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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길' 된 가로수길… 여전히 '나쁜 임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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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임에도 한적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양쪽으로 공실이 줄지어 있다. /사진=강수지 기자
주말임에도 한적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양쪽으로 공실이 줄지어 있다. /사진=강수지 기자

“가로수길 임대료는 예전부터 사악하기로 유명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겼고 일반 방문객도 줄어서 임대료를 감당 못 하는 점포가 많아졌습니다. 폐업이 줄을 잇고 있어요.”

 

서울 강남의 대표 상권이자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 ‘신사동 가로수길’이 활기를 잃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반 이상 이어지고 최근 시작된 4차 대유행 이후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상인들이 하나둘 점포를 철수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랜드마크로 꼽히던 카페 커피스미스 가로수길점은 7월 초 영업을 중지했다. /사진=강수지 기자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랜드마크로 꼽히던 카페 커피스미스 가로수길점은 7월 초 영업을 중지했다. /사진=강수지 기자
 
코로나19 악몽에 ‘커피스미스’도 영업중단
 
가로수길은 서울 3호선 신사역 인근에 형성된 상권으로 2002년쯤 상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8번 출구에서 걸어서 4분가량 직진하면 왼쪽에 약 700m 길이의 도로를 따라 은행나무 160여그루가 줄지어 있어 가로수길로 불렸다. 해당 길 양쪽으로 식당과 카페, 유명 옷·화장품 브랜드 전문점과 플래그십 스토어, 편집숍 등 각종 점포가 쭉 들어섰다. 여기서 좌우로 뻗어나간 길에도 상권이 활발하게 형성돼 세로수길이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신사역 가로수길을 향하는 길 골목에는 고깃집과 주점 등 먹자골목도 형성돼 있다.
 
가로수길은 2009년 무렵부터 젊은이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한류 열풍과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스타들의 주거지이자 활동지로도 관심을 받았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도 활발했다. 성형수술 등 의료 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장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거대 상권이던 가로수길마저 코로나19의 악몽을 비껴가지 못했다. 상권 입지 가치가 가장 높은 초입부터 공실이 수두룩한 모습이다. 예전이었다면 사람이 바글바글했을 주말 낮 시간대에도 방문객이 현저히 줄어 한적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가로수길 정중앙의 경우 ‘애플스토어’를 제외하고 맞은 편 상가들은 연이어 공실이다.
 
가로수길 랜드마크였던 프랜차이즈 카페 ‘커피스미스 가로수길점’도 7월 초 영업을 중단했다. 카페 외벽에는 ‘임대 문의’ 안내문이 커다랗게 붙어있다. 일대 상인들은 물론 해당 카페의 호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은 모두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인근을 지나던 행인 A씨는 “가로수길 상권이 많이 죽었더라도 커피스미스마저 영업을 중지할 줄은 몰랐다. 불황을 실감케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시민 B씨는 예전과 다르게 가로수길을 만남의 장소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예쁜 카페에 가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면 가로수길에 새로 생긴 카페 리뷰 등이 많았는데 요즘은 인기 있던 점포가 많이 폐업했다”며 “괜찮은 가게가 새로 생겨나지 않고 있어 약속 장소를 정할 때 압구정로데오나 연남동 등으로 시선을 돌린다”고 말했다.
 
올 3월 31일 기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 1층 임대료는 3.3㎡당 18만3061원으로 전년 동기(17만703원) 대비 비싸졌다. 상권 매출은 줄어도 임대료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강수지 기자
올 3월 31일 기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 1층 임대료는 3.3㎡당 18만3061원으로 전년 동기(17만703원) 대비 비싸졌다. 상권 매출은 줄어도 임대료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강수지 기자
 
“가로수길 창업 신중히 고려하길”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가로수길 상권의 ‘커피-음료’ 점포 평균 매출은 ▲2019년 3월 8059만7085원 ▲2020년 3월 5888만634원 ▲2021년 3월 5347만7911원 등으로 급감했다. 화장품 점포도 ▲2019년 3월 4억316만3499원 ▲2020년 3월 1억2567만3863원 ▲2021년 3월 9653만7866원 등으로 평균 매출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도 올 3월 31일 기준 해당 상권 1층 임대료는 3.3㎡당 18만3061원으로 전년 동기(17만703원) 대비 비싸졌다. 상권 매출은 줄어도 임대료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가로수길 상권의 개업률과 폐업률은 각각 3.8%, 4.4%로 개업하는 점포보다 폐업하는 점포가 더 많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신사역 공실률은 중대형 매장 건물 기준 2019년 4분기 7.2%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1분기 10.1% ▲2분기 9.1% ▲3·4분기 각각 9.6%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엔 11.5%까지 치솟았다.
 
가로수길 인근에서 약 20년 동안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한 C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가 나빠져 폐업하는 점포가 많아졌다”며 “과거엔 권리금만 수억원을 호가했는데 이제는 무권리금도 속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료를 낮춘 곳도 많기는 하지만 예전과 큰 차이는 없다고 보면 된다. 50㎡ 상가의 경우 보증금 2억~3억원에 월세 2000만원 정도 예상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가로수길 창업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공인중개사 D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외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았는데 외국인의 방문 감소가 상권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상권에 활력이 없으니 일반 방문객 숫자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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