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소유경제(Owned Economy),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뒤 이은 경제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뉴노멀 시대의 소비 트랜드는 과거 ‘소유’에서 ‘사용’으로, 다시 차별화된 ‘경험’에 더 가치를 두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구독서비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MZ세대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경험, 가성비, 편리함을 추구한다. MZ세대는 본인이 직접 선택하는 주문형 서비스에서 다른 세대에 비해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
스마트폰에서 클릭 몇 번으로 세탁, 다림질, 요리 등 귀찮은 집안일에서 해방될 수 있고, 별도의 주문없이 화장품, 면도기, 식재료를 집에서 받을 수 있다. 고가의 자동차, 가전제품도 구매하지 않아도 다양한 여러 제품을 사용하고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구독경제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주류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경제는 예전부터 존재하던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문이나 잡지, 우유 등을 구독하는 것처럼 일정 기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지정된 날짜에 주기적으로 해당 상품을 배달해주기 때문에 필요한 제품을 매번 사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구독 서비스 모델은 서비스 제공 방식에 따라 크게 무제한형, 정기배송, 렌탈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무제한형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이다. 단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보다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월정액 요금제를 가입하면 무제한으로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정기 배송형은 일반적으로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들이 많이 사용하는 형태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정해진 기간에 제품을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고객이 번거롭게 제품 선정 및 구매 선택 시간을 소비할 필요 없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기 때문에 비용 및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주로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면도기, 칫솔, 셔츠 등의 생활용품 및 의류 등의 분야에서 많이 활용한다.
렌탈형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제품을 빌려서 사용하는 소비 형태로 주로 고가의 상품을 일시에 구매하기 어려운 경우 주로 사용하는 소비 형태이다. 자동차, 미술품, 정수기 분야에서 렌탈 서비스가 많이 활용된다.
◆ 디지털 기반 구독 서비스는 개인화라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기존의 서비스 요금을 단순히 월정액으로 바꾸거나, ‘정기적’이라는 구독 개념을 넣는다고 구독 서비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서의 디지털 기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개인의 니즈와 취향을 적극 반영한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구독모델은 사실 친숙하고 오래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반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정기적’이라는 구독 개념을 넘어 개인화된 서비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넷플릭스(Netflix)와 스포티파이(Spotify)처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컨텐츠와 SW에서 주류로 떠오른 구독 비즈니스는 일상용품에서도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구독 서비스의 원조인 미국의 버치박스(BirchBox)는 구독 회원에게 유명 브랜드 화장품의 샘플을 멋진 박스에 담아 배달해 주는 서비스로 유명하다.
여성들은 민감한 피부 때문에 미리 샘플 화장품을 써 보고 피부 트러블 등 문제가 없다면 정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버치박스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 샘플을 제공하고 고객이 마음에 들면 정품을 구매하는 'Try-Learn-Buy' 서비스를 지향한다.
샴푸회사 펑션오브뷰티(Function of Beauty)는 고객이 제출한 모발 유형과 원하는 기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맞춤형 샴푸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자신에게 맞는 샴푸를 찾은 고객은 이 상품을 정기 배송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달러 쉐이브클럽 (Dollar Shave Club)은 고객들이 홈페이지에서 면도기 종류를 선택하고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면도날이 배송되는 형태로, 2중날 면도기를 선택하면 4달러에 스테인리스 스틸 면도날 5개가 정기적으로 배송된다.
기존의 약국 시스템은 환자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다. 필팩(Pill Pack) CEO, TJ Parker 는 온라인 정기 약 배달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개개인을 위해 디자인된 온라인 약국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필팩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주요 고객은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질환으로 인해 정기적인 약 복용이 필요한 환자다.
Quip은 사람들의 치아 건강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예방 과정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간단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엔드 투 엔드 솔루션(end to end solution)'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1000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국내에서 디지털 기반 정기배송모델의 구독 서비스는 2011년 뷰티쇼핑업체 ‘미미박스’가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당시 정기적으로 사야 하는 면도기와 면도날을 일정 주기마다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 등 새로운 뷰티 아이템을 고객 맞춤형으로 배송해 인기를 끌었다.
탈(脫)통신’ 전략을 내세운 이동통신사들의 신성장 동력으로 구독 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매달 일정한 구독료를 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떠오르자, 통신사들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부터 게임·식음료 프랜차이즈·교육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특히 오랜 기간 구축해 온 멤버십 혜택과 구독 서비스를 연계해 구독 경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직장인을 위한 청소/세탁/요리 등 ‘집안일 정기구독 서비스’도 이용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세탁 스타트업 의식주컴퍼니의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이용하면, 원하는 시간이면 언제든 세탁을 맡길 수 있다.
청소 업체인 ‘미소’의 가사 도우미 정기구독 서비스는 거실/침실, 설거지, 주방 청소, 욕실/베란다 물청소, 세탁기 빨래, 정리정돈 등 다양한 청소 서비스가 제공된다.
‘와이즐리’의 면도기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월 7,900원 가격으로, 와이즐리가 개발한 면도기 핸들과 면도날을 교체시기에 맞춰서 받을 수 있다.
‘해피문데이’에서 생리대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대 30%의 상시할인과 무료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해피문데이는 개인 맞춤형 앱으로 호르몬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홈페이지/앱/SNS 등 다양한 통로로 월경 관련 정보를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건강관리 서비스 스타트업 ‘케어위드’의 맞춤 영양제 정기구독 서비스 '필리'이다. 이용자는 개인 정보를 입력한 뒤 필요한 영양분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영양제를 추천받으면 된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은 매주 새롭게 바뀌는 35가지 반찬 중 원하는 걸 고르는 ‘7데이’, 매일 정해진 식단 중 원하는 요일에만 주문할 수 있는 ‘정기식단’ 2가지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취 편하게 하는 방법, 이젠 면도기·청소·빨래도 '구독'”21.7.7.IT동아 정연호)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에게 고객충성도, 차별화, 효율성, 가격주도권 등 장점이 제공한다.
첫째, 정기적이고 규칙적인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 모델은 구독 기간에 따라 매출이 장기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고객 진입장벽이 낮아 단기간에 손쉽게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둘째, 고객의 소비형태 데이터를 추적·수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인화된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구독을 통해 유입된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변화하는 고객 취향을 분석해 신상품 기획 및 신규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하다.
쿠팡은 멤버십 프로그램인 '로켓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빠른 장보기, 출산/유아동, 식품, 생활용품, 뷰티, 주방용품, 반려동물용품 등으로 정기 배송 품목을 넓히고 있다.
셋째, 개인 맞춤서비스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장기 사용자로 끌고 갈 수 있다. 또한 기업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일회성 구매에 비해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버티컬 사업 영역에서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
넷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다음 달, 또는 다음 연도에 얼마나 많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고 관리나 물류, 배송에 있어 계획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다섯째, 서비스에 락인(Lock in)된 고객을 대상으로 가격 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플러스는 고객의 반응을 살피면서 금액을 조정하여 고객 반응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의 서비스 제공할 수 있었고, ‘미디어 왕국’ 디즈니는 금년 8월13일부터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 OTT(Over The Top) 서비스 ESPN+의 구독료를 17%가량 인상한다고 발표하는 등 가격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여섯째, 구독 서비스는 일정한 구독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갱신되기 때문에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다.
일곱째,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미리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소니는 게임 구독 서비스 'PS PLUS'는 작년 1월 기준 회원 수 3880만 명으로 2014년 이후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하는 추세이다. 뉴욕타임스도 작년 8월 기준 디지털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료 회원 수가 65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여덟째, 신규 고객을 유치비용보다 현재 고객 유지가 1/6~1/7 정도로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에도 큰 장점이 있다.
◆구독 비즈니스의 성장에는 정기배송에 필요한 고객 맞춤 물류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배달의민족’, ‘마켓커리’, ‘헬로네니쳐’ 등 스타트업 기업은 별도의 구독서비스의 물류시스템 구축에 나섰고, 한국야쿠르트를 비롯한 물류시스템을 이미 구축한 기업은 기존의 배송인프라를 중심으로 취급품목을 넓혀가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 기업의 물류시스템을 가진 기업은 이 강점을 바탕으로 물류와 유통사업의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전동카트에는 야쿠르트 외에 끼리치즈, 골드브루(컵커피), 하루야채 마스크팩, 마켓오 디저트, 잇츠온(가정간편식)이 담겨져 있다.
서울우유 등 우유 배달망도 전국적으로 조밀한 배송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CJ후레쉬웨이 등 Food 서비스 기업도 전국적인 식자재의 물류시스템과 심야배송인프라를 활용한 식품 정기배송에는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기업은 비식품군에서 식품군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쿠팡은 2015년 3월 정기배송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빠른장보기, 출산/유아동용품, 식품, 생활용품, 뷰티, 주방용품, 반려동물용품 등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CVS(편의점) 기업은 전국적으로 10,000개이상의 매장에 상온상품과 저온식품까지의 물류를 처리할 물류능력(물류센터, 배송차량, 정보시스템 등)과 새벽배송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구독서비스의 진입에 용이하다.
뉴노멀시대의 유통기업은 높아지는 고객의 물류서비스 니즈와 물류비용의 증가가 큰 부담이다.
구독비즈니스는 유통기업에게 대량 계획구매를 통해 가격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고, 물류측면에서 예측 가능한 물류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물류센터 내 적정 재고 유지와 계획적인 작업, 계획배송을 가능케 해 안정적이고 균질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물동량의 예측과 조정이 가능해 가동률과 생산성이 향상되며, 고객의 니즈에 맞는 물류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또한 AI, 빅 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주문, 예측배송, 미리배송, 고객맞춤 포장, 선호 시간대 배송, 상품별 배달 장소지정 등의 물류서비스가 가능해져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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