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부동산뉴스

알바없는 날 온다”…프랜차이즈업계, 무인화 경쟁 불 붙었다

  • 상가건물

내년도 최저시급이 지난해(8720원)보다 5% 인상된 9160원으로 의결되면서 프랜차이즈업계에 불고 있는 무인화 바람이 거세지는 가운데, 요즘 회자되는 말이다.

앞서 프랜차이즈업계는 10년 넘게 ‘산업 규모별 임금 차등 지급제’를 주장해왔으나, 올해도 차등 지급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다시 어려워진 프랜차이즈업계 입장에선 최저시급 인상 결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에서 인건비, 월세,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점주 순수익은 200만원 남짓”이라면서 “지금도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편의점이 상당수”라고 주장했다.

편의점과 같은 도소매 업종뿐만 아니라 배달 비중이 큰 외식 프랜차이즈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최저시급이 오르면 배달대행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가맹점주는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배달비를 올려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라이더는 최저시급을 적용받지 않고 건 별로 임금이 지급되는 구조”라면서 “최저시급이 배달료보다 현저히 나을 때는 배달수수료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도 재심의를 요구하는 등 최저시급이 연일 화두로 떠올랐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재심의는 고용노동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아직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도 차등 지급 적용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10년 동안 묵살된 차등 지급제가  갑작스럽게 적용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저임금 차등 지급이 적용되더라도 업체간 형평성 논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비슷한 일을 하더라도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곳으로 노동인구가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최저임금 차등 지급보다도 무인화에 더 집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랜차이즈업계는 최저임금 차등 지급 적용보다는 무인화에 집중해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조사 결과, 6월 기준 자영업자 558만명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430만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11만2000명이 늘어났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16.4%가량 올랐던 2018년부터 업계 내에서는 무인화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향후 2~3년 안에 거의 모든 업종에서 무인화가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드테크 기업 프레시고는 스마트 자판기 ‘프레시고24’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자판기는 지난해 11월 첫 출시 후 6개월여 만에 전국 54개 점포에 공급됐다.

프레시고는 현재 무인카페, 오피스, 셰어하우스, 기숙사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프랜차이즈도 개시할 예정이다.

프레시고는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에 특화된 전용 SCM서버도 새롭게 개발해 전국 단위 점포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 대상(B2B)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스마트 자판기 사용 점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반찬, 도시락, 정육점, 분식집, 카페 등 전체 500만개 점포 가운데 50만개 점포가 스마트 자판기 이용을 계획하고 있다.

프레시고 관계자는 “무인화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트렌드”라면서 “확산 속도의 차이일 뿐 빠르게 보편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그 추세는 더욱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외식업종 무인화에 영향을 끼쳤다.

가정간편식(HMR) 보급 초기만 해도 매장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고 판매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HMR제품 품질이 보장되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밀키트 판매가 급증했다.

코로나19로 매장 내 취식이 줄어들고 밀키트 제품 판매와 구매가 일상화되면서다.

점포 입장에선 적은 인건비로 24시간 가게 운영이 가능한 만큼 무인 점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를 살펴보면 실제 무인 점포수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비롯해 담꾹, 홈즈앤쿡, 터치쿡 등 무인 밀키트 판매점의 성장도 눈에 띈다.

전국에 250개 가맹점을 두고 있는 담꾹은 10평 내외 작은 평수에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줄였다.

매장 내 CCTV를 설치해 무인 운영에 따른 도난 리스크도 극복했다.

앞서 2018년에는 무인스터디카페, 무인빨래방 등이 인기를 끌었다.

르하임스터디카페는 2018년 사업을 개시하며 가맹점 72곳을 운영했다. 2019년에는 135곳으로 늘었다가 2021년을 기준으로 가맹점과 직영점 242곳을 운영중이다.

세탁전문기업 크린토피아의 ‘코인워시 365’는 2009년 론칭해 2016년 300호점에서 2021년 1000호점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무인 세차장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업종에서도 무인 점포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스터디카페, 빨래방 등에서 시작됐던 무인화 바람이 외식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라면서 “최저시급 인상 등 고정비용이 지속 상승하면서 1인창업, 무인점포 창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내 무인주문기(키오스크) 사용도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업체경영실태조사를 보면 프랜차이즈업계 키오스크 사용은 2018년 3.7%에서 지난해 6.9%까지 늘었다. 2018년 0.9%에서 지난해 3.1%로 늘어난 일반음식점과는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가맹점을 시작하는 점주 대부분이 퇴직 이후 적은 돈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무인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규 자영업자 사업자금 규모는 500만원 미만이 2018년(32.2%), 2019년(28.7%), 2020년(32.5%)로 매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무인화 열풍이 최저시급 인상보다는 경쟁 과열화가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무인화 열풍 배경을 최저시급 인상이 아닌 경쟁 과열로 보기도 한다.

국내 가맹점수는 해마다 늘어 2018년 21만99개에서 2019년 21만5587개로 늘었다.

공정위는 2019년 편의점 업계의 과다 경쟁을 막기 위해 경쟁사 간 출점 거리를 지역별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와 같은 50~100m로 제한하기도 했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무인화‧인건비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고용인 인건비가 2018년(4383만원) 대비 14% 늘어 지난해 4998만원을 기록했을 때 식재료비, 임차료, 세금 등 주요 고정비도 올랐다.

식재료비는 2018년(7626만원) 대비 31.4% 로 4대 고정비중 가장 크게 증가했다.

임차료도 2018년(2303만원) 대비 12.9% 증가한 2602만원을 기록했다. 세금 역시 2년 사이 6.5% 올라 2026만원으로 늘었다.

이때문에 을이 병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식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 대변인은 “매년 오르는 임차료, 세금을 포함한 가맹비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없이 힘 없는 아르바이트생 임금만 깎으려고 한다”며 “최저시급이 오른다고 하지만 기존대비 한 달에 겨우 10만원이 인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바없는 날 온다”…프랜차이즈업계, 무인화 경쟁 불 붙었다 - 이뉴스투데이 (enewstoday.co.kr)

댓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