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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재생 스타트업 손닿으면…폐가도 맛집·호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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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요가 방치된 제주 가옥을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개조한 도순 돌담집. [사진 제공 = 다자요]
사진설명다자요가 방치된 제주 가옥을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개조한 도순 돌담집. [사진 제공 = 다자요]

스타트업이 공간재생 분야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폐가 또는 빈집으로 방치했던 공간이 이들 손에 닿으면 맛집으로, 호텔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명소로 다시 탄생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로 발길을 돌린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상북도 문경시에 있는 한옥 카페 화수헌이 대표적이다. 공간재생 스타트업 리플레이스가 버려진 19세기 가옥을 카페로 탈바꿈시켰는데 여름 휴가철을 맞은 지난달 말 평일 방문객이 월 초보다 1.5배가량 늘었다. 고택 매력을 살린 인테리어와 오미자, 쑥 같은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음식으로 단숨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핫플레이스'에 등극했다. 화수헌 외에도 문경시에서 적산가옥과 폐 양조장을 개조한 셀프 스튜디오 '볕드는산'과 복합문화공간 '산양정행소'도 운영한다. 도원우 리플레이스 대표는 "소멸 위기 지역에 청년만의 감각적인 콘텐츠로 특별한 가치를 창출해 지역과 청년 모두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호텔 시스템 기업 H2O호스피탈리티가 지난 4월 리플레이스를 인수했다. 올가을에는 경북 영양군 서석지에 추가로 함께 숙박시설을 열 예정이다.

공간재생 스타트업 활약은 도심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저평가된 지역에 낡거나 빈 건물을 특색 있는 식음료(F&B) 판매 공간으로 재생시키는 스타트업 글로우서울은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인 창신동 도시재생을 기획하고 있다. 앞서 서울 익선동과 대전시 소제동 철도관사마을에서 성공적으로 도시재생을 마친 후 새롭게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먼저 이달에 스마트팜업체 퍼밋과 협력해 오래된 주택 한 채를 통째로 도심형 스마트팜으로 바꿀 예정이다.

 

 

리플레이스가 19세기 한옥을 현대식 카페로 개조해 운영 중인 화수헌. [사진 제공 = 리플레이스]
사진설명리플레이스가 19세기 한옥을 현대식 카페로 개조해 운영 중인 화수헌. [사진 제공 = 리플레이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창신동은 서울 전경이 아름답게 보이는 동네지만 대다수 주민이 연로해 에어비앤비 같은 기존 공간공유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쉽지 않았다"며 "이들이 자신의 집 옥상을 루프톱 모임 공간으로 개조해 부가수익을 창출하도록 돕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숙박업소로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규제와 충돌하며 발생하는 갈등은 새로운 숙제다. 제주 빈집을 숙박업소로 변신시켜 돌려주는 스타트업 다자요가 대표적이다. 여행객에겐 개인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공간 소유주와 지역사회는 빈집 정비와 지역 관광상품 홍보 성과를 누리는 윈윈 효과로 호응이 높았다. 하지만 한때 기존 숙박업계 반발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그러다 최근 정부의 사회적 타협기구 '한걸음 모델'로 선정되며 사업을 재개한 상태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현재 4채의 개조 공간에 대해 일반 고객은 받지 않고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만 예약을 받고 있다"며 "거의 만실로 유지되고 있고, 추가로 9채를 선정해 설계를 마친 뒤 순차적으로 재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철모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새롭게 생겨난 공간재생 숙박업체와 기존 숙박업체는 본질적으로 수요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텔이나 호텔은 대부분 도시나 관광 중심지에서 완벽한 편의를 제공받고자 하는 출장이나 '호캉스'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공간재생 스타트업들은) 아파트 같은 수직구조와 신기술에 질린 현대인들이 고유의 본성인 자연적 편안함을 느끼고자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첨단 플랫폼 서비스가 다양한 개개인의 취향을 충족시키고 있단 점에서 이러한 혁신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공간재생 스타트업 손닿으면…폐가도 맛집·호텔로 - 매일경제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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