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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후계자 경영 시험대... 도돌이표 '형지' 자리잡는 '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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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1세대 창업주에 이어 2세대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있다. 코로나로 패션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전문경영인보다 오너가 중심인 패션업계 2세들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먼저 휠라코리아는 오너 2세 경영체제로 뛰어난 성과를 내 주목받고 있다. 휠라코리아·휠라홀딩스는 윤근창 대표 체제이다. 윤 대표는 창업주인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8년 부사장에서 승진했다.

휠라홀딩스 올해 1분기 매출은 9,8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200~300% 증가했다.



한때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휠라코리아가 반등에 나선 것은 2017년부터다. 2015년 휠라코리아 매출 규모는 8,158억원이었고, 2016년에도 31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2015년 하반기부터 윤근창 사장이 휠라코리아를 진두지휘하며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주도했다. 제품 디자인부터 판매 채널까지 다양한 변화를 이끈 것이다.

도매 본부를 만들어 가격을 낮추고 스포츠 브랜드로만 인식되던 휠라를 젊은 층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특히 휠라의 변화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로 이어졌다.

휠라코리아 매출은 2016년 9,671억원에서 이듬해 2017년 2조5,303억원, 2018년 2조9,546억으로 급등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어글리슈즈 열풍으로 사상 최대 매출인 3조 원대 매출 반열에 올랐다.

휠라는 사이클화·러닝화 등 가격대가 높은 퍼포먼스화(정통 스포츠화) 상품군을 강화하고, 브랜드를 다각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엔 미국 스니커즈 ‘케즈(Keds)’의 라이선스 브랜드로 의류 사업을 시작하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있다.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한세드림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2019년 12월 한세엠케이 대표로 취임했지만 예상치 않은 코로나 확산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고 있다. 

매출 대부분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오는 한세엠케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의류 소비가 대폭 줄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 상황 전 3,000억원을 웃돌았던 한세엠케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2,202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영업손실은 188억원, 당기순손실은 230억원이다. 올해 1분기 역시 5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손실 7억원, 당기순손실 6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반면,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은 전사적으로 75~1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로 분위기가 개선됐다. 컬리수, 모이몰른, 리바이스키즈 등 브랜드들이 목표를 초과 달성한 데 따른 성과급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패션브랜드 'FRJ' 청산 이후 경영능력 검증을 위해서도 한세엠케이의 흑자 전환이 절실하다. 올해는 코로나 관련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분석한다.



브랜드 다각화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도 있다. 형지그룹은 코로나로 2세 경영에 제동이 걸렸다. 형지그룹은 최병오 창업주의 장녀인 최혜원씨가 지난 2016년부터 형지I&C의 대표를 맡아 경영에 뛰어든 상태였고, 올해 6월에는 장남인 최준호씨가 계열사 까스텔바작의 대표로 선임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매출이 악화되면서 창업주인 최병오 회장이 다시 경영 최전선에 복귀했다. 패션그룹형지와 형지엘리트의 대표직을 겸임하던 최병오 회장은 지난달 형지에스콰이아의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그룹의 형지어패럴과 형제엘리트, 형지에스콰이아 등 3개 주력 계열사를 직접 경영하게 됐다. 코로나 상황에 창업자가 직접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는 이유다.

현재 형지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고전 중이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해 영업적자로 전환했고, 순손실 규모도 430여억원으로 확대됐다. 남성복 브랜드 예작과 본,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 등을 보유한 형지I&C는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선 2세 경영권 승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전망이다. 최혜원 대표가 운영하는 형지I&C는 실적 악화 대표 계열사로 꼽힌다. 형지I&C는 5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는 등 실적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디안, 올리비아로렌 등으로 유명한  패션그룹 세정은 지난 2019년 취임한 박이라 세정과미래 사장이 이끌고 있다. 창업주인 박순호 회장의 셋째 딸인 그는 세정씨씨알(CCR) 대표직도 겸직하는 등 그룹의 굵직한 역할을 모두 맡고 있다.

세정그룹은 4년째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남성복 인디안,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보석 디디에 두보 등의 브랜드가 고전하면서  2020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손실 408억원, 순손실 843억원을 냈다. 세정과미래의 지난해 매출도 300억원으로 전년대비 33.2% 감소한 수치며, 영업적자는 94억에서 203억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세정그룹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세정과미래가 보유한 캐주얼 브랜드인 니(NII)를 매각하기로 했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올리비아로렌과 편집숍 웰메이드, 주얼리 브랜드인 디디에 두보와 일리앤, 일상생활 브랜드인 동춘상회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코로나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면서 "위기 속에서 오너들의 경영 역량이 더 도드라져보이는 시기이다. 경영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후계자 경영 시험대... 도돌이표 '형지' 자리잡는 '휠라' - 시장경제 (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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