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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도 수주 전쟁터는 정비사업장… 건설업계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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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있어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본지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조사 기준 재개발·재건축 추진사업장은 394곳으로 이 중 아직 시행사를 선정하지 않은 사업장은 218곳으로 조사됐다. 정비사업은 ▲정비기본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조합원 분양 신청 ▲관리처분계획인가 ▲철거·착공 ▲일반분양 ▲조합해산 등의 단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사업 초기 및 말기 단계의 사업장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통상 시공사 선정은 조합설립인가 후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에서 이뤄진다. 서울·인천·경기 내 조합설립인가 단계까지 온 정비사업장은 144곳으로, 이 중 86곳 즉 약 60% 사업장이 시행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연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면서 사업장 곳곳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잇따라 연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시공사 선정 일정이 밀린 정비사업지에서 연내에 시공사 선정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동시다발적인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는 경기 과천 일대 풍경. 과천은 재건축 이주 수요 영향으로 아파트 3.3㎡당 전세 가격이 최근 2000만원을 돌파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경기도 과천시 일대 풍경. /조선DB

건설업계에서는 그만큼 치열한 수주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하반기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 주요 사업장 중 하나인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 6구역 재건축(1970가구)은 이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북가좌동 372-1번지 일원 10만4656㎡에 지상 24층, 22개동, 1970가구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 규모는 약 4800억원이다. 앞서 롯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는데,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조합도 8월 중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 18만6965㎡짜리 땅에 지하 5층~지상 20층의 34개동을 짓는다. 전용면적 59~190㎡로 1953가구 아파트와 지하 4층~지상 4층의 다세대 주택 136개동, 484가구 등을 조성한다. 사업비는 약 5800억원 규모로, 올해 3월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 GS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한양·코오롱건설 등이 축하현수막을 거는 등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8월 4일 시공사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사업시행인가에 이어 지난 6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는데, 이날 설명회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호반건설, 롯데건설, 효성중공업, HDC현대산업개발 등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이는 송파구 마천동 323 일대 6만653㎡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3층 10개 동 아파트(1372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조합 측이 제시한 공사비 예상가격은 3835억원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1구역 재개발 사업은 DL이앤씨,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노리고 있다. 이는 신림동 808-495번지 일원 22만여㎡의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9층 42개동짜리 아파트 3961가구와 오피스텔 100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최근 용적률이 기존 241.7%에서 259.8%로 상향하는 방향으로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하고자 조합과 서울시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구 미아4재정비촉진구역 재건축 사업장은 앞서 진행한 현장설명회에 HDC현대산업개발, DL건설, DL이앤씨, 호반건설, 극동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했으나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입찰하면서 자동 유찰됐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2회 이상 경쟁입찰 유찰 시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는 강북구 미아동 1261번지 일대 2만8517㎡에 지하4~지상28층, 아파트 6개동 총 493가구 등을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1300억원대다.

지난달 28일 입찰 마감된 노원구 상계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장도 앞서 HDC현대산업개발 단독 입찰로 자동 유찰돼 조만간 재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6-42번지 일대 8만6432㎡에 지하 5층~지상 25층 아파트 17개동 1388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2930억원이다.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과천주공8·9구역 재건축 사업장도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1982년~1983년 과천시 부림동 41 일대 약 13만8000㎡에 준공된 주공8·9단지를 최고 35층, 3311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지난 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공사비가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사업장이다보니 시공권을 어느 건설사가 따낼 지 업계 이목이 쏠린 사업장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과천주공8·9단지 조합은 지난 5월 정기총회를 열고 홍보공영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공정 경쟁을 유도하려는 취지가 깔려있다.

홍보공영제란 입찰에 참여한 회사의 직원이나 홍보대행 직원들의 조합원 개별방문, 전화, 금품, 향응 제공 등의 접촉을 막고, 조합이 홍보에 대한 지침을 정해 시공사가 아닌 조합이 시공사를 홍보하는 것이다. 시공사 선정 중에 나타날 수 있는 과열·혼탁 등을 예방하고, 비용을 절감해 이를 조합원들의 이익으로 환원시키자는 취지에서 나온 제도다. 2002년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의 한 재건축사업장에서 최초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정비사업 수주 1위 업체는 DL이앤씨(1조7900억원)다. 그 다음 2위 대우건설(1조7400억원), 3위 쌍용건설(1조3900억원), 4위는 현대건설(1조2900억원)로, 4곳이 1조 클럽에 먼저 입성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지난 상반기 재건축 재개발 시장의 열기가 이어지는 한편,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 시장 환경이 국내 정비사업 수주 호황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부동산 상승기이다 보니 정비사업지에서 사업을 서두르고 있고,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건설사의 주택사업 수주는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서울의 재개발 사업지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규제 완화로 사업이 본격화하며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건설 부문 애널리스트는 “주택공급 확대 기조와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재개발 재건축 시장이 뜨겁다”면서 “다만 건설사들이 사업을 수주한다고 해도 바로 실적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년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전년 대비 69.3% 늘어난 18조781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하반기도 수주 전쟁터는 정비사업장… 건설업계 경쟁 ‘치열’ - 조선비즈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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