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부동산뉴스

SK브로드밴드 가산 데이터센터

  • 데이타센타

SK브로드밴드 가산디지털단지 데이터센터가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가산디지털단지 데이터센터가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코로나19가 확산된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어느덧 하나의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 영향일까. 인터넷서비스공급업체(ISP)들이 속속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서고 있다. 부지 비용 등을 고려해 땅값이 저렴한 지방에 건립될 법한 데이터센터가 서울에 들어서기 위한 막바지 공정이 진행 중이다. 특히 기계설비업체인 중원엔지니어링이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에 본보가 지난 2일 찾아가 봤다. 

이 곳은 서울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인 SK브로드밴드(SKB) 가산디지털단지 데이터센터로, 수많은 지식산업센터 건물들이 자리 잡은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 내에 유독 창문이 없어 외관에서부터 특별함이 느껴졌다. 소방안전용도의 창문만 설치돼 외부에서는 몇 층짜리 건물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마당 한쪽에는 ‘Data’를 형상화한 작은 조형물이 ‘이 곳이 바로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구나’라고 짐작할 수 있게 만들 뿐이었다. 외부에서는 작업자들이 마무리 작업에 분주했다. 

이 곳은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로 건립됐다. 사무업무지원시설로 마련된 지상 2개층을 제외하면 나머지 공간은 온전히 디지털 정보처리를 위한 서버룸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


SK브로드밴드 가산 데이터센터 조형물.
외관을 둘러보고 난 뒤 데이터센터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데이터센터임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차가운 바람이 여름 더위를 순식간에 씻어준 덕분이다. 서버실 가동으로 발생하는 열기를 잡기 위한 노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데이터센터의 핵심영역 중 하나인 ‘냉방’을 위해 얼마나 많은 냉방설비가 가동되고 있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쉽게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외부의 침입을 차단하기 위해 각층마다 설치한 보안장치 때문이다. 출입문을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등록된 출입자의 지문을 인식해야만 열릴 정도로 까다로웠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밖에서는 알 수 없었던 비밀 한 가지가 드러났다. 바로 ‘복제(Clone)’로 압축되는 이중화 설계가 그것이다. 지하 기계실과 지상 서버룸이 중앙복도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 형태로 똑같이 설계됐다.

데이터센터 시공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이 중앙복도를 ‘코어’라고 불렀다. 코어를 중심으로 각 축마다 서버룸이 설치됐다.

중원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총 8개층 마다 2개의 서버룸 등 전산실, UPS실, 배터리실이 좌우대칭으로 마련됐다”며 “지하에 있는 전기실, 발전기실, 기계실, 물탱크실도 똑같이 적용돼 있다”고 말했다.

시공을 진두지휘한 SK에코플랜트 관계자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안전성’ ‘신뢰성’에 가장 중점을 뒀다”며 “그 결과물이 이중화 설계로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제일 아래층인 지하 5층에 자리 잡은 기계실을 찾았다. 이 곳은 데이터센터의 ‘냉방’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었다. 가산디지털단지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계절별 기계설비의 운전시스템이 적용됐다.


지하 5층 기계실에 냉동기 등이 설치되고 있다.
동절기에는 100% 프리쿨링운전 방식을, 하절기에는 100% 냉동기운전 방식을 채택했다. 간절기의 경우, 낮에는 냉동기운전를 이용하고, 기온이 낮아지는 나머지 시간대에는 프리쿨링운전을 적절히 혼합해 가동하게 된다. 중원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계절적 특성을 감안한 운전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쪽 기계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니 ‘뻥 뚤린 거대한 운동장’ 같은 공간이 등장했다. 물론 건물을 지지하기 위한 기둥보가 중간 중간에 설치돼 있지만, 거대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 공간을 대형 냉동기 몇 대로 가득 채워진 것을 보면 규모가 실제로 어마어마했다. 

지하 5층 기계실에는 서버실을 위한 냉동기(1700 USRT)와 판형열교환기가(5166 Mcal/h)가 6개씩이 설치됐다. 또 사무실용 냉동기(600 USRT) 2대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켠에는 비상시를 대비한 ‘빙축열’ 설비가 마련됐다. 이 빙축열은 항상 3℃를 유지하도록 설정됐다.
아무것도 설치되지 않은 빈 공간은 2단계 확충 사업이 진행될 때 설치될 냉동기 2대의 자리였다. 

중원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달 중 2단계 사업이 실시될 예정”이라며 “배관 시설공사를 선제적으로 마무리해 언제라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공했다”고 귀띔했다.

기계실은 운전비용을 고려해 냉수, 냉각수 순환펌프 인버터 제어가 적용됐다. 배관마다 고온냉수인지 저온냉수인지를 분류하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또 배관마다 냉각수가 흘러가는 방향이 표시돼 있었다. 

에너지 절감 위해  계절별 기계설비 운전시스템 적용
냉수·냉각수 순환펌프 인버터 제어…밸브도 이중 설치

하지만 기자의 눈에는 그저 ‘복잡한 미로’로만 보였다. 특히 이중화 설계의 영향으로 지상층과 연결되는 지점의 천장은 모든 배관이 지나가는 통로로 ‘복잡함’이 다른 곳보다 더 했다. 냉동기 한 대 한 대를 지날 때마다 천장에 설치된 배관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반 건축물보다 복잡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시공과는 다르게 느껴진 대목은 밸브가 T분기 지점마다 설치돼 있던 점이다. 밸브 역시도 이중으로 설치됐다. 불필요한 설계로 느껴졌지만 기계설비 전문가의 입장은 달랐다. 

중원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일반적인 자재와는 달라 공장에서 특별히 제작해 반입했다”며 “하나의 장비에 이상이 생기면, 해당 장비만 셧다운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분기점마다 밸브를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관계통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메인 장비는 멈춤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쉽지 않았을 공사로 보인다는 기자의 질문에 중원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탑다운 공법에 따른 지하층 및 기계실 자재양중에 어려움도 존재했다”며 “대구경 자재도 많이 투입돼 어려운 공사인 것은 틀림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공기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연장 작업과 야간 작업을 병행한 끝에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공기를 준수해 어느덧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냉각탑과 연결할 배관이 크레인에 실려 설치되고 있다.
기계실에서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거대한 냉각탑(1800 CRT, 900 CRT) 8대가 태양광 발전설비와 함께 자리 잡고 있었다. 서버실 일부가 시험가동 중으로 냉동기도 분주히 가동되고 있었다. 

옥상에서 내려와 외부로 나오는 길에 탱크로리 한 대가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중원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심장은 발전기실로, 비상발전설비도 갖춰져 탱크로리 8대를 동원해야 채울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발전기실은 서버실을 쉼 없이 돌리기 위한 곳으로, 데이터센터 전체를 운영할 수 있는 발전기가 설치됐다. 예비발전기를 포함한 비상발전기까지 갖췄다. 0.1초의 빈틈없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함이다. 특히 무정전전원공급(EPS) 장치가 마련돼 외부 전원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때를 대비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설계도서와 시방서가 상이할 때 발주처와 협의해 시공지연을 최대한 줄였다”며 “전 구성원이 안전관리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각종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완성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장르포] SK브로드밴드 가산 데이터센터 < 현장르포 < 기획·특집 < 기사본문 - 기계설비신문 (kmecnews.co.kr)

댓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