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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알짜매장 매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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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일부 매장을 매각하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마트 노동조합이 이를 두고 ‘밀실매각’이라며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는 유통사의 위기 국면 타개를 위한 전략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없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9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논평을 내고 안산점 매각에 대해 “MBK발 홈플러스 먹튀, 투기자본 횡포를 끝내야 한다”며 “MBK의 홈플러스 인수 복심은 부동산 돈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7조20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다. 최근 안산·둔산·대구점을 매각하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산점은 NH투자증권이 매각을 주관하고, 대구·둔산점은 딜로이트안진이 주관사로 선정됐다. 

이에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반발했다. 이번 매각이 재임대가 아닌 폐점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실업자가 대거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안산점은 적자 매장이 아닌 매출 순위가 높은 알짜매장으로 폐점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논평에서 “안산점이 매출이 심각하게 좋지 않아 경영에 장애가 된다면 우리도 진지하게 검토를 해 볼 수는 있다”며 “그러나 전국 매출 3위권 매장을 매각 하려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돈놀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자회견에 따르면 MBK는 인수 당시 약속했던 1조 원 투자는커녕 매장과 연수원, 물류센터 부지 등을 매각해 2조 원을 확보했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홈플러스 당기순이익은 7332억 원이었지만 MBK는 배당금으로 1조2130억 원을 챙겼다.

그러다 코로나19 등으로 오프라인 점포가 어려움을 겪자 MBK가 점포 매각으로 손실분을 메꾸려 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안산점은 지난 1999년 홈플러스 전 운영사인 삼성테스코사가 240억 원에 매입했으나 20년이 지난 현재 10배에 달하는 2000억 원 규모에서 매각 될 것으로 점쳐진다. 

안산점 매각을 두고 노조뿐만 아니라 관할 시청인 안산시 역시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매각 이후 구체적인 부지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개발 계획에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해 안산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등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성명을 내고 매각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안산점은 열배 가까운 시세차익이 예상된다”며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른바 ‘먹튀’하기 위한 것이라면 시민들의 분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유통업계의 급격한 변화 및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매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만큼, 이번 매각이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경영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롯데쇼핑과 SK그룹 등 여러 기업들이 유동성 자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지에 “당사는 유동성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논의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지난해 무기 계약직 1만4283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만큼, 정규직 인력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재작년 동김해점과 부천중동점 등 2개점 폐점 시에도 구조조정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안산점 역시 정규직 인력 고용 안정화를 위해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매출이 커지는 유통업계 시장 변화에 따라 풀필먼트 센터 등 인력이 필요한 곳에 순환 배치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당사 역시 생존과 변혁을 위해 자산유동화 등 다양한 경영 전략을 검토 중”이라며 “유통시장 자체가 변화하다보니 그에 맞춰 전략적인 인원 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경영진이 매각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이라도 점포 매각을 멈추고 손해를 감수한 채 퇴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홈플러스가 바로 MBK 패가망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마트노조와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투기자본이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단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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