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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바뀌니 서울시 공공기관 강북 이전 ‘삐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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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 강남권 공공기관 강북 이전 계획.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한달 살이 이후 내놓은 강남 공공기관 3곳의 강북 이전 계획이 흐지부지되고 있다. 이전이 확정된 기관 3곳 중 일부는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2019년 8월 서울시가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발표한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서울연구원, 서울시인재개발원 등 3곳이다.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SH공사는 중랑구 신내동 신내2지구로,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서울연구원은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로, 서초구 서초동 시인재개발원은 강북구 수유동 영어마을 수유캠프 부지로 각각 이전이 확정됐다.

발표 당시부터 이전 대상 기관 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잡음이 있었던 데다 올들어 지난 4월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고 이달 조직개편과 인사로 새 진용을 꾸리면서 추진동력 마저 잃었다.

30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까지 마친 SH공사 이전 계획은 노조의 행정소송 제기 등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SH공사 1노조는 보궐선거일 바로 전인 4월6일에 서울중앙지법에 ‘SH공사 사옥 이전에 대한 협약’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작년 9월 서울시와 중랑구, SH공사 등 3자가 현 사옥을 2024년까지 중랑구 신내동으로 이전하는 협약에 서명한 것인데, 1노조는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며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신임 SH공사 사장이 취임하면 곧장 신사옥 설계공모 등 후속 절차를 밟아야하지만, 김현아 SH공사 사장 내정자는 지난 2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사옥 이전 현안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주목된다. 정지권 시의원이 이전 계획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현아 후보자는 “서울시가 이전하라고 하면 저희는 집행 기관이라서…. 이전 계획에 대해선 노조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 노조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공사 노조는 사옥 이전 부지가 대중교통 접근성 떨어지는 점을 얘기하고, 여기에 사업비 재원조달 등 검토 의견을 들어야한다”며 노조의 그간 주장을 전달했다. 이에 정 의원이 “지구단위계획, 타당성조사도 다 했다. 노조를 설득해서라도 이전해야하지 않나”라고 재차 묻자 김 후보자는 “노조와 심도있는 협의를 하겠다. 이전계획에는 추가적인 사업비가 든다. SH공사 자체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의회에서 도와준다고 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SH공사 이전 절차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신내2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지구단위계획까지 마쳤다. 당초 2종 일반주거지를 준거지로 바꾸고 기존 학교시설을 폐지, 업무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바꿔 준 것이다. SH공사 신사옥은 전체건축면적 4만㎡ 규모에 사무실 뿐 아니라 600석 규모의 공연장(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을 포함한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건축설계 공모를 거쳐 2022년 착공, 2024년 준공과 이전한다. 시는 SH공사 이전이 마무리되면 유동인구 유입 등으로 5년간 4800억원의 직‧간접적 경제효과, 4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H공사 노조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나은 도봉구 창동 복합환승센터로 옮기되, 신내2지구에는 공동주택을 지어야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미온이 감지된다. 서성만 균형발전본부장은 “원칙은 이전하는 게 맞지만, 좀 더 들여다 볼 사항이 있다”며 “일부 기관이 당초 계획 예산 보다 초과되면서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밟아야하는 등 좀 더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공공기관 3곳의 강북 이전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지 등 회의적인 시각이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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