수가 없는데 누가 입점하겠느냐”며 “상권은 망해가는데 세금만 꼬박꼬박 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먼지 쌓인 공실은 김씨만의 사연이 아니다. 바로 맞은편 1층 상가를 비롯해 김씨의 건물로부터 30m 떨어진 한 아트센터의 1·2·3층도 모두 비어있었다. 연극 거리에 들어서는 골목 초입에 위치한 건물 1층의 두 상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혜화역 1번 출구 건너편 건물 안엔 주인 없는 우편물과 전단지가 널려 있었다. 오가는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공실이 만연하면서 대학로 일대가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혜화역 대로변 1층 상가에도 우편물과 전단지가 널려있다. 양수민 인턴기자

혜화역 대로변 1층 상가에도 우편물과 전단지가 널려있다. 양수민 인턴기자

피해 고스란히 상인들에게…“손실보상 절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 방역지침 재정립 및 손실 전액 보상 촉구'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 방역지침 재정립 및 손실 전액 보상 촉구'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인구가 줄어든 대학로의 피해자는 또 있었다.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대학로가 죽어간다”고 성토했다. 연극가 골목에서 쌀국수집을 운영하는 김모(49)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극장 자체가 얼어붙었다”며 “나흘 전에 이 건물 2층 마라탕집도 빠져나갔다. 여기 건물 자체도 매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소식에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씨는 “이제 뭘 해준다고 해도 바뀌는 게 있을까 싶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도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연극계와 건물주,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정우 경기대 연기학과 교수(극단 유목민 대표)는 “소극장은 좌석이 벤치로 연결된 곳도 있어 띄어 앉기가 더 어렵다”면서 “정부 행정명령에 손해 입은 연극계에도 손실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대학로뿐만 아니라 전국 상권 자체가 다 무너졌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과 대출 확대로 고비를 넘어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르포] 주말, 테이블 22개 중 1개만 손님…"대학로 죽어간다" - 중앙일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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