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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초월 ‘프롭테크’…부동산, 메타버스·블록체인·3D를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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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프롭테크’ 산업도 급성장 중이다. 프롭테크(proptech)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부동산 서비스에 기술이 결합된 신산업을 일컫는다.

양적인 성장뿐 아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D 설계,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서비스의 질 자체가 달라졌다. 과거 프롭테크가 단순히 부동산 매물을 알리고 중개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이제는 온라인 임장, 전자계약, AI 매물 추천·평가, 빅데이터 기반 자산 관리 등 그 영역이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비약적인 성장

▷프롭테크 스타트업 매출 1兆 돌파

프롭테크 기업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프롭테크 스타트업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1조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7026억원에 비해 42.4% 늘어난 액수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개수도 크게 늘었다. 2018년 20개에 불과했던 프롭테크 스타트업은 지난해 130개, 올해 7월 기준으로는 170여개까지 늘었다.

분야도 눈에 띄게 다변화됐다. 매물을 중개하는 ‘마케팅 플랫폼(27개)’을 비롯해 셰어하우스·공유 오피스 등을 운영하는 ‘공유 서비스(38개)’, 비대면 임대·아파트 관리에 최적화된 ‘자산 관리 솔루션(30개)’ 스타트업이 각각 30개가 넘는다.

이 밖에도 빅데이터와 AI로 부동산 데이터를 모으고 평가하는 ‘데이터 밸류에이션(21개)’, 시공간 제약 없이 매물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VR·AR 솔루션(19개)’ 스타트업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세대 프롭테크의 진화

▷직방 ‘3D 투어’, 다방 ‘전자계약’

직방·다방 같은 1세대 프롭테크 스타트업도 최신 기술 도입에 여념이 없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올라선 ‘직방’은 첨단 IT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프롭테크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5월 새로 도입한 기능인 ‘3D 단지 투어’가 대표적이다. 원하는 아파트 단지를 3D 입체 화면으로 둘러볼 수 있다. 단지뿐 아니라 원하는 동·호수 내부도 확인 가능하다. 거실, 침실, 작은방 등에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조망이 어떤지, 시간에 따른 일조량은 어떤지까지 체크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구현했다.

요즘 핫한 ‘메타버스’ 기술도 적극 활용 중이다. ‘메타폴리스’라는 자체 개발한 가상 공간에 모델하우스를 만들고 고객이 아바타로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올 7월에는 롯데건설과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서비스 활성화 제휴를 맺었다. 모델하우스 관람은 물론 분양 상담과 광고 역시 메타폴리스 공간에서 이뤄질 계획이다.

직방 관계자는 “모바일 모델하우스는 견본주택을 지을 때보다 예산이 절감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기 때문에 ESG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전자계약 서비스 ‘다방싸인’ 도입을 발표했다. 임차인, 임대인, 공인중개사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부동산 계약 서비스로 종이나 인감 없이도 계약이 가능하다. 집주인이 전자계약 매물을 공유하면, 중개사는 해당 매물을 공인중개사 전용 앱에 전송해 광고하고, 광고를 접한 사용자는 희망 매물 계약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술 덕에 계약서 위·변조 가능성도 없다.

직방·다방 외에도 빠르게 덩치를 키워가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여럿이다.

원·투룸 소형 주거용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집토스’는 최근 누적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자체 공인중개사가 직접 수집한 매물만 중개해 허위 매물 위험을 낮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인테리어 비교 견적 플랫폼 ‘집닥’ 역시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50% 늘어난 1500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혁신 스타트업 ‘우후죽순’

대기업·감평법인도 속속 뛰어들어

전에 없던 서비스로 주목받는 스타트업도 다수다. 특히 VR·AR 등을 활용해 건축 설계나 ‘온라인 임장’을 돕는 기술 스타트업이 주목받는다. 2D 건축 도면을 3D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한 ‘어반베이스’, 자율비행 드론으로 대형 건축물을 점검하는 ‘니어스랩’, 360도 카메라로 공사 현장을 비대면 관리하는 ‘큐픽스’, 부동산 공간 내부 정보를 실측해 VR·3D 투어를 제공하는 ‘평행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아파트 투자를 돕는 서비스도 각광받는다. ‘카사’는 빌딩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빌딩 지분을 수익증권으로 만들어 목돈 없이도 빌딩에 ‘조각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7월 ‘서초지웰타워’를 상장·공모했는데 공모 시작 2시간 만에 2882명이 몰리며 ‘완판’을 기록했다.

투자할 만한 아파트 추천 서비스도 나온다. 교통, 학군, 일자리 등 변수에 따라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학습한 AI가 개인별 맞춤형 아파트를 골라주는 ‘다윈중개’, 전국 아파트 단지별 투자가치·거주가치를 20개 지표로 분석해 등급으로 보여주는 ‘살집팔집’ 등이다.

프롭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이나 감정평가법인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 역시 시장에 속속 합류하는 중이다. 지난 3월 KT그룹 전문 부동산 기업 KT에스테이트는 야놀자와 함께 프롭테크 스타트업 ‘트러스테이’를 출범했다.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임대주택 거래 전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감정평가법인이 아예 직접 프롭테크 시장에 뛰어들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지난 7월 부동산 자동 시세 플랫폼 ‘랜드바이저’를 선보였다.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부동산의 추정 시세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취득세, 중개·등기 비용, 상속·증여세, 양도세 등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기존 산업과 갈등은 과제

▷빅밸류, 감평협회와 소송전

프롭테크 산업 성장을 모두가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 등 기존 부동산 업계 반발은 프롭테크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최근 직방의 중개업 진출을 ‘골목상권 침탈’로 규정하고 진출 철회를 촉구했다. 7월 14일부터는 회원 공인중개업소로부터 직방 중개업 진출을 규탄하는 서명을 받는 등 선전전을 펼치는 중이다.

감정평가사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불만이 향하는 곳은 ‘온라인 시세 추정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대표적인 곳이 빅밸류다. 빅밸류는 2019년부터 연립·다세대주택 자동 시세 산정 서비스를 금융사에 제공해왔다. 감정평가사협회는 자동 시세 산정 서비스가 ‘무자격자에 의한 감정평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빅밸류를 형사 고발했다. 올해 5월 빅밸류가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소송전은 끝났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중심’의 건전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른바 ‘밥그릇 싸움’보다는 저마다 실력을 먼저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오성범 태평양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그간 감정평가 업계는 법적 책임을 의식한 탓에 데이터를 활용한 평가에 소극적이었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비감정평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바뀔 때 변화를 거부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공인중개사를 비롯한 기존 사업자든 프롭테크 기업이든 소비자 선택을 받도록 실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진단이다.

상상초월 ‘프롭테크’…부동산, 메타버스·블록체인·3D를 입다 - 매일경제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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