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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가보자고] 최형욱 "콜럼버스 신대륙의 기회, 메타버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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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변곡점의 기류가 확인됐다. 다양한 기술이 조합됐고, 대중화의 시점이 문 앞에 왔다."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를 쓴 최형욱 대표는 수십 년간 기술의 발전과 혁신,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아이폰이 모든 사람의 손에 들리기 직전 보이는 변화의 양상이 메타버스에도 왔다고 말한다.

 
최형욱 대표는 IT업계 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지켜보며, 이제 메타버스도 변화의 변곡점에 있다고 말한다. / 이윤정 기자
그는 "변화의 변곡점에는 항상 묘한 기류가 느껴진다. 여러 핵심 요소 기술이 각각 발전하다가 임계점에 도달하지 못한 마지막 한두 개의 기술이 그 지점을 돌파하기 직전, 그리고 대중의 선택을 받기 시작하기 직전의 두 단계다"라며 "이 두 단계의 변곡점이 메타버스의 각 분야에 바짝 다가왔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와 사물인터넷 기업 매직에코를 거쳐 혁신기획사 라이프스퀘어의 이노베이션 캐털리스트(catalyst)로 활동해 온 그는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해 XR 하드웨어 플랫폼 스타트업인 질리언테크놀로지를 창업했다.

메타버스가 여전히 낯선 이들에게 최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15세기 콜럼버스가 미국 대륙과 서인도 항로를 발견하고 유럽인들에게 거대한 기회를 가져다준 것처럼, 메타버스에서 기회를 잡아야 할 때라고 한다. 그는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의 대항해 시대가 밖으로는 우주의 발견과 정복으로, 안으로는 디지털로 만들어진 메타버스로 이어지려 한다고 설명한다. 우주만큼 클 수도 있는 또 다른 세계, 메타버스도 기회의 신대륙 또는 신우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중에게 메타버스는 아직은 낯설다. 단어가 주는 낯섦에 더해 가상과 현실 속의 경계 없는 공간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최 대표는 걸리버가 특별한 나라로 여행을 다닌 이야기를 예로 들며, 지금 우리는 현실세계와 연결된 디지털로 만들어진 메타버스에 걸리버가 되어 여행을 다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고 표현한다.

가상세계 속에서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전 세계에서 모인 독특한 아바타들과 밤새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벽돌을 가져다가 빌딩을 짓고 도시를 건설할 수도 있고 우주에서 몇백만 광년을 이동하며 한 성계의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로 만들어진 메타버스는 지금도 확장되고 있다. 새로운 공간이 더해지고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며 새로운 도시가 건설되고 있다.

메타버스란 단어의 시작은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사이버펑크 SF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는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 들어갈 때 가상의 신체를 빌려 활동하는데, 이때 유저가 갖게 되는 아이덴티티이자 실체의 의미로 쓰였다.

‘초월하는’의 의미를 가진 메타​​​​​​​​​​(meta)라는 단어와 ‘세계, 세상’을 의미하는 버스(vere)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메타버스는 아직 표준화되고 합의된 정의가 없다. 사람마다 정의와 범위가 다른 이유다. 메타버스는 디지털로 구현된 무한한 가상세계이자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콘텍스트를 가진 다차원의 시공간이 존재하는 세계로 풀이한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같은 기술로 구현된 세계로 이야기하는가 하면, 일시적 현상이거나 마케팅 용어라고 한정하는 이들도 있다.
최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맞이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시키고 있는 중요한 현상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은 메타버스를 향유하는 본격적인 세대를 탄생시켰다. 인터넷이 공용재로 익숙해진 밀레니얼 세대와 어린 시절부터 모바일이 익숙한 제트 세대를 넘어서,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코로나 세대(8세~13세)들이다.

최 대표가 코로나 세대(C세대)라고 말한 이들은 반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놀거나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같은 곳에서 만난 친구들이 더 많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계의 경계나 구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기보다 인식하고 구분할 필요가 없어지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세대는 가상과 리얼월드의 경계를 포함하는 메타버스를 향유하는 본격적인 세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2000년대를 풍미했던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싸이월드가 부활을 준비하며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고 조언한다. 과거 3000만명 유저의 데이터를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 세대와 같은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메타버스가 익숙한 세대의 출현과 함께 하드웨어의 변화도 메타버스를 가속화할 요소로 주목해야 한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퀘스트에 에어링크를 지원하면서 무선으로도 하프라이프 알릭스 같이 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게다가 120Hz의 디스플레이와 물리적인 키보드가 가상현실 내에서 인식되는 인피니티 오피스까지 새로운 기능이 쏟아져 얼리어답터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이폰에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나왔을 때 기다렸던 그 마음과 비슷하다.

최 대표는 "오큘러스 퀘스트2를 비롯해, 삼성 갤럭시 기어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기술의 완성도를 더해가고 있다"며 "아이폰과 비교하면 VR 디바이스의 판매량 속도는 대중화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이 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은 현재의 여섯 배 이상인 270억달러(31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IT 공룡 기업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 제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출 혹은 사례를 쏟아내고 있다. 가상경제라는 실체적인 개념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구체화되고 있다.

최형욱 대표는 "모든 기술이 처음에는 신기루처럼 보인다. 테슬라도 5년 전에는 망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기술이 각광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의 많은 것이 디지털라이제이션되고 있으며, 세상의 모든 것이 메타버스화 될 것이다. 이제 다가온 메타버스에서 변화의 크기가 큰만큼 큰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콘텐츠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강점이 있는 한국은 큰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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